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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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하루 ONE DAY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인생이건 역사건, 결정적 대목은 이 한 마디가 아닐까.
'하나만 더'에 맞서 '하루만 더'.
사람은 '하나만 더'에 타협할 때, 그 하나가 꺾일 때,
하나하나 결국 자신을 다 내어주게 되는 것이니.
그리하여 나의 사명은 단 하루다.
우리 희망도 사랑도 혁명도 단 하루다.
13.






박노해 시인이 <하루>라는 제목으로 시와 사진을 엮어 사진 에세이를 완성했어요. 사진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순간의 찰나를 담은 스틸 속에서 잠시 멈춰진 그들의 호흡이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여명에 물을 긷다 / 아침마다 꽃 / 찻찬에 햇살을 담아 / 카르툼 새벽 시장
오래된 티크 나무 다리 / 인레 호수의 고기잡이 / 씨앗을 심는 사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라는 물리적 공간 속에서 시작하는 노동은 먼 길을 걷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길을 걷는 만큼 사랑이 담긴 물을 길어 오기 위하여. 희망이 담긴 물을 길어 오기 위하여 걷고 또 걷는 무게를 감내합니다. 그리하여 진지한 노동의 영혼이 담긴 아침의 감내함은 경외가 담긴 꽃으로 피어나 어린 딸의 작은 손에도 들리는 하루가 됩니다.

이런 하루도 있습니다.

햇살을 담은 차를 마시며 서로의 웃는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축복이 내리는 하루말입니다. 어둠을 이겨내고 혁명과도 같은 일분일초를 여명 전에 이루면, 태양은 그 위에 고요하게 오르고 식구들은 감사하게 담소를 나누는 아침. 
그 담소 안에는 먹고 사는 일상도 있을테고, 세상 돌아가는 역사도 있을테고, 생명력이 출렁이는 노동거리도 있을테고. 이 모든 일들이 감사하게도 하루 동안 일어납니다.
오래된 티크 나무 다리가 버티고 선 것처럼 우리도 영원같은 하루를 이어달려 버팁니다. 나고 죽고, 나고 죽고, 우리 인간의 삶은 엮이고 잇대어 가장 길고 오래 간답니다. 혼자는 아닙니다.
호흡을 맞추고, 리듬에 맞추고, 노동에 맞추어 어우러져야 완성되는 하루같은 것입니다. 혁명의 날이 그러하듯 우리가 날마다 지새우고 부르짖는 그 모든 일상의 삐걱거림이 역동적인 불협화음으로 대지에 흩뿌려지는 씨앗이 됩니다.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세이를 감상하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갑니다. 나의 하루에 '하나만 더'를 여운처럼 남기며 생의 한가운데 그들만의 우아한 춤을 주술처럼 추고 있을 나날에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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