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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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소설 중 하나다.
늦둥이 어린 딸을 잃고 상실의 고통 속에서 간질로 정신착란까지 일으킬 정도로 쇠약했던 도스토옙스키가 자신의 신앙을 가장 잘 녹여낸 작품이다.석영중 교수가 평생토록 연구에 매진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 전후로 석영중 교수의 책들을 교차로 읽다 보면 도스토옙스키가 관철시키고자 했던 그의 문학적 사상과 종교적 신앙, 궁극적으로 사랑을 이루는 모든 통로의 빛을 깨닫게 된다.
백치라는 작품은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애정했던 작품이기는 하나 일반 독자에게는 그의 문학 중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결의 고결한 이야기가 되었다. 백치에는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의 세 가지 이미지가 있다.

철도, 칼, 그림이 <세 가지의 이미지> 에서 소설의 구조와 러시아의 사회문화를 우리는 엿볼 수 있다.  
철도는 상인을 상징한다. 상인은 곧 돈으로 이어진다. 칼은 살인범이다.
이는 소설 속에서 시간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그림은 그리스도로 이어져 신앙으로 연결되고, 이들 이미지는 러시아의 정치 경제학, 철학, 그리고 윤리학으로 녹아 소설 속 인물들의 다양한 갈등과 사건들로 촘촘한 이야기를 극대성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신념이 빛을 발하게 해준다.
그리스도가 주요 구도로 중심 이미지를 잡아준다.
소설 속 세상은 신앙이 죽은 사랑이 없는 세계다.
이러한 세계에 간질병 환자인 미시킨 공작이 그리스도의 선한 사랑을 본받아 아름답고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숭고한 정신을 무한히 뿌리내리게 하고자 소설 속 문장마다 누비고 다닌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속한 세상 속에서 구원에 이르는 무한한 생명의 영속성을 끊임없이 소망하며 살아간다. 간구하는 소망이 욕망이 되고 욕심이 되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운명처럼 죄악 속에 응징 당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인간 중심의 추상적인 관계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백치는 4부의 구성으로 이루어진다.백치의 4부 구성 중 1부에서는 인간 존재들의 개인적 고통을 이미지로 형상화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 2부 속 〈철도〉는 러시아의 사회경제를 그려내며 물질 만능주의 사상을 담아낸 이미지다. 자본가들이 부를 창출하는 속도전의 대표적 상징, 철도는 그대로 자본주의 시대 신층 리치맨들의 모습으로 오마주 된다. 공간을 마음껏 가로지르는 속도를 타고 기술과 상업 발전은 이루는 만큼 이상으로 돈을 내리고 이는 새로운 종교처럼 사람들의 마음 속에 파고든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오고 유한한 인간의 생명이 불사조의 것일 수는 없다.
칼이 갖는 이미지는 그래서 심판과 응징, 살인과 종말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킨다.도스토옙스키는 백치를 통해 인간과 신의 화해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날들의 회한이란 결국 돌아올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흘러간 것들이지만 기억은 나로 하여금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언제든지 나에게 기회를 가져다 준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끊임없이 인간의 갱생, 회개를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보이는 것들에만 욕망을 쏟지말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소망하며 인간의 예의를 지키며 살아가도록 이끄는 작가가 도스토옙스키라고 생각한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매달려 보는 그의 소설 <백치>의 해설서와도 같은 책,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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