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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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시간을 거슬러 고대 그리스의 생활상을 그려보는 소설이다.
역사서가 아닌 소설로 당대의 다양한 사회문화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영토 정복은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헬레니즘 시대를 가능하게 했다. 얼마나 거대했는가를 살펴보기엔 앞에 실려 있는 지도를 외워 놓는게 가장 좋다. 지역과 지명이 계속해서 소설 속에 나오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은 세계의 모든 것이었지만 그는 살아서 마케도니아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심지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자 그의 시신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본토 마케도니아로 보내졌는데, 당시 장군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중간에 시신을 빼돌려 이집트로 가져갔다고 한다.
그의 입지를 다지려는 목적이었기에 더욱 치밀했던 계획처럼 보였고, 글격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무덤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명소가 되었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지배하는 이집트는 마케도니아가 이룩한 헬레니즘 문화의 전통을 계승한 적통임을 입증한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었다.

왕과 권력 쟁취를 위한 전쟁사는 우리가 늘 톺아보는 세계사의 한 축이지만, 정작 그 시대를 살다 간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는지 자세히 알 길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정복 전쟁이 끝난 약 100년 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어떤 변화들이 당시의 사람들을 이끌어 가게 되었는지 낯선 경험을 하게 해 준다.
기원전 248년, 헬레니즘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 새로운 마을을 이루며 정착하는데도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절대 잃지 않았던 그리스 사람들. 그들이 또한 그렇게 자신들의 정통을 유지 계승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신들을 잊지 않았고, 신체 단련을 꼭 하면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피아 제전에 참가해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는 대 축제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 올림피아 제전을 위해 모든 다양한 사람들은 각각의 사연으로 성공과 불패를 염원하는 정성을 빼놓지 않는다.
이렇게 작가는 우리들을 고대 그리스 그 당시 132회 올림피아 제전이 끝난 3년 후, 133회 올림피아 제전을 1년 앞 둔 시점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인 여덟 명을 선별해 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목도하게 한다.

올림피아 제전은 올림포스 산의 신들에게 경배와 제사를 올리던 의식의 변형이다. 이것은 그리스인의 상징이자, 모두의 정정당당한 대결이며 국가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행사였다.
가을부터 한 해를 시작하는 그들 삶의 1년 순환을 통해 올림피아 제전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는지 다양한 관점 차원에서 그들만의 슬기로운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대표적 농경 사회를 그리는 이피타의 억척스러운 밭 가는 삶, 상인 사키온의 해상 무역을 장악하는 힘, 건축가 메톤의 올림피아 제전 전, 9개월이란 기간 동안 세라피스 신전을 완성해야 하는 프로젝트 앞에서 보여주는 고민들, 실존인물인 외교관 페르세우스의 비공식 외교 동맹전, 달리기 우승을 노리는 시밀로스 선수와 도망 노예 트라타, 리라를 연주하는 칼리아의 이야기는 당시의 서민적 관습과 신들의 영역이 인간의 문화와 자연스럽게 혼합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있다. 깨알 같은 지식과 사회 문화의 이국적 와해, 이민자들과 노예, 여성의 지위와 계층이 어떻게 나뉘고 흡수되는지 알려주고 있어 상상할 거리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코린토스의 달력을 기준으로 이 책의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엿보기 프로젝트는 올림피아 제전이 열리는 도시 엘리스처럼 추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에게 가을이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우기가 시작되는 계절이므로 고통스럽기만 하고 아무것도 일궈지지 않는 여름을 뒤로하는 역동적인 시간이라고 한다.

다양한 여덟 명의 삶을 통해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를 충분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고대사에 호기심이 많은 독자들과 그리스를 중심으로 확장해 가던 서구 정복 시대를 더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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