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이상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0월
평점 :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이상훈 장편소설 ㅣ 파람북 펴냄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 이렇게 재밌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상훈 작가의 소설을 통해 나의 얕은 지식과 깊고 완고한 세계 인류에 대한 편견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깨닫는 바가 너무도 많아서 당분간 페르시아 역사와 쿠쉬나메를 개인적으로 좀 더 파헤쳐 보기를 계획하며 이미 도서관에 몇몇 책들의 대출신청을 해 둔 상태랍니다.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는 제목에서 보이듯 페르시아와 신라를 잇는 광할한 대륙의 역사를 새로운 해석으로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작가의 꼼꼼하고 치밀한 역사 고증과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의 진실 속을 오가며 더욱 풍성하고 정교하게 확장된 세계관을 그리고 있는 뛰어난 장편소설이지요.
물론 그 중심에는 페르시아와 신라의 연결고리인 아비틴과 프라랑,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페리둔 왕자와 설총, 죽지랑, 고선지, 안녹산, 그리고 수많은 주요 인물들이 역사적 사건을 대표하여 얽히고 설킨 정복 전쟁과 권력 투쟁, 패권 다툼, 그리고 종교 탄압과 인종, 문화 말살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들을 역사로써 기록해 나갑니다. 최초로 동서양 대격돌로 기록되고 있는 탈라스 전투의 의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하는 시대적 의무를 책임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페르시아는 1935년 이래로 오늘날의 이름이 이란이 되었습니다. '페르시아'라는 이름 속에서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웅장하고 위대하게 찬란했던 제국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이란'이라는 이름 속에서 중동의 문제아 혹은 골칫덩어리로 취급받는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릅니다.
소설의 시작은 오랜 페르시아의 위기가 닥친 때로 거슬러 오른다. 페르시아는 이슬람 종교로 단일된 아랍인들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해체되는 시련을 겪습니다. 이때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조의 왕자가 피란에 오릅니다. 그는 중국 당나라로 흘러 들어가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 끝의 신라에 머물게 됩니다.
작가는 페르시아 설화, 쿠쉬나메를 통해 전해지는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페르시아 제국을 재건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역사적 증거들과 가설의 합리적 유추를 마음껏 발휘합니다.
종교와 정치가 결합했을 때 가장 무서운 독재가 탄생하는 거야. 세계의 역사가 말해 준다. 유럽에서 기독교가 권력을 잡았을 때, 종교를 앞세운 마녀사냥식 통제가 사람들의 생각을 억압했고 역사를 후퇴시키고 말았지. 지금 이런의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게 느껴지네. 한때 세계 문화의 찬란한 중심이었던 페르시아의 후손들이 종교의 굴레에 매여 있다니. 히잡으로 여성들을 가둬놓고, 이란의 모습을 보면 나는 가슴이 답답해.
221~222쪽
지금의 이란이 처한 상황은 오랜 찬란한 문화와 사상으로 세계 대제국을 건설하고 유지해왔던 페르시아의 모습과 전혀 연결되지 않습니다. 기독교 문화의 상징이던 유럽국가들의 패권 속에서 이슬람 문화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은 페르시아 문화까지도 곡해하고 폄하하는데 전혀 낯뜨거움이 없었지요. 우리는 그런 세계 열강의 구도 속에서 의심없이 역사 왜곡을 답습하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아비틴과 프라랑은 국적을 뛰어넘어 종교와 사상을 초월하여 사람의 가치와 중심을 중시하는 사랑과 인연을 지금 우리 시대에 전하는 메신저가 되었습니다.
신라의 유연한 사고와 개방적 문화가 가져왔던 다국적 교류는 신라를 독자적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고 후에 당나라와 싸웠던 7년간의 전쟁에서도 대국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던 강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 조차도 지금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역사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작가의 철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 책좋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테헤란로를걷는신라공주 #이상훈 #장편소설 #역사미스터리 #파람북 #책좋사 #책좋사서평 #역사 #페르시아 #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