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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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의 사색


앨런 라이트먼 지음 ㅣ 아이콤마

나는 누구일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처음 시작과 끝은 시종일관 나에 관한 질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T=0
머릿속에 남는 강한 인상은 T=0이었던 그 시간의 시작점. 그리고 그것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확신의 상상이 내 몸에 아주 박혀있는 강한 끌림에 다녀왔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이 여정은 무언가를 알기 위해 무언가가 아닌 것을 알아야만 한다는 과학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인 사조를 담고 있다. 나를 비워내는 무의 상태. 어쩌면 유기체적인 인생에 있어 무란 결국 죽음을 명시하지만, 이 역시 과학자들에겐 단순히 물질이나 에너지가 사라진 상태일 뿐 종교적으로 철학적으로 예술이나 문학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무미건조한 것일 뿐이다. 

이렇게 시작은 했지만, 우리가 찾아가는 끝은 아직 멀었다. 아직도 우리는 삶이 궁금하고 우리의 존재적 근원이 알고 싶어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에 있다. 원소로 이루어진 육체야 그렇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과 정신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우리는 평생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우리의 생각과 정신이 깨닫고 싶어하는 궁극의 가치는 모든 감정의 격정이 원소에서 찾아지는 공식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 원자가 문제인데... 책을 읽으며 시간차를 두고 생각을 정리해 봐도 너무 거대한 사색이라 내가 도달할 수 없는 저 건너에 있다. 원자는 세상을 하나로 통합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없이 작게 쪼개고 쪼개어 나가다 보면 나뭇잎이나 우리 인간이 똑같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 산소, 탄소, 그리고 기타 원소...... 이 원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물질적 실재를 구축할 수 있었다. 

- 기분 좋은 물질은 매끄럽고 둥그런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쓰디쓴 물질은 날카롭고 가시 돋친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루크레티우스. 74.

이 원자는 별에서부터 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는 영혼을 지니게 되었다. 이 감정 원자들이 어디서 들어 붙어 지금의 나를 이루게 된 것일까......모든 생명은 생명체로부터 왔다고 생각해야겠는데 모든 이론은 시작점을 무로부터 왔다고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다른 질문에 봉착한다. 낙태 논쟁이나 인간 태아의 도덕적 지위에 관해서 말이다. 
생명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가 과연 중요할까 말이다. 과학적 관점 뿐만이 아니라 윤리적, 철학적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두고 생명에 관한 물음을 던지고 있을까. 이미 생명이 주어진 우리가 말이다. 만들어진 유기체인 우리들에게 생명의 가치를 무기체로부터 논하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인 의식의 시작과 끝점부터 논쟁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피로한 상황이 느껴진다. 그래도 이런 물음과 고민과 상상은 우리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알고 싶어 하는 본능적 쾌락이다.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즐거움...... 
만일 우리가 죽음을 '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의식을 서서히 잃고 싸늘하게 식어하는 몸을 내놓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끝의 사색. 나는 더 이상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려놓겠지. 모든 기억은 사라지고 소멸하고 땅으로 흩어져 무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원소들은 다시 누군가의 무언가의 완전체로 다시 재탄생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처음 시작  T=0였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무언가로, 무언가의 누군가로 연결되어 생명체를 이어왔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전과 후의 삶을 이어가려하니 우주 안에서 내 생명의 역할은 끝없는 수축과 팽창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는 듯 여겨졌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내가 알고도 모르고도 하고 있었다니......
나란 삶이란...... 사랑스럽고도 장엄하고도 숙연한 모든 것이었다.

*책좋사 서평이벤트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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