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녜티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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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트레가상 ·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작

『여덟 개의 산』 작가 파올로 코녜티

불안한 시대의 청춘들을 위한 소설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현대문학 /

 

임신 7개월인 스물두 살 여자의 출산.

산모는 상당한 출혈 중 청색증의 아기를 출산했지만, 아이의 생명이 위험하다.

산모는 임신 중 금지되었던 궤양 약을 몰래 먹었던 것이다.

아기의 인큐베이터엔 소피아 무라토레라고 적힌 이름표가 붙었다.

아기의 아버지는 하루에 몇 번씩 아기를 보러 왔다. 지치고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아내와 딸이 아픈 건 둘 중 누구의 탓인지 생각하며 둘 사이를 오고 갔다.

간호사는 소피아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인큐베이터 앞에 앉아서.

"소피아.

태어나는 게 뭔지 아니?

전쟁터로 떠나는 배와 같은 거야."

그날 아침 소피아는 위기를 넘겼고, 그녀의 브루클린 세일스 블루스는 끝이 없었다.

-여명 중

1970년대 고도 경제 성장과 대공황을 겪었던 이탈리아의 시대적 배경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 문학이 우리의 정서와 많이 비슷해서 와닿는 보통 사람들의 감성이 내게는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위기와 불안, 고통과 상처를 극복하는 그들의 의지가 아름답고, 화해와 상승, 인간 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그들의 사람다운 모습은 곳곳에서 그러므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는 우리 가까이에 있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탈리아 밀라노.

성격차이가 극을 오가는 부모 아래에서 소피아는 정서적 결핍을 겪는 아이로 성장한다. 아빠 로베르토는 자동차 엔지니어, 엄마 로사나는 노래와 그림을 좋아했으나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결혼. 진보 성향의 운동권이었던 마르타 고모는 한 때 소피아를 책임지기도 했다.

소피아의 사춘기 시기는 외로움, 방황, 약물, 담배, 알코올에 둘러 싸인 검은 무대 뒤의 어지러움와 같다. 소피아는 태어나기도 약했지만, 성장하는 동안에도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거 먼 정서를 가지고 있다. 열여섯 살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소피아는 이 때문에 재활센터에서 치료도 받지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치유의 과정은 스스로가 찾아가는 긴 여정인 것이다.

식탁 아래에서 소피아는 고모 앞에는 엄마의 샌들을, 엄마 앞에는 아빠의 모카신을 놓아두고 그렇게 서로의 신발을 바꿔치기했다. 마르타는 소피아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이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이런 가족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니?

좋은 생각이라도 있니?

아니면 너도 이미 보잘것없는 여성으로 낙인찍힌 거니?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중

마르타 고모는 그런 면에서 소피아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준다.

소설의 제목처럼 소피아가 꼭 검은 옷을 입는 것이 아니게 말이다.

마르타도 자신의 열여섯 살때를 떠올려 본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억이 없다.

그녀가 투쟁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다른 사람의 전기를 읽는 것 같았다. 기억과 현실의 무질서한 혼돈. 마르타는 생각했다. 그 시절, 누군가는 호된 대가를 치렀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았음을.

하지만, 모두가 자유롭게 선택한 결과였고, 그들은 자신들 운명의 결정권자였다.

반면에 소피아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고모의 문제가 뭔지 알죠?"

"문제가 또 있어?"

"속은 공산주의자인데, 가톨릭 신자처럼 행동하는 거요.

미래를 믿으니까 열심히 일을 하는 거잖아요.

전 지금 행복해지고 싶어요."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중

마르타가 소피아의 양육을 책임지면서 소녀는 연기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소피아가 자신의 허물을 벗고 탈피하는 동안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서로에게 끈끈하게 엮이며 우리 모두가 방향을 달라도 결국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피아이 성장은 이탈리아에서 로마로 그리고 미국 뉴욕으로 까지 뻗어나간다. 그녀의 영혼을 이루는 행복을 찾아 행복하고 싶기 위해 살기위한 여정을 헤쳐나간다.

각자 마음에 퍼즐 하나씩은 갖고 산다. 맞출지 말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맞추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진짜는 내가 맞추고 싶은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순간의 찰나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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