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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디르크 로스만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3월
평점 :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기후위기 SF
디르크 로스만 지음 ㅣ 서경홍 옮김 ㅣ 북레시피
저자는 자신이 기업가이면서 1991년 독일 세계인구재단을 공동 설립한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 의미는 그가 얼마나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구 재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만 해도 어마어마한 분량의 자료와 수치들, 전문가들의 사실적 담론을 SF라는 장르를 통해 실어놓았고 이는 저자가 실제로 지구의 위기를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적중했다. 게다가 카멀라 해리스, 푸틴, 시진핑, 빌 게이츠, 슈뢰더와 같은 거물급 인사들의 등장은 리얼리티를 살려냈고 우리가 현재 이들과 함께 이 지구 생태 위기에 직면한 총체적 난국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책임과 의무감에 휩싸이게 했다.
특히, 지구의 위기는 모든 대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시시각각 보여준다. 미국, 러시아, 중국의 3대 강국을 중심으로 대륙마다 대표될만한 나라들의 국가 이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정치적 야욕을 치밀하고 세세하게 드러낸다.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환경파괴의 주범들이라 할 수 있는 사례들이 이 책 안에 걸러짐없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야말 네네츠 자치구의 유목민 문제, 시베리아의 거대 산불, 브라질 열대 우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와 석유 문제, 인도의 대홍수 같은 사건은 우리가 현재 매일매일 접한는 팩트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남태평양에 존재하는 수많은 작은섬들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상황이고, 핀란드 순록의 개체수는 급감중이다. 게다가 한국의 해안에서도 열대 어종은 쉽게 잡히고 우리의 토종 산호초는 죽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
2025년을 기점으로 마지막 경고를 날리고 있고, 2100년을 기점으로 105세의 막시밀리안은 파리에서 여섯 명의 과학자들과 만나 변화된 지구의 과거를 회상하며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막시밀리안의 나이에서 힌트를 얻었겠지만 그는 2025년에 생존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G3 국가들은 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하여 통제수칙을 만들어 발표하지만, 이 수칙은 오히려 저항 세력을 만드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종과 국경문제 같은 이 모든 차이들을 뛰어넘어 기후변화를 재촉하는 환경 파괴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는 문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문어의 다리는 각각 신경세포가 달라 독립적으로 움직이기에 함께 협력하여 더 크고 놀라운 조직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작가는 문어를 통해 우리에게 우리도 변해야 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지능으로 만들어진 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는 AI로 창조되어 인간과 소통하는 어우러지는 것이어야 했지만 실패한다. 자연은 위대할 뿐 결코 인간의 욕구와 야망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도구가 될 수 없으며 그 자체로 이미 숭고하고 자생력이 있는 에너지의 온전체임을 깨닫게 해 준다.
인간은 개선과 질서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우리 모두가 그렇고 그것은 DNA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인식해야 하고 우리가 언제 어떻게 자연에 개입해야 할지 알아야만 해요.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자연은 언제 어디서든 제어되거나 개선되지 않아요. 지금 이것이 작은 전조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 380쪽
인간이 자연 앞에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극명하게 가르쳐주는 말이다. 이보다 더 강한 각성제는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자연에 속한 종에 불과하며, 만물의 질서 유지에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로서 겸손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지구 앞에 낮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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