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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평점 :
『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SIMPLY, FIRMLY, GRACEFULLY
단순한 살림으로 삶은 풍요롭고
단단한 내면으로 앞은 희망차고
단아한 기품으로 주위가 다 눈이 부신
내 생의 모든 아침은
바로 그대이다
내 사랑은 이것이면 충분했으니
일도 물건도 삶도 사람도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눈부신 삶의 깃발
지상의 어디서나 소리 없이 나부끼는 빨래는
내겐 어떤 국기보다 빛나는 평화의 깃발이다.
정직한 노동의 땀방울을 씻어내고
사나운 폭격의 핏방울을 씻어내고
고단한 마음의 얼룩까지 씻어내고
비록 낡은 옷 지친 몸이지만 깨끗이 소생시켜
새 희망의 걸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라 한다.
강인한 의지와 사랑의 투혼으로 빛나는 빨래들.
지상의 가장 아름다운 깃발로 펄럭이는 빨래들.
43.
- 한참을 들여다 본 사진 한장이 있다.
거친 모래 바람이 불고 있는 중, 상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런데 박노해 저자는 바람에 나부끼는 것들은 소리없는 빨래라고 한다.
그것도 그냥 빨래가 아니라 지상 어디서나 나부끼는 것들인 빨리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널어놓은 빨래는 다 털어버리고 소진하여 끝끝내 탈진해버릴 때까지 나부끼는 평화다. 이미 바래고 헤진 것들이지만 날리는 모양에도 연륜이 깃들어 있는 길들여진 아름다움이 지상 어디에나 있다. 어디 노동의 고단함이 숭고한 이곳에만 있을까.
너의 집에도, 나의 집에도, 그녀의 마당에도, 그의 발코니에도 있다.
툴툴 털어 다시 몸에 저며 입으면 나는 걸어다니는 깃발의 형태를 고스란히 나부끼며 걷는다. 아주 단아하면서도 단단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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