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의 역사;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A Little History of Poetry


존 캐리 지음 | 김선형 옮김 | 소소의 책 펴냄 



564쪽의 책 <시의 역사>는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우리가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작품과 시인들부터 처음 들어보는 작품의 세계까지 시대의 아이콘에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되었던 대표작들을 살펴보면서 문학 중에서도 시가 주도했던 영향력의 깊이를 알 수 있다. 

특히 그 첫 스타트가 길가메시 서사시로 시작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와 영웅들의 이야기들을 먼 옛날 고대로부터 상상했었다는 이야기꾼들의 존재가 시각화되는 순간이었다. 비유와 은유로 둘러싸인 작품들이 가진 시적 의미와 배경 지식을 알고 나면 내 마음 속에서 그 작품 세계가 새롭게 열리는 희열을 맛볼 수 있었다. 어렵고 지루한 외계어였던 단테도 내겐 새로웠고, 길가메시 서사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보들레르와 말라르메, 랭보와 같은 시인들. 동시대의 역사와 인물 중요도를 모두 상징하는 시인들의 삶은 제목처럼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영미문학 전공이 아니라면 이렇게 특정 시들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어려울 수 있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천천히 시어들을 음미하면서 어떤 행복, 어떤 슬픔, 어떤 기쁨, 어떤 우울이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잇대어 왔는지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있는 순간들을 읽어내고 읊어보는 일은 또 다른 나를 조우하는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죽음과 사랑, 종교를 담는 시들의 함축적 의미는 불멸의 생명력으로 우리의 가슴 속에 남는다. 때론 논쟁이 일기도 하고, 외면당하기도 하면서 소실되는 일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상상을 멈추지 않고, 기록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관을 솔직하게 담는다. 

저자 존 캐리는 원전 역사서를 연구하고 분석하던 영미 문학의 거장이다. 그가 일궈낸 시의 역사란 틀은 시의 초기 형식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규칙과 운율의 언어 유희를 어떻게 즐겼는가도 해설해 준다. 

<시의 역사>가 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문학 도서’로 뽑혔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시란 장르의 문학적 흐름과 현대까지 이어진 문학적 가치와 성과, 영향력도 알 수 있지만, 더 중요한 핵심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인간의 감성과 예술적 혼의 영감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시들을 마주하기 전에 먼저 입문서로 <시의 역사>를 읽는다면 더 폭넓은 감동과 시적 상상력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문 #시의역사 #소소의책 #존캐리 #리뷰어스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