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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평점 :
패싱. passing
백인 행세하기

1920년대 뉴욕 할렘 르네상스 부흥을 상상해 본다.
흑인들의 예술과 문화가 중심에 섰다.
<패싱> 제목으로부터 이미 우리가 작가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듯이 화이트가 주는 상징적 권력과 넘사벽의 인종 차별적 문제 의식이 우리의 지성을 깨운다.
특히 넬라 라슨 작가는 흑인의 피가 흐르지만 백인 피부색을 지닌 두 인물 클레어와 아이린의 갈등과 대립을 통해 할렘 르네상스 시대 흑인 여성들의 사회적, 인종적 차별에 대항한 주체적 의식 변화와 과감한 정체성의 드러냄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묻고 있는 듯 하다.
클레어는 신분 상승을 위해 자신의 아름다움과 백인같이 하얀 피부를 조건으로 패싱을 기회삼아 신분세탁에 성공하는 듯 보인다. 반면, 아이린은 클레어와 같은 조건임에도 패싱을 위한 패싱보다는 흑인 인권 보호 활동에 동참하며 가끔 소소한 상황에 패싱을 이용하는 정도다.
상반된 가치관을 갖고 시대상황을 극복하느냐 안주하느냐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걸면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다.
<패싱> 작품을 통틀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다.
그녀는 다르지만 똑같은, 두 종류의 충성심 사이에서 옴짝달싹 못 했다. 그녀 자신에 대한 것. 그리고 그녀가 속한 인종에 대한 것. 아, 인종이라니! 그것 때문에 아이린은 결박당한 채 질식하고 있었다. 그녀가 어떤 행동을 취하건, 또는 전혀 취하지 않는다 해도, 어차피 무엇 하나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것이 클레어일 수도, 그녀 자신일 수도 있었고 혹은 흑인 사회 전체일 수도 있었다. 아니 셋 다일 수도 있다.
195쪽
결국 어느 것 하나는 반드시 무너져 내려야만 하는 충성심의 정체성이다. 다만 비극적일 수 밖에 없는 정해진 선택지 위에서 누가 더 용기내어 두려움을 극복하느냐에 따라 누림의 혜택이 다가오는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클레어의 추락사는 열린 동기를 보여준다. 독자가 어느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결말을 원하는가에 따라 할렘 르네상스 부흥의 진정한 의미를 다양한 색깔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도 세상에는 인종, 젠더, 계급과 같은 기준에 의해 끊임없이 차별받는 중이고, 그 차별과 혐오를 어떤 의미로든 재생산하는 사회에 갇혀 마치 훈련받은 듯한 좁은 시야를 달고 산다. <패싱>을 통해 한계를 뛰어 넘어 옳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투쟁이고 희생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 독서 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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