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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향토사학자가 쓴 개성 이야기
송경록 지음 / 푸른숲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북한의 향토사학자가 개성에 대하여 쓴 글이다. 서문에 '남녘 독자들, 안녕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길래 깜짝 놀랐다. 북한사람이 쓴 책이라서 역사를 력사로, 인물의 성 중 이李씨는 리씨로 쓴 것을 편집상 고치지 않아 웃기기도 하고 색다른 기분이 들이도 하다. 역시 개성은 고려의 수도가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조선이 함경도, 평안도 등 북한의 여러곳(결국에는 한성 위에 위치한 모든 도를 차별했다고 할 수 있다)을 차별해서인지 이 책은 고려 때 화려했던 개성의 모습을 주로 적었다. 조선 시대는 리조 시대라고 하여 낮게 부르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개성, 6.25때 이산가족이 가장 많았던 개성, 그리고 현재의 개성까지 개성의 모습을 낱낱히 토로하는데 북쪽 역사를 모르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귀중한 자료들이다.
야담.일화 등의 이야기에서에서 재미있는 점이 왕건을 낳은 조상들의 신비스런 전설이 우리나라 조선.신라의 전설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호경이 친구들을 위해 호랑이에게 죽을 각오를 하고 동굴을 뛰쳐나왔다가 번개로 동굴이 무너져내려 혼자 살았다는 전설은 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의 전설과 비슷하다. 또한 이제건의 딸 보육과 진의가 꿈을 사고 판 것과 꿈의 내용은 신라 김춘추의 아내가 된 김유신의 두 여동생 이야기와 똑같다. 참나,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거지?북한에서 연구한 고려, 고구려의 문화는 우리에게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좀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져 북한의 책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출판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