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대한 감각 ㅣ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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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 - 신간살롱
『겨울에 대한 감각』


세 편의 짤막한 산문이 실려 있다. 그리고 에세이도 한 편 들려 있다. 표제작 <겨울에 대한 감각>을 먼저 살펴보며 왜 세 가지 감각 중에 겨울에 대한 그것을 선택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감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를 스쳐 지나가는 보이는 것들의 흐르는 감각을 먼저 보낸 후 붙잡을 감각을 들이기 위해서일까...나름 애써서 의미를 부여해 봤다. 
쉬운 훈련은 아니었다. 나름 감각을 재주부리는 리뷰를 쓰려고 힘써 나의 온 경험치를 끌어 올렸으나 허사였다. 어려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다. 걸리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었다. 이미지가 보이는데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 메시지들... 어쩌면 처음부터 무제이지 않았을까...... 여기며 이야기의 감흥을 나의 지난 기억들로 도치시켜 보았다.

<겨울에 대한 감각>편은 시공간의 이미지가 계절과 여행, 자신의 과거 속으로 다양한 색체의 기억으로 나열되면서 거침없이 자신을 보여주고 그대로  치유받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겨울을 나면서 기억 속의 파편들을 스스럼없이 펼쳐보였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벌목에 대한 감각> 역시 죽음의 연속성에서 죄의식을 얹은 내면의 무거운 울증을 고백하는 화자가 있다. 그의 장벽은 밤마다 나무가 쓰러지는 환청을 듣는 것에 있다. 자신으로 인해 같이 일하던 동료가 죽었고, 그날부터 자신이 자른 나무가 매일 밤 길게 길게 자꾸 쓰러지는 것이다. 그의 벌목은 언제까지 계속될지...환청에 묶여 들려오는 죽음의 비명들은 화자가 안식하는 집으로까지 이어온다. 그가 받아들이는 죽음에 대한 연대는 언제까지가 될까. 

다시 불안에 대한 감각을 펼쳐본다. 역시 훈련없이 따라가는 의식의 흐름을 읽는 것은 어렵다. 배를 까뒤집은 개구리가 물의 죽음과 함께 의식으로 밀려온다. 물 위에 떠 있던 그 수많은 시체들. 그것들을 목격한 화자는 곧바로 어린 시절의 무차별적 학살현장으로 옮겨간다.  
죽음의 감각에서 벗어나고 싶은 걸까, 회자되는 기억을 존재 상실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걸까. 아니면 둘 다... 어느 결정으로 잇대어 살아져도 틀린 답은 아닐 것이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기억과 단죄의 사이에도 반드시 색이 있고,  겹치는 감각들이 있다. 그러면 새로이 창조되는 내면의 발화는 또 다시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서사를 이어나갈 것이다. 
그거면 될 것이다.


표제작으로 <겨울에 대한 감각>을 선정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계절이란 한계가 분명한 시공간 속에서 때로는 육감적으로, 그리고 관념적으로 자신이 밟아봤던 땅의 기억을 통해 개연성없던 이미지들을 하나의 의식으로 묶어놓았다. 동적인 것들과 정적인 것들의 조합처럼 말이다. 그리고 도형으로 흩어지는 결정체들은 질서정연한 듯 말이다.

결국 의식과 무의식은 한곳에서 나와 다시 만나는 구도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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