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머니 레슨 -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찐' 돈 공부
샘 베크베신저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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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된 딸의 주말, 친구들과 외출 비중이 늘더군요.
이거저거에 필요하다는만큼 돈을 주고
혹시나 모자라면 어쩌나 싶어 더 챙겨 주는 엄빠 마음이었는데..

딸은..
매번 탕진각ㅎㅎㅎㅎ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용돈을 주고 스스로 관리하도록 해야겠구나 맘을 먹었어요.
좀 늦은감이 있지만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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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5
이 책은 온전히 여러분을 위한 책이에요. 여러분이 부자가 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상관 없어요. 이 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는 방법이 아니라 여러분이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을 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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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바른 경제 관념은 용돈 관리부터라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히 ‘아껴 써라’는 요즘 아이들에겐 맞지 않는 충고 같아요. 사회 생활을 시작해 몸소 체득하는 ‘돈’은 관리 능력(다루는 능력)에 어려운 점들이 있을텐데 실상 ‘돈’에 대한 공부는 어디서도 가르쳐 주지 않네요

그래서 매달 탕진각을 보여준 딸을 위해 <10대를 위한 머니 레슨> 준비했어요ㅎㅎㅎㅎ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찐’ 돈 공부! [세금 내는 아이들]의 저자, 옥효진 선생님과 [열두 살 경제 학교] 권오상 대표님께서 강력 추천한 책이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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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먼저 읽어 보니 10대를 위한 눈높이 설명! 칭찬하고 싶더라구요. 알아두면 좋은 경제 용어 를 시작으로, 자율학습과 팁박스를 통해 심화학습 가능하구요~ 설명해 주는 내용을 따라해 보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해 주고 있어요.

각 장마다 핵심 정리 노트가 수록되어 있으니 중요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해 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더라구요. 무엇보다 도표, 그래프, 일러스트 를 활용한 점은 어려운 용어와 내용이라 할지라도 10대들이 알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인트!

책의 마지막에 실린 보충수업 은 제목부터 심쿵이더라구요~
경제활동으로서 알아야 하는 돈 공부 외에도 잘 쓰는 돈이라면 더 좋을테니까요. 아이들이 끝까지 읽어낼 수 있게 지켜봐 주세요.

특히 세 번째 수업 <돈은 어떻게 관리할까> 중 3교시 수업 [똑똑하게 소비하기] 부분은 광고와 유행, 군중심리에 의해 소비 활동 비중이 달라지는 10대 아이들이 꼭 읽어 봤음 좋겠더군요.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 뿐 아니라 제시된 요인들(앵커링효과, 의인관, 군중심리 등) 중에서 자신이 가장 많이 행하는 패턴을 확인하면 조금 더 자제하고 수정할 수 있게 도움 받을 수 있을 듯 싶었어요.

이어서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한 방법까지 전달하고 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10대 아이들이 지혜롭게 절제된 소비 형태를 갖추는 데 큰 도움을 받을만한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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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기 교육. 누군가는 '너무 이르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대물림하고 싶은 부모는 없을 거에요. 반대로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는 자녀가 못마땅한 부모도 있을 테고요.

돈, 경제, 자본주의에 관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일찍 깨우친다면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돈'을 이해하고 계획하며 사용할 수 있는 준비된 어른이 되지 않을까요?

부모가 '돈 교육'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러니 우리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자구요. <10대를 위한 머니 레슨>을 통해 돈의 기본 개념을 배우고, 돈을 버는 일에 대해 알아도 보고, 저축과 소비 등 지혜로운 관리 방법도 배운다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꿈을 펼치고 스스로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허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요.

10대를 위한 머니 레슨 ‘돈해력’ 수업!
미루지 말아야 할 청소년을 위한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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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수전 톰스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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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 기타의 현란한 연주도 좋고
전자 바이올린의 변주도 좋지만
어쿠스틱 기타의 섬세한 울림이나
색바랜 업라이트 피아노의 무심한 둔탁함이
날 선 감각들을 무디게 해 줄 때가 있잖아요.


오늘 나눌 책은 분주한 마음을 다독여 줄만한
클래식의 정석 <피아노의 시간>입니다.
자기 계발도 아니고 교훈을 찾으려 애쓸 필요도 없는
교양예술 서적이에요. 예상하시겠지만..
아주 오래 전 이야기부터 시작해요.
시대와 사람과 악기가 어우러진 이야기는
깊은 목적없이라면 편안한 책읽기 시간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피아노는 그 어떤 악기보다 대중에게 가까운 존재란 생각이 드는데요. “피아노 음악의 거대한 숲을 탐험하는 길은 무수히 많다.”는 저자의 말 역시 공감이 갑니다.


특히나 전 피아노 전공자의 길을 걸은 언니 덕에 어려서부터 연습과 연주들(이름난 피아니스트들의 공연까지)을 심심치 않게 보고 들었습니다. 좋아진 세상 덕에 온라인 상에서라면 지구 반대편에 사는 누군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호사도 빼 놓을 수 없구요.


피아노의 긴 긴 여정 중 100곡을 선정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을 일인데 저자는 시대적 분류나 장르적 분류를 통해 이야기들과 대표곡들을 소신껏 전하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시간>은 양적인 부담감이 드는 페이지 숫자만 맘에 두지 않으신다면 클래식이 필요한 시간 어느 때든지 꺼내 읽고 들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 책이지 싶어요. 그 포인트는 각 페이지에 준비된 큐알코드를 통해 명곡 듣기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비전공자들이 읽기엔 다소 어려운 책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우린 역사서를 공부하는 게 아니니까요. 피아노 연주의 클래식한 면에 매력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어느 페이지를 넘기셔도 좋을 듯 합니다.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 혹은 재즈와 관련된 부분이 흥미롭게 여겨진다면 일단 그 페이지를 읽고 들어보세요. 알고 듣는 음악은 조금 더 아름다운 울림으로 감상하실 수 있을테니까요. 잇님들의 엘레강스한 책읽기 시간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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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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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2학기 후반쯤 함께 공부하게 된 학생이 있어요. 처음엔 왜 이렇게 저학년처럼 구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기억력이 짧은 것도 숙제를 안 해 오는 것도 노력 부족이라고만 생각했어요. 몇 달이 지나서야 학생의 엄마는 조심히 얘기를 하더군요. 아이가 몇 해 전 ADHD를 진단받았다고. 그 후로 약을 복용중이라고요. 아..

학생의 상황을 알았다고 딱히 제가 해 줄 건 없었지만 녀석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고 반복에 반복으로 하나씩 하나씩 저장할 것들이 늘어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은 ADHD 뿐 아니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고, 오랜시간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감각처리장애를 가진 저자가 쓴 책이라 해서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혹여나 제가 가르치는 학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실은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박사가 된 분이 있으니 놀라는 대신 우리도 해보자고 얘기해 주고 싶었거든요.)



** p.173
내가 겪어 왔던 모든 고통스러운 경험이 가치 있는 보물이 되고, 내가 배운 교훈이 타인과 나를 연결해주는 공감의 화폐가 된다. 한때 나와 인류의 양립할 수 없는 차이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내 섬과 다른 사람의 섬을 잇는 도구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머신러닝을 통해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고르는 법을, 단백질 결합과 파동이론을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열역학을 통해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법을, 양자물리학을 통해 목표를 이루는 법을, 딥러닝을 통해 실수에서 배우는 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소개해서는 대체 이 책을 누가 읽을까 싶으실 거에요. 얼핏 보아서는 과학 전공 서적 같기도 하니까요. 의학적으로 저자와 같은 병명을 가진 이들(자폐, ADHD,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감각처리장애..)과 그들을 곁에서 지켜야 하는 이들에게 참 좋은 안내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관계의 어려움 혹은 존재의 이유마저 난감해 하는 이들에겐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부분 혹은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걸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독자는) 알게 되었거든요.

사용된 용어와 이론이 매우 몹시 많이 어렵지만 저자가 겪어낸 상황들과 생각들을 과학에 적용시켜 전하는 글은, (철저히 문과 출신인 저도) 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사실..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이었다고 해요.
지도 교수는 훌륭한 글이지만 논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카밀라는 관찰과 계산, 실험을 통해 삶과 관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인간 사용 설명서’ 뿐 아니라 분명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과학을 품은 에세이를요.

감수성 없는 그녀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절망하는 대신 선택한 과학. 그것은 인간 관계를 재조명해 설명하기에 충분했고 전문적이되 유머를 잃지 않은 그녀의 문장 솜씨 덕에 읽는 이는 지적인 만족감마저 얻어봅니다. 아주 많이 매우 몹시 매력적인 책.

다른 책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그녀의 이야기.
어렵지만 어렵지만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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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기
최형준 지음 / 부크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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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te Wander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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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트를 열었다. 큰 의미를 두고 읽는 게 아니니까 힘을 빼고 시작한다. 내 자세 때문일까. 지면 위를 채운 글자는 각이 없이 자유로워 보인다. 소곤거림. 낮은 톤으로 천천히. 혼잣말을 이어간다. 인과 관계로 이어진 글은 아니지만 매 꼭지마다 상통하는 분위기. 어둡. 유쾌한 시작이라도 결국 톤 다운된 색이다. 최형준 신간에세이 [방랑기] 난 이런 글이 좋더라



** 171

그때 나는 “같이 집으로 갈까?”라고 묻는 말에

“뭘 해줄 수 있죠?”라거나 “얼마나 걸리죠?”라고

되묻기 일쑤인 꽃들 사이에서

“부탁해요.”라고 대답하는 특별한 꽃을 찾는 중이었고,

그러므로 길게 대답할 여력이 없었다.













방랑기(放浪記)

- 정한 곳 없이 떠돌아다니며 겪은 경험이나 생활을 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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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용사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방랑하는, 헤매는; 종잡을 수 없는

2. 형용사 <강·길 등이> 꾸불꾸불한

3. 명사 [종종 pl.] 산책, 방랑, 만유(漫遊);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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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랑기>에서 내용을 짐작컨대 혹자는 세 번째 마지막 의미(헛소리)가 왠지 와닿을 수도 있겠다. 개인 취향이니 나무랄수는 없는 일이지. 예컨대 혹자(하나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똘똘 뭉친 상식적인 글을 좋아라 하는 이) 역시 큰 감흥을 얻는 데 실패할 수도 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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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러운 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처럼 별스럽지 않은 소재로 시작했지만 한 꼭지의 마무리는 읽는이가 그저 쉽게 읽고 끝낼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다. 결국 잘 썼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없는 말솜씨로 표현하려니 장황해진다. 부끄럽..








가끔 등장하는 흑백 사진은 무드 있는 분위기도 좋지만 색을 입지 못한 방랑기, 그의 정처없이 걸음을 옮겨나가는 기록과 꽤나 잘 어울리니 이 비요일에 무턱대고 방랑하고 싶은 충동질마저 일으킨다.




얼마 전 읽었던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 마냥, 상황에 대한 묘사 속에서 자유로운 사고의 문장들의 출연이 매력적이다. 두 작가의 문장 탐닉에 대한 범주는 확연히 다르지만 <방랑기>의 저자를 작은 리스팩토르라 여겨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실레가 안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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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지만 한기가 느껴지는 말투는 그에게 아직 안식년이 오지 않은 결핍에서 온 그만의 특색이라 여기며, 저자가 더 무르익은 방랑기를 맞거나 혹은 방랑기를 마치게 되면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 삶은 방랑이 베이스니까.) 다시 세상에 내보일 글은 작은 독자의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거라며 슬쩍 기대를 걸어 본다.



어느 날 무심히 켠 라디오에서 제목이 언급될 때까지 집중해 듣던 연주곡이 있다. 마치 날 위해 선곡한 것인 듯 행복한 오해를 덧붙이며. 일면식도 없는 저자가 가장 빛나고 있을 오늘의 방랑에 열심을 내라고 (나와 당신에게) 전하고 있다. 물론 이건 더 큰 오해다. 끄적이는 문장이 게을러진 여자에게 반짝이는 즐거움을 준 방랑의 기록. 그의 이전 글들이 욕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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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 -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음,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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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진단을 받았다. 죽음과 가까워졌다는 갑작스러운 선고다.

큰 병원에 가 다시 진료받기 전까지

그의 올곧았던 심성은 삐뚤어지고, 평생 따르던 신의 가르침은 금새 잊혀졌다.

잃을 것들이 떠오르고 안녕을 고할 것들이 떠올랐겠지.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상실의 기쁨> 출간 소식에

몇 해 전, 작은 병원의 오진단으로 마무리되었던 지인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작은 소견으론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내 지인과 같은 반응(부정적이지만 슬프면서 잔뜩 화가 섞인)이 대부분일 듯싶은데

어느 누가 상실을 경험하며 자신의 감정을 기쁨에 분류할 수 있단 말인가.

저자가 전하려는 바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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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조금도 통제력이 없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막대한 통제력이 있다. (p. 402)

 

 

글의 초반 저자는 자신의 한쪽 눈의 갑작스러운 이상 증상과 병명을 진단받은 후에 일어나는 삶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딱히 영감을 줄 내용은 아니지만 저널리스트답게 위트가 담긴 문장들이 많고 기억에 남을 만한 문장력 좋은 문장도 가득합니다. 혹여나 앞부분만 잃고 지루해하거나 책의 두께를 보고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상실의 기쁨>은 시력을 잃어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폭넓게 적용될 만한 감동과 깨달음에 손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곧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겠다’고 조심히 예상해 봅니다.

 

직업상 그가 만난 인물들의 사회적 유형은 다양했습니다. 당연히 개인 상실의 종류도 달랐고요. 이들은 저자보다 먼저 상실을 겪었고 지금도 겪어내는 중이지만, 현재를 충분히 기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삶은 이런 상실을 만났기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에 따라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거라고요. 머리를 맞은 듯했습니다. 멀쩡한 육체로 살아가는 지금을 (부끄러워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나름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매우 몹시 감사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책 읽는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결단이 필요한 갈림길에서 눈은 더욱 흐릿해지고 두려움이란 것이 몸과 머리를 우둔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당신 앞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적 결함뿐 아니라 어떤 모양으로든 우린 삶의 숱한 구간에서 낭떠러지를 마주할 순간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 당신은 그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저자의 시력이 나빠질 즈음, 연인은 떠나고 여든을 넘긴 아버지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습니다. 30년 경력의 저널리스트의 일상을 이전과 같이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을테고요. 하지만 그는 주저 않는 대신 주사기를 들었고 상실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히 누렸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자 뿐 아니라 그가 만난 이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기쁨이란 것은 얻을 때뿐 아니라 잃었을 때도 가능하다는 걸 그들이 보여주었으니까요. (상실에 따른 절망감에 넘어진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여전히 걷고 뛰며 사는 이들이 저렇게 판례를 남기고 증언해 주고 있으니 우리는 한 번 더 용기 내 볼 만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모두 세상에 흔히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p.179) 등장 인물의 이야기처럼 삶에서 새로운 경계를 만난 사람은 당신뿐이 아닙니다. 상실의 기쁨은 분명.. 당신도 찾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시간을 내어 읽어볼 만한 책 <상실의 기쁨>

당신에게도 작은 용기와 힘을 내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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