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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일이라면 좋겠어 - 사랑하고 싶은 오늘을 만드는 취미 이야기
반지현 지음 / 얼론북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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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는 엄마의 직업란에 무엇을 쓸까 하고요.
가끔 메이크업 강의를 하고, 아이들 몇몇 수학을 가르치고, 잘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는 블로거의 생활과, 공저로 낸 작은 페이지의 책, 지역 문학상을 탄 프로끄적러, 집밥을 좋아하는 주부까지라면 말이죠. 하고 싶은 게 여전히 많은 엄마ㅋㅋㅋ
이번에 만난 책은 어딘지 저랑 비슷한 구석이 있는 취미 부자 작가님의 이야기에요. 덕분에 처음부터 집중이 빡 되더라고요. 무거운 내용이 아닌 데다 유쾌한 문장은 일상을 재미나게 살고 있는 지인의 이야기처럼 공감되더라고요. 바쁜 일상에도 무리 없이 읽기에 추천할 만합니다.
반지현 작가님의 표현을 빌려서 ‘사랑하는 세계가 너무 많는 사람’(p.13)의 이야기!
소개해 드릴게요~
내 생활이 시들시들하다면
물을 주고 가꿔야 하는 건 나였다.
“나에게 물을 주자” 라고 냅킨에 써 보았다.
바싹 메말라 있던 마음이 벌써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p.186)
📚 이런 매일이라면 좋겠어
📚 반지현 글, 그림
📚 얼론북
읽는 내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어요. 반지현 작가님과 공통 인자를 찾아 보니 글쓰기, 합창, 첼로, 연극, 요가(대신 필라테스)까지? 허허허.. 청바지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여행 트렁크를 끌자고 계획한 노후의 계획까지 더한다면 작가님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아요.
이렇게 유쾌한 책 <이런 매일이라면 좋겠어>를 누가 읽으면 좋을까 생각해 봤어요. 직장인들의 경우, 퇴근 후 반복되는 일상에 약간의 변화라도 주고 싶으시다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세요.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녹초가 되는 퇴근 후 시간! 에너지 빠진 하루의 마무리보다는 잘 마무리된 '오늘'을 준비한 그녀의 이야기니까요.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가진 분들이라면 조금은 움직일 만하지 않으실까요? 사랑하고 싶은 오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을 달래고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만든다는 건 적어도 무표정한 내일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잖아요.
반지현님의 글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비슷한 어린 시절 기억을 몽글몽글 떠올리는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거예요.
풍선은 일주일을 채 못 버티고 바람이 빠져 버리곤 했지만, 내 마음엔 여젼히 바람이 빵빵했다. 나는 이 기분을 되도록 자주, 오래 느끼고 싶었다. 소풍 하루 전날처럼 설레고, 코끝이 간질간질할 정도로 궁금하고, 풍선을 타고 둥실둥실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을 잊지 않고 싶었다. (p.37)
맥스는 당시 숫기 없던 나의 이야기를 곧잘 들어주던 고마운 친구로, 우리는 학원이 파하면 같이 떡볶이도 먹고 오락실도 다니며 우정을 쌓을...... 수 없었다. 아쉽게도. 맥스는 프로그램이다. 학원에서 쓰던 컴퓨터에는 맥스가 깔려 있었는데, (p.144)
그 사람, 바로 만둣집 오빠가 있기 때문이다. 오빠는 언제나 기타를 치고 있었다. 아, 물론 만두도 빚으면서. 밀가루가 하얗게 묻은 손가락으로 기타를 퉁기다가, 기타를 품에 앉은 채로 만두를 빚는 둥 마는 둥 하다 다시 기타를 치는 식이었다.(p.232)
문장력의 센스만으로는 가벼운 글이 될 수 있겠지만, 다행히 반지현님의 글에는 '좋은 분들'의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어 더 읽을 맛이 나더라고요.
바로 그녀가 찾은 취미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이시죠. 먼저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때에 따라 든든히 밟고 설 디딤돌이 된다는 걸 저도 아는 나이가 됐거든요. 몇 문장 보여 드릴게요.
그러니 시간을 칸칸을 나눠서 이때는 뭘 하고 그때는 뭘 하고 머리로 계산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보세요. 마음을 어떻게 열지, 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요. 설령 쉬는 동안 아무것도 해 놓은 게 없어서 후회하게 되더라도, 그 후회는 나중에 가서 해도 되잖아요. _ 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나이가 많을수록 그림 잘 그려요. 전에 배워본 적 없어도요. 나이 많은 분들은 앞으로 어떡하면 잘 살 수 있을지 고민 안 하거든요. 그냥 치고 나가는 거지. _ 그림: 명예의 전당은 멀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에 맞는 지혜가 자란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지만, 시도해 보려는 '용기'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 같아요. 이해관계를 따져 보고, 가끔은 나이를 탓하며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 허허허..
혹시 이런 분들이라면 반지현 작가님의 <이런 매일이라면 좋겠어>는 분명 결이 다른 책이라고 느끼실 거예요. 단순한 취미에세이 기록이라기엔 좋은 메시지가 많거든요.
연극은 내 삶 속으로 또 다른 나의 삶을 초대하는 거였다. 그 긴 대사를 외우고 구르고 뛰며 소리쳤던 건, 내 삶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더 잘살아 보려는 노력이었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나는 ‘나’라는 역할로 살아갈 테니 일상을 무대 삼아 최선의 연기를 펼치면 됐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권태로우면 기꺼이 권태로워하면서, 매 순간 나를 여실히 표현하며 살아가면 되는 거였다. _ 연극: 오늘의 무대는 반짝임
식물을 돌보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내 마음에도 힘이 붙었다. 바쁜 일상을 무기 삼아 내버려둔 것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이제 더는 삭막해져만 가는 내 삶을 방치하고 싶지 않았다. 한때 더없이 좋아하고 아꼈던 것들, 일상을 알뜰하게 가꿔 주었던 것들을 되찾고 싶었다. _ 식물: 시들지 마시오
주어진 삶을 재미나게 살고 싶은 건 누구나의 마음일 테지만 바로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일단 문부터 열고 부딪혀 보는 그녀의 모습이 전 보기 좋았어요. (부럽다는 말이 맞겠죠?)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만만치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도 그런 적 있.. ) 해 보면 하게 되는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 않았던가요? 미루는 습관보다 내딛는 걸음! 메모해 둡니다ㅎㅎㅎㅎ
울 잇님들! 지금 잠깐 들여다보세요. 혹시라도 무표정한 일상이 길어지고 있다면 또는 온갖 감정에 시달린 나머지 닳고 닳아 먼지처럼 작아지다 끝내 사라질 것만 같은 그런 마음(p.135)이 들었다면, 취미로 인생의 좋은 기분을 끌어내는 법을 알려드리는 반지현 작가님의 <이런 매일이라면 좋겠어> 어떠실까요? 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