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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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SIMPLY, FIRMLY, GRACEFULLY

단순한 살림으로 삶은 풍요롭고
단단한 내면으로 앞은 희망차고
단아한 기품으로 주위가 다 눈이 부신
내 생의 모든 아침은
바로 그대이다

내 사랑은 이것이면 충분했으니
일도 물건도 삶도 사람도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거대한 모래폭풍인 '하붑'이 지나가고
누비아 사막에 푸른 여명이 밝아오면
나일강에도 아침 태양이 떠오른다.
하지만 사막의 진정한 태양은 여인들이다.
단순한 살림으로 삶은 풍요롭고
단아한 기품으로 주위가 다 눈이 부신
사막의 아침 태양은 그녀들이다.
내 생의 모든 아침은 바로 그대이다.


- 단순한 살림과 단아한 기품.
곧고 순박한 듯 하여도 강렬한 태양같은 격이 느껴지는 태양의 신들. 신들은 어느덧 사막을 넘어 푸른 강을 밝히고 강들의 풍요로운 물결들로 치닫아 사람 사이를 채운다.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가 어떤 의미일지 알 것 같다. 생은 항상 뜨겁게 투쟁하는 것들로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거라고 가르쳐준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 공들여 쌓아 올린 것들을 스스로 파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파괴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공들였음에 예술가들과 혁명가들의 혼이 담긴 선악의 지혜나무도 파괴해야할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만 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처럼 중요한 건 없으니까. 함께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해야 태양의 여인들이 될 자격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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