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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평점 :
『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길 THE PATH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낙타가 간다
'사막의 배'라 불리는 낙타는
아브라함 시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사막과 광야와 고원의 동행자이다.
길 없는 길을 누가 가는가.
낙타가 간다.
자신을 위한 먹이도 물도 없이 누가 가는가.
낙타가 간다.
낙타가 사막의 가시 돋친 낙타초를 씹으며
노을 속에 무릎을 꿇고 먼 곳을 바라볼 때
나 또한 가야만 할 먼 길을 바라본다.
104.
- 길을 내는 것들은 사람만이 아니었다.
낙타도 길을 내고, 바람도 길을 내고, 낙타초도 길을 낸다.
모든 자연은 길을 낸다.
숨 고르기와도 같은 길 내기는 조용히 그리고 낮게 깔리는 힘으로 해야 한다.
쉽게 요란스럽게 나는 길은 없다.
길 위에 드리우는 노을을 바라보며
인간과 길을 냈던 낙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는 우리와 함께 길을 내는 낙타를 동행자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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