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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평점 :
『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하루
-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여기에 태양이 오르면 저쪽으로도 곧 태양이 오를겁니다.
여기에서 시차가 짧아진 태양을 만나는 날이면 저쪽에서는 곧 시차가 길어진 태양을 만나는 날이 솟을 겁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테마가 어떤 피날레를 거둘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노해 저자가 보여주는 먼저 다녀온 하루하루가 우리의 대지에 그림자로 고스란히 남아있어 어떤 곳을 밟아도 그곳은 희망과 절망을 모두 아우르는 멋진 무대가 될 것임을 자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사진 한장을 얻기 위해 어떤 찰나에 숨을 멎고 어떤 프레임에 감동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표정은 살아있고, 바람은 스잔하고, 빛은 뜨거운 한증의 고열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런 역동적인 순간들이 들숨과 날숨의 조화로움 속에서 시간을 타고 흐릅니다.
나는 열평짜리 고즈넉한 나의 서재에 앉아 그들의 주파수를 맞추기엔 너무 여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를 마주하는 하루를 대하는 일이 어렵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 박노해 저자에게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소박한 개인사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태양의 길이를 젤 수 있는 용기를 다시 쥐어줌에 진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여정을 감내하며 나의 나됨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우리 모두는 똑같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비록 이 하루의 무게와 부피는 다 달라도 채도는 같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상을 달리는 노선 위에 서 듯이 말입니다.
먼 길을 걸어온 사람은 알리라.
오늘도 길 찾는 사람은 알리라.
여기가 나의 정처가 아님을.
나만의 다른 길이 부르고 있음을.
아 나는 두 세상 사이의 유랑자.
- 다시 길 떠나는 새벽 중
사람 사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발 디디고 서서 깃발을 꽂고 마는 열정이 다음 고지를 찾아 순례를 떠나는 마음으로 느린 하루를 유랑하길 바랍니다. <하루>를 마음 속에 담는 동안 다양한 숨을 만나고 그늘을 보았습니다. 담았던 만큼 다채로운 소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노동하는 사람들의 결을 전할 수 있는 날들이 나에게도 곧 오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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