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하지 말고, 의지하지 말라
- 한비와 한비자 중에서
전국시대 말기 한나라 출신으로 왕과 후궁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였다.
말도 더듬고 어눌해서 글 쓰기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한 그의 겉모습 때문인지 비록 그의 법가 사상은 당대 법가학파를 대표할 정도였지만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진왕은 달랐고, 그를 예우하기도 했지만 진시황도 자신의 신하들을 제대로 부리지 못하므로 억울하게 구설수에 휘말린 한비자를 신뢰하지 못하여 결국에는 죽이고 말았다.
엄한 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근본이라 생각했던 한비자는 중국 역사상 전국시대라는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시대적 위기에 처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훌륭한 군주가 나타나 법, 술, 세를 확실하게 이용하여 신하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와 사람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효용을 중요시하고 욕망을 긍정한 한비자의 사상은 2천 년이 지난 이 시대에 똑같이 들어맞는 것으로써 소용되고 있다.
- 한비와 한비자 속에서
한비자는 2천 년이라는 시공간을 넘어오면서도 우리가 깊이 통찰해봐야 하는 삶의 가치관들을 이미 헤아려보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사실 리더의 덕망을 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자의 자세를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내 인생의 주체로서 나를 옳게 주관하는 방법들에 관해 반성해볼 수 있는 기회라 여겨진다. 한비자가 주목했던 것은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해 애정도, 배려심도 아니며 의리도 인정도 아니라는 점을 냉철하게 받아들였다. 인간의 모든 본성에 대한 불신이 한비자가 인치주의에 기울지 않고 법치주의를 세워 한비자만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그렇게 완성된 그만의 철학이란 참 법스럽고 이지적이다. 진왕이 훗날 진시황이 된 뒤 한비자의 법술 이론에 강한 영향을 받아 나라 통치 강화를 위한 기본으로 삼았다는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역사 속 우리가 아는 한비자의 예전이 그러했다면, 지금은 어떨까.
오늘날 우리의 사회 생활과 조직 생활, 또한 다양한 인간 관계의 갈등 해소에 해결책을 주는 고전 중 고전으로 자리잡고 있음은 근본적인 이치와 가치에 대한 사고 방식이 유사하다고 봐도 될 듯 싶다. 특히 한비자가 군주는 군주로서 신하는 신하로서 분별을 확실하게 하라는 말은 인상깊다.
직분을 넘어 공적을 세우지 못하게 하고 말로서 진언하고 실천하지 않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 것, 이것이 군주가 신하를 거느리는 법이란 내용이 있다. 쉽게 말하면 주제넘은 것과 적극적인 것, 리더는 그 차이를 정확하게 직시해야 공정하게 그들의 업무에 대한 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리더는 그를 따르는 모두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느냐에 따라 효율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게 될 듯 하다. 그런 면에서 직무 태만과 직무 침해의 미묘한 차이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한비자의 당근과 채찍 논리는 짜릿할 정도로 나의 상황에 공감을 일으켰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한비자가 보여주는 미혹에 대한 설명은 그의 철학사상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람은 누구나 욕망하는 바대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성취욕에 대한 갈망이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연유로 방해를 받게 되거나 유혹에 빠져 든다면 끝까지 올곧은 판단을 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휘둘리거나 휘말리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기까지 옳은 판단에 대한 믿음만이 능사는 아니다. 집념이 바로 이 순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집념을 뒷받침 해 주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라는 설명은 내게 큰 깨달음을 줬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아직 전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그것은 이렇게 된다, 이렇게 하자 하면서 그림을 그려 간다. 그리고,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든다. 목적을 달성한다는 확신을 지속해서 갖고 간다. 이것을 집념이라고 한다.
-10장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중에서
한비자만의 정통 법술 사상 철학을 통해 군주의 다스림을 위한 정공법을 다양한 각도와 위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게 되었다. 지금 내 위치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한 그 관계 형성을 통해 쌓여갈 많은 경험과 소소한 갈등들은 분명 어떤 명분을 통해 해소되거나 미제로 남아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헤아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읽어 본 한비자의 경영자 수업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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