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1 - 순풍과 역풍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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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역사소설 <담덕 광개토대왕> 1편의 완독을 마쳤다.
엄광용 작가의 소설 인생 중 20여년을 바친 작품이다. 철저한 사료 고증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연구했고 그 열매가 새움에서 출간되었다. 사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알라딘 서점 <광개토대왕 담덕> 북펀드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 분들의 참여가 얼마나 감사하던지, 의미있고 귀한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와 시대와 인물을 기억하고자 하는 모두의 손에 들어오기 까지 관심과 응원이 없었다면 더딘 과정들을 손 놓고 지켜봐야 했을 터였다. 

1편에서 순풍과 역풍의 시대를 전반전으로 바라보아 고국원왕의 재위 기간에서 부터 출발한다.
대왕 사유(고국원왕) 41년 봄
담덕은 아직 어리다. 그들은 국력이 약해 크고 작은 전쟁들을 치르면서 영토를 지키고, 백성을 돌보는데 주력하지만, 여전히 정세는 불안정하고 외세인 연나라의 내정간섭과 잦은 침략전쟁은 고구려의 왕권 기반을 약하게 만들었던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고구려는 서쪽으로는 연나라 다음으로 일어선 전진의 부견이 있고, 남쪽으로는 발해에서 황해에 이르는 해상권까지 장악한 백제가 버티고 있다. 이런 지리적 환경에 놓여 있는 고구려는 강력한 왕권이 아니고선 그 가운데 입지에서 나라의 강권한 명맥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고구려의 앞날을 생각하면 옛 미천 대왕을 회상하며 그 시절처럼 되어야 함을 떠올릴 수 있다. 
고국천왕 사유는 그 다음 왕좌를 태자 구부에게 물릴 것이다. 그리고 태자 구부에겐 아들이 없어 그 다음 왕좌는 왕자 이련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련 역시 고국천왕 사유의 유약한 성격을 많이 닮아 왕으로 자질이 부족하다는 염려를 낳는다.

아직 담덕의 진면모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들의 나라가 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용맹한 군사들이 어떻게 전쟁을 치르고 탁월한 군사 작전과 외교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펼쳐 나갔는지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 자세하게 알아간다. 
특히 장수의 칼을 피하는 법 훈련과 전쟁 중 후퇴하는 법에 대한 교리는 매우 인상 깊다.
칼을 피하는 법은 내 몸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힘을 빼게 하는 데 요지가 있고, 그런 연후에 상대가 지쳐 공격에 허를 보일 때 단칼에 제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칼을 쓰는 비결임을 일깨운다.
또한 후퇴하는 법은 적을 교란 시키려는 목적도 있지만, 우선 자기 부하들 목숨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적이 강할 때는 후퇴하는 것이 당연하다. 설사 적이 약해 보이더라도 짐짓 후퇴를 가장하여 상대로 하여금 자만심을 키워 공격하도록 한 후, 적절한 기회에 기습적으로 쳐서 이기는 방법도 있다. 
- 172~173

전쟁과 정복에도 미덕이 있는 듯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소한의 피해를 염두에 두어야 함을 마땅하게 보는 옛 선인들의 정신이 사뭇 묵직하게 다가온다.

지금 고구려는 왕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심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순풍과 역풍의 비유를 들어 두충을 일깨우는 석정의 말은 정말 인상 깊다.
큰 나무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가지를 기울이고, 바람이 멈추면 그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 바람의 순리대로 따라야 함을 강권한다. 역풍은 그 속에 성냄과 아집을 숨기고 있기에 한 번 억지를 부리면 거세게 몰아치나 꺾일 때는 속수무책이라고 조심할 것을 권고하며 역 풍 다음에 오는 고요를 더욱 조심하라고 말한다.

무리인 것을 알면서도 몰아치는 고구려와 백제 사이 전쟁이 바람의 기류를 어디로 몰아갈 것인가 궁금해진다. 고구려는 이제부터 나라의 기틀을 재정비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장유에는 예의를 갖추는 서열이 있고, 군신 간에는 신의를 바탕으로 한 위계가 서고, 백성들이 두루 풍요를 누리며 평안해야 하고, 학문을 익혀 인재를 배양하는 것이 그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평양성을 사이에 두고 고구려와 백제가 맞붙었다. 그 결과는 고구려 제2차 원군들이 들이 닥치며 어떤 판국으로 모양새를 바꿔갈지 2편에서 확인해야 한다.

*새움출판사 담덕북클럽으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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