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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단편전집, 개정판 ㅣ 카프카 전집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평점 :
카프카 전집
변신 단편전집
프란츠 카프카. 솔 출판사

'프란츠 카프카' 는 20세기 실존주의 아이콘으로 불리운다. 실존주의 어감 자체가 무겁고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선형적 과제인 듯 느껴진다. 시간 위에 우리는 어디쯤에 서 있고 어느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며 질문해야 하는 살아 있는 고뇌인 것이다.
내 생에 무조건 한 번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카프카의 글을 첫 번째 완독했다.
단편적으로 얕은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그의 작품명 내지는 편집된 부분발췌 글들만 경험해 본 내가 독서 놀이터 리딩 투데이 카페 이벤트와 솔 출판사를 통해 변신 카프카의 글들을 전집으로 통독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왜 그를 실전주의 아이콘으로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그의 생이 얼마나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타듯 분열된 감정들을 억누르며 춤 추듯 비틀거림으로 엉거주춤했었는지 그 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었다.
<변신>
그레고르는 자고 일어나니 벌레였다. 추악하고 소름끼칠 정도로 징그러운 벌레.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암적인 존재. 꿈인 듯 하였으나 아니다. 자신을 소재로 소설을 썼는데 영웅적이지도 못하고 낭만적이지도 못하다. 상상으로라도 자신의 존재를 더 나은 모습으로 변모시키지 못하고 그저 하찮은 벌레로 변신시킨다. 카프카에게 있어 소설 속에서조차 자신을 위장하지 못하고 비하하는 이유는 현실을 탈피하고픈 욕망보다는 철저하게 인간의 내면과 본연의 마음을 벗겨보고자 했던 것일까.
그레고르는 자신의 변신된 모습을 가족에게 들킨다. 그런데 가족의 걱정과 위로를 받기는 틀렸다. 생계 유지 걱정을 먼저 하는 가족들을 보며 그레고르는 무너진다.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대목이다. 심지어 부양을 책임졌던 그레고르에 대한 감사와 신뢰와 사랑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비루한 벌레에 불과한 불필요한 존재로 취급받아 버려지기 일보직전이다. 분열하는 가족구성원, 해체되는 가족의 권위, 무감각해지는 생명과 사랑, 그리고 물질에 대한 신봉.
변신을 통해 카프카 자신의 모든 열등감을 다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찌보면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그처럼 우리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동일한 문제들이 아니던가. 도태되거나 나약해지거나 효용가치가 사라지면 더이상 이 세상에 속해질 수 없다. 아웃인 것이다. 카프카의 단편선 거의 다 이런 인간 존재의 성숙에 관한 물음과 답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실제 삶도 카프카는 여리고 아프고, 권위의 눌림 속에 소외되어 있었다. 모든 관계가 쉽지않고 어려웠다. 그의 사후 100년이 지난 오늘 날,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 소름끼친다. 지금도 인간 존재에 관한 물음은 계속되고 있고 답은 우리가 동경하는대로 상상하는 대로 100자 이내로 쓰고 있다. 정답은 없어도 모범답안은 있다고 믿는걸까. 그렇게 살고 싶어, 금 밟지 않으려 아둥바둥 휘청거리며 서 있다.
카프카를 읽고 많이 우울해졌다.
사실 최근에 읽은 책들 가운데 가장 어려웠고, 시간이 정말 오래걸렸다.
문장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왠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