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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ㅣ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트리플 시리즈 첫 번째
호르몬이 그랬어
박서련 소설 ㅣ 자음과 모음
"이십대 초반에 쓰고 삼십대 초반 - 근래 - 에 고쳐 쓴 작품들로, 당시의 제가 삼십대 초반인 저처럼 작품을 쓸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저 또한 이십대 초반의 저처럼은 쓸 수 없습니다.
때문에 최근 몇 년간 해온 단편 작업들 사이에 이 세 편을 자연스럽게 섞을 수 없습니다.
좋은 의미에서든 그렇지 못한 의미에서든 이 작품들은 돌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썼다>, 112~113쪽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고.
어느 작가의 북토크에서 이 말을 듣고는 생각해 봤다.
끝내 이 길을 가는 이들은 정해져 있겠구나.
박서련 작가의 써야 하는 모티프를 기형도 시인에서 찾아낸 걸 보면 이 말은 절대 틀리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다시 쓸 수 있는 삶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울까. 아니 어쩌면 얼마나 안다행스러울까. 누군가에겐 독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약이 될 수 있다는 두 가지 습성이 한 몸에서 나와 시간을 사이에 두고 흡착된다.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그렇지만 그 태가 그 속에서 나왔으므로 다시 조우하는 옛 그림자는 아련하게 바람에 나부낄 뿐이다.
"나는 예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고 싶지 않았다."
32쪽
관계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간섭하는 순간부터 맺어지는 것 같지만 이미 생각의 자리를 마련하는 순간부터 관계는 시작된다.
호르몬이 그렇듯, 바라는 쪽으로 상대를 향한 마음이 기운다.
세 편의 소설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인물들의 화학적 반응들이 제대로 섞이려면 처음 쓰여졌던 기억대로 읽혀야 한다. 이 조건대로 소설들을 읽으면 써야 하는 그녀의 써야했던 이유들이 보인다.
특히 인상깊었던 모친의 이야기 <호르몬이 그랬어>, 동성친구에 관한 호르몬 화학적 반응이 지나가기도 하는 학창시절, 그리고 <총>이 보여주는 죽음을 길들이는 포용에 관한 이야기.
작지만 그 안에 모든 관계의 작용이 다 들어 있다.
동성애, 시절, 가족, 친구, 가난, 연애, 이혼, 사랑, 결혼, 청춘, 일......
타임 라인을 타고 성장하는 작가의 성장에 따라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 소소하게 겪는 자연스러운 일상들. 반항인 듯 싶으면서도 순응이기도 한 나란 인물들의 인생 성장기.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헛점들에 대해 너무 연연해 하지 말자는 다짐이 든다. 굳이 강박처럼 속아 담아두고 껴안지 말자는......호르몬이 그러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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