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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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이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보다 오히려 뮤지컬로 더 유명해졌고, 대중들에게 지금까지 사랑 받는 레전드 작품이 되었다. 사실  작가 가스통 르루는 1868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게다가 그는 법학을 전공했고, 언론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했었다. 그의 성격과 성장 배경 덕분일까 모험심도 강하고 프리스타일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겼던 듯 보인다. 이런 그의 성격 때문인지 부유했던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파산한 후에 드디어 작가란 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을 집필했다.

오페라의 유령을 난 왜 좋아할까.
노래를 사랑하는, 노래밖에 할 줄 모르는 남자가 있다. 하지만 소름돋을 정도로 흉칙한 마스크 때문에 은밀하게 숨어들어 사는 사람이다. 에릭. 하지만 우리는 그를 궁금해 하고 동정하며, 그에게 한없는 연민을 품는다. 원작을 읽어보는 내내 유령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연막치는 소설의 디테일한 구성이 고딕 소설 중 단연 최고였다. 게다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복잡미묘한 연결고리가 오페라와 엮여있어 왜 뮤지컬로 각색되어 재탄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된다. 

탄탄한 캐릭터들 중 앞서 말한 주인공 에릭, 바로 유령인 남자다. 노래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그는 얼굴에 가면을 쓸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오페라 극장의 지하세계에 은둔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간다. 
 크리스틴 다에. 여자 주인공 인물로 에릭이 연모하는 여인이다. 그녀는 마르그리트가 된다. 새로 떠오르는 별, 여가수다. 
어느 날, 젊은 라울 자작은 크리스틴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고, 그녀와 연인 관계가 된다. 하지만, 에릭 또한 크리스틴 다에를 놓을 수 없는 운명이다. 
이 세 명의 관계가 팽팽하게 작품의 긴장감을 끌고 나간다.
그리고 페르시아인 다로가가 있다. 

프랑스의 한 오페라 극장에 유령이 실제한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소문이 현실이 되기까지 수많은 루머들이 돌고 돌아 목격자가 나오고, 목소리를 듣거나 대면했다는 자가 나오기도 하니 모두가 불안에 떨며 기괴한 유령의 존재에 공포심을 갖게 된다. 
설상가상, 전임 장들의 퇴임식을 위한 공연 준비에 한창인 때, 무대감독이 목을 맨 채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공연 관계자들은 모두 이 의문스러운 죽음에 유령의 존재를 더욱 더 확신하게 되고, 크리스틴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인상적인 데뷔 무대를 찍는다.  완벽한 노래를 마치고 긴장한 나머지 혼절한 그녀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대기실까지 찾아온 라울 자작은 그녀가 은밀하게 어떤 남자와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남자는 그녀에게 자기만을 사랑해야 할 것을 강요하고, 그녀는 그에게 순종한다. 
그리고 에릭은 자신과의 결혼을 종용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을 경고한다.
크리스틴은 마지못해 결혼을 허락하고......

사실 에릭은... 한 마디로 정체성을 함축하기 너무 어렵다. 내겐 더욱 그렇다.
에릭은 자신의 외모적 수치스러움과 상처받고 주눅 든 마음과 모습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령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만으로도 얼마든지 별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다. 크리스틴이 동경해 마지않던 음악의 천사를 기다리는 그 상징성이 사실 에릭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그의 노래는 완벽했고, 그가 지닌 마술이나 복화술 또한 완벽했다. 재능 뿐만이 아니라 그의 노력과 끈기 또한 최고에 가까운 실천과 훈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런 그의 잡기인 복화술 때문에 그가 자유자재로 극장의 어느 누구와도 모습을 가리운 채 말할 수 있었던 기막힌 요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릭의 외모 콤플렉스는 엄마마저 혐오하여 애정 결핍을 겪으며 성장해온 그에게 소통은 가면 쓴 얼굴만이 유일했고, 이런 열등감으로 인해 변형된 사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선택을 가슴 아파해야 했다. 
크리스틴 또한 음악의 천사를 갈망하는데 돌아가신 아빠로 부터 계시처럼 듣게 된 다에에게 보내 준다던 그것이 결국, 에릭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크리스틴은 음악의 천사로 분한 에릭을 좇아 노래를 완성하고 스타가 되는 기회를 얻게 되지만, 크리스틴의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와도 같은 모습이 한계로 드러나기도 해 안타까웠다.

사랑은 죽음으로 승화되고, 영원히 전설로 남아 지금도 우리에게 회자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문학작품으로 들여다보니 페르시아인 다로가의 역할이 또한 비중 있었구나 싶어 더 깊은 이해와 넓은 배경 지식을 갖게 되었다.
책과 뮤지컬, 영화로도 즐겨 볼 수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한 여름 밤의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유령 출몰의 서늘함과 뜨거운 이열치열의 사랑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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