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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평점 :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ㅣ민음사

- 마음을 열면 어떻게 되죠?
레이코씨는 담배를 문 채 즐거운 듯 테이블 위에서 손을 모았다.
- 회복하는 거지.
그녀는 말했다. 담뱃재가 테이블위에 떨어졌지만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206P.
*1989. 상실의 시대에서 지금 2021. 노르웨이의 숲까지
어제도 젊었고, 지금도 젊고 있고, 내일도 젊어 있을 나에게,
" 나를 언제까지나 잊지마,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줘."
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나날들과 얼굴들을 내가 먼저 그렇게 해줘야 하는건 아닐지......
역시 섬세한 내적 심경 묘사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번역의 힘이 중심 축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는 면도 있다. 현대 일본문학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 보면 1960년대 고도성장기의 활주로를 질주하던 때였던 만큼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문제로 슬슬 부각되었던 때이기도 하다.
세대가 교체되면서 고도성장 속 도시적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채우지 못한 젊은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젊음, 사랑, 청춘, 외로움, 고독, 불안, 음악, 그리고 문학. 하루키가 말하는 시대적 가치의 부존재 시대.
이 모든 것들이 사랑하면 죽으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랑과 죽음의 두 축으로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숲>, 비틀스의 노래로 시작된 기억의 부름은 노랫말 가사처럼 나를 잊지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으로 마음을 울린다.
사랑은 어렵고, 죽음은 오히려 쉽다. 와타나베는 갑작스러운 자살로 곁을 떠나버린 기즈키의 상실로 나오코와 셋이서 늘 함께 하던 일상이 무너지는 상실을 경험한다. 오랜 후, 나오코는 요양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 와타나베와 다시 연락이 닿는다. 특별한 감정선을 둘만이 간직한 채 열 수 없는 마음은 죽음을 녹인 연민과 사랑이 함구된 채로 그들의 살아 있음에 어떻게를 던진다. 깊은 골은 안으로만 곪는다. 하지만 와타나베의 대학동기 미도리 역시, 상실을 전재로 살아있음을 살아내고 있지만 깊이는 전혀 다른 색깔이다. 어쩌면 그녀의 이름처럼 숲을 완성하는 푸른 색으로 젊은 청춘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독하고 외로운 일인으로 세상에 낯선 이들과 만나 의미없이 즐기는 육체적 섹스는 우리의 허기를 채워주지 못하고, 의미없는 밈만 반복할 뿐이다. 그 많던 중독적인 섹스는 다 어디로 가고, 그럼에도 불안한 정서의 서사는 섹스가 답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일종의 틱 장애를 안고 있는 느낌......
누군가를 사랑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마음을 열어 준다는 것. 그러면 회복되는 것. 삶의 상처와 슬픔은 아문다는 것.
그때나 지금이나 틀리지 않고, 내일도 틀리지 않을 죽음을 털고 일어나는 방법. 담뱃재가 어디에 떨어져 굴러다니든 신경쓰지 않고 존재로 두는 것이다. 있었음을 기억하듯 죽음도 기억하는 메멘토모리는 그렇게 청춘을 숲속으로, 음악 속으로 쓸어간다. 숲은 그래서 모든 상실의 아픔을 안고가는 우리의 울림통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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