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그 말이에요 -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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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매리설산에 살고 있는 마방 엄마 이쉬치리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어요. 17살에 마방 일을 시작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 그 고된 일을 해요. 이유는 단 하나, 그녀의 엄마도 마방이었기 때문이래요.

노새에 손님을 태우고 험한 산길을 올라요. 그렇게 하루를 일하면 손에 쥐는 일당은 35,000원. 그나마 손님이 있으면 다행인 거고요. 점심은 매점에서 산 삶은 계란 하나와 물 한 병. 소박하지만 허기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녀예요. 이렇게 아끼는 이유는 기숙 학교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서지요.

집에 돌아가는 길 손님이 없으니 노새를 타면 될 일인데 타지 않고 곁에서 걸어요. 왜냐고 묻자, “노새도 피곤할 거다. 노새도 가족이다.”라고 대답하네요. 다음 날 손님을 얼마나 태워야 할지 모르니 노새의 컨디션도 챙겨야 하겠지만 어딘지 짠하네요.

한 달에 두 번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날이에요. 오랜만에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요. 티벳 전통 음식점에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요. 이 시간은 맛과 향으로 기억될 엄마와의 추억이 되겠죠?

공부를 잘하는데 천방지축인 딸과 공부는 관심이 없지만 집안일을 잘 돕는 착한 아들. 두 아이에게 마방 일은 절대 시키지 않을 거라고 해요. 누구라도 그렇겠죠. 이 힘든 일을.. 그리고 덧붙입니다. “중국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 바보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은 공부시킬 거예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현실은 그녀의 대에서 끊고 싶은 거겠죠. 함께 누운 침대에서 남매를 쓰다듬어요. 오늘은 꿈에서 만나지 않아도 된다며 행복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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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씨라고 부르는 이유는 북토크에서 만난 영향인 걸로요ㅋ)

제동씨의 책을 읽으며 이쉬리치가 생각났어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가도 가만가만 생각하면 뭔가 있는 것도 같고ㅋㅋ

엄마의 마음을 읽었어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더 공감하며 애틋하게요. 삶을 읽었어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는 이들에겐 이쉬리치의 삶이 힘겹게 보이겠지만, 분명 나름의 희로애락 (비율에는 차이가 있겠지만)은 있더라고요.

내 말이 그 말이에요. 내 마음이 그 마음이에요. 시대와 사회와 배경과 환경이 다르지만, 우리에겐 공통의 감각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응원과 격려와 이해와 사랑이요.

김제동씨는 자신에게 먼저 따순 밥을 지어 먹이고, 자기를 극진히 돌보라고 말해요. 그래야 일상이 무너지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삶이 유지될 테니까요. 내가 잘 서야 남도 제대로 (돌) 볼 수가 있는 거잖아요.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그가 아이들을 만나 소통하고 있었더군요. 김제동씨의 직업을 잘 모르는 아이들은 오히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편안한 대화를 이어가요. 유쾌함을 덧댄 시원시원한 대답이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히게 하고 속을 터놓게도 만드네요.

‘얘가 커서 나한테 효도하겠지?’ ‘얘 좋은 대학 가려나?’ 이런 기대나 걱정이 전혀 없으니까요. 그저 이 생각밖에 없어요. ‘밥 잘먹어라.’ (p.74)

자녀이기에 욕심을 부리는 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먼저인 듯싶어요. 작년에 심하게 아파서 아이들을 일주일이 넘게 못 번 적이 있거든요. 그 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아이들과 조금은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어요. ‘거리’라는 뜻은 잘못된 ‘소유’의 개념에서 벗어났다는 뜻으로 한 말이에요. 허허허..

김제동씨는 어머니와의 관계도 이젠 지혜롭게 넘기는 모습을 보여 주시더라고요. 그 부분 역시 크게 공감되는 이유! 나이가 주는 선물을 제동씨도, 저도 잘 활용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이전보다는 여유 있게 바라볼 줄 아는 눈과 마음을 갖는 거죠. “그럴 수 있어.”, “그런 것 뿐이야.” 어느 정도는 굳이 시비를 따져 보지 않고 넘어갈 줄 아는 여유와 이해 말이에요. 주름은 슬픈 일이지만 마음의 넒어짐은 괜찮은 일 같아요.

몇 가지만 추려 얘기했지만, 제동씨의 글에는 많은 이야기기 담겨 있어요. 분명 우리 사는 이야기인데 대처가 달라요. 편히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지만 제동씨의 뜻이 분명하게 전달 돼요. 앞서 적었듯이 웃음 나게 했다가 어느 문장에서 울컥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에요. 김제동이란 사람은 이렇구나! 제동씨 의외인대? 하실 부분도 있으실 거예요. 특히나 재치 있는 입담이 글에서도 느껴지는 건 그의 탁월한 재능이란 거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같이 읽어 보시면 좋겠어요. ‘괜찮은 책’이야라고 말할만큼요. 제가 이쉬리치의 이야기를 하고 덧붙인 문장엔 응원과 격려와 이해와 사랑이 우리가 지닌 공통 감각인 것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내 말이 그 말이에요>를 읽으시면 더 많은 감각을 느끼실 지도 몰라요. 우리가 지니면 좋을 삶의 태도에 대해서요.


📖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가
어느새 콧노래를 부르게 될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그리고 아주 작고 소중한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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