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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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SIMPLY, FIRMLY, GRACEFULLY

살면서 알아가는 것들이 있고, 억지로라도 잊고 싶은 것들이 있고,
떠오를 때마다 후회되는 것들도 있고, 잊지 않으려 애쓰는 것들도 있다.
어린 시절, 소녀 시절, 청년 시절을 따라 열정적으로 일만을 껴안았던 시절도 있었고,
처음으로 가져본 내 것이라는 것들에 이름을 지어준 시절도 있었다.
아둥바둥 살아오던 그 시절들의 내 모습을 추억하려 해보니 잘 살아왔다고 칭찬해 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거다. 나 자신의 칭찬에 인색한 지난날의 핑계는 바쁘고 분주했고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던 기준 미달의 못마땅함이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를 옥죄이던 모습들은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아 외면하려 애쓰는 것들이 훨씬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하게 사는 방법을 몰랐고, 단단하게 사는 방법을 무시했고, 단아하게 사는 방법을 미뤄두었다.
그런 것들이 나에겐 어떤 색깔일까. 희미하게 다가오는 알듯말듯한 사유들. 답답한 마음 속에 침잠해 있던 나의 열정과 격정들이 다른 모습으로 꿈틀대는 움직임들. 그런데 나는 그런 것들을 명명하게 알지 못했다.
앞을 향해 걸어보면 아련했던 것들이 선명해지는 때, 이젠 일보다는 사랑에 더 관심이 쏠리는 때이기 때문일까.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를 보다가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 내 희망은 단순한 것
- 내 믿음은 단단한 것
- 내 사랑은 단아한 것

놓치고 살았던 단.단.단의 의미가 가슴 시리게 다가오는 이유는 분명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단.단.단 하기에 내 삶은 불안하고 불완전하고 불확실하지만 모든 것이 다 잘 될거라는 희망과 믿음 그리고 사랑을 품는 지경을 넓혀 갈 수 있으리라. 

가난과 불운이 동시에 닥쳐온다 해도 인생이 모두 한 가지 답으로 마쳐지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가득한 날들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에 대한 길라잡이가 단.단.단.일 것이다. 삶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남겨주는 것이라 했다. 삶은 이야기를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라 했다. 틀려도 인생이고 맞춰도 인생일 것이다. 성찰이 있을 후에야 길이 된다고 했으니 우리는 주구장창 답을 대는 일밖에 없겠다.   
박노해 저자는 마추픽추 산정에서 경탄한다.  살아 있는 민들레 한 송이, 살아있는 아이들의 깊은 눈동자를 그냥 보낼 수 없다. 당당한 그들의 구도를 프레임에 담는 그를 통해 우리는 피사체들의 가장 생생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함축한 시간 여행의 미담을 고스란히 내 안으로 들여온다. 돌벽 틈에 끈질기게 피어난 민들레를 위한 시가 되었다. 단단하고 단순하고 단아한 마추픽추 산정의 건축, 내 마음 굳기가 어느 고원의 돌벽과 같다면 나도 그 안에 내 소원하는 것들을 피워낼 수 있겠다.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속에서 지구 곳곳에 뿌리내리고 소박하게 살고 있는 작은 사람들의 큰 희망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시와 사진 속에서 들릴 때면 내가 짊어진 것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해결 못할 일들이 없거늘 너무 낑낑대는 건 아닐까 해서 말이다.
많은 것들을 명상하게 하지만 결국 굵직한 한 가지 정념으로 묶어내는 힘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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