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글이 넘치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말 감동적인 일화들과 유머러스한 글들, 풍자들과 개사, 개역된 글들이 많아 졌다. 이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분명 가볍게 쓴 글들의 묶음이지만, 내용은 분명 웃으면서 읽을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작자의 생각과 위로는 가볍지 않았다.

   "날다 타조" 라는 제목은 속표지의 "그대에게도 하늘은 열려있다"는 글을 만나면서 비로소 완전한 제목이 된다. 약한 사람들, 어려움을 격고 있는 사람들, 소외되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가의 금언들이 가득한 책이다.

  특히 첫 글,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가 좋았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하늘이 무너 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도다.

봄좌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 보시라.

도대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본좌는

일찍이 초대 국제백수연합(國際白手修聯合) 총회장을 역임하고

세계백수자활대책위원회 (世界 白手自活對策委員會) 위원장을 거쳐

현재는

사단법인(私團法人) 백자방협(白自防協 백수자살방지협회) 이사장

인터내셔널 화이트 핸드 그룹(Internatlmal Whlte Hand Group) 총수

등의 중책을 맡아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쓰면 작가 안 쓰면 백수로서의 양다리 인생을 개척하여

절망에 빠져 있는 모든 백수들에게

희망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 인물이다.

 - 2004. 2

  이 책이 씌여질 때는 "폐인" 이라는 단어가 막 생겨날 때고, IMF 이후 취직이 참 어렵다고 할 때였다. 백수, 백조, 사오정, 이태백이라는 단어들이 막 생겨나 대학 졸업반이던 나와 친구들을 옥죄던 그런 시절이었다.  불행히도, 이 책의 위로가 여전히 유효할 뿐만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위로를 갈구하고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경제가 어려워 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인의를 잃어간다. 지갑이 얇아지는 것처럼 사람들도 얄팍해 지는 것 같아 슬퍼지는 요즘이다.

 - 200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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