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나는 칸트를 좋아하는 대중적 팬으로서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더불어 현존하는 모든 이성적 존재를 사랑하고, 가치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초석을 놓아준 칸트의 철학사상이 더 많이 읽혀서 대중화되고, 보편화되길 기대한다.
칸트는 신과 인간을 공통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로 이성적인 존재를 사용한다. 지금 시대에서 생각을 한다면 굳이 신까지 철학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겠지만 칸트가 살았던 시절을 생각하고 역사적인 맥락까지 살펴보면, 신까지 포함시켜서 철학을 완성할 필요가 있었다. 신을 포함에서 철학이 이성으로 체계를 잡을 수 있다면, 철학에서 종교를 추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칸트철학에 이르러 유럽의 정신세계사에서 종교 시대의 종원이 이루어진 것 같다.
칸트는 도덕철학이 정말 중요한 철학자였다.
기존철학들이 도덕철학, 즉 윤리학, 다시 말하면 실천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맹렬히 비판한다.
칸트에게 있어서 본인의 성격만큼이나 순수라는 말은 몹시도 중요하다. 착하고 죄없는 깨끗함의 순수가 아니라 철학적 용어로 '경험'이 포함되지 않은 논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성에 관한 것 말이다.
서문에서 밝히는,
칸트의 입장은 이렇다.
인생마다 받아들이는 그릇이 다 달라서 견해차이가 생기는 경험적 판단근거와 결과에 따라 약속하게 되는 규범이나 법칙말고, 절대진리가 불변하듯 원래 있는 경험에 앞선 선천성, 아프리오리를 깨닫고 그 원리에 입각해 발생하는 법칙을 탐구해야한다고 말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인간은 누구나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배우지 않아도 깨우치게 되는 것, 즉, 경험이 없어도 저절로 인식하게 되는 틀, 아프리오리(경험에 앞선 선천성)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동등하고 이성적인 존재이며, 같은 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또한 인간은 이성도 있지만 성향, 취향, 욕망이라 불리우는 것들이 내재되어 있어 이성의 명령을 공격하고 방해한다. 그래서 욕망이나 성향 앞에 이성을 배반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된다.
그러므로, 이를 가르치고 분별하게 할 가르침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모두가 납득하고 동의할 만한 기준, 칸트는 말한다. 그것이 바로 도덕철학이라고 말이다.
또한 칸트는 순수한 이성에서 도덕 개념과 도덕법을 논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법률은 'law'라서 자연법칙처럼 모두에게 적용되어야만 하는 행동규범이다.
그러므로 모두에게 적용되려면 배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경험'이다.
경험에서 나오는 행동과 행위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므로 도덕법률 위에 설 수 없다.
칸트는 의무에 대해서도 이것이 인간의 마음 속에서 스스로 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도덕의 최고 본질은 '의지의 자율성'에 있다.
정리하자면, 도덕철학에서 모든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존재하며 평등하다.
'한 사람이 선택한 준칙이 동시에 동일한 의지력을 지닌 다른 사람에게 보편적인 법률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준칙을 선택하지 말아라.'
~ 칸트가 강조하는 이성의 실천적인 능력, 의지의 자율성이다.
칸트는 자유에 대한 증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유는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인간의 특성이기 때문에 증명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실천이성의 한계이다.
칸트에게 개인은 곧 인류이다.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자기 안의 인류를 괴롭히는 것과 같다.
더 이상 도덕은 다른 생각과 다른 취향을 가진
어떤 개인을 괴롭히는 규범이 아니라 선언이 된다.
칸트를 정리해보며 논리적으로 순수 이성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나라는 한 개인이 얼마나 소중한 인류이며, 인간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기 합당한 존재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함부로 타인을 비판도 비난도 하지 말고, 오로지 도덕법칙에 의해서 논하는 것이 맞다는 칸트의 주장에 매력을 느낀다. 나의 개인적 취향의 잣대가 타인에게 혹은 자연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게 될런지 가늠해 보게 된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칸트의 사상 속에 들어섰으니 여기에 탄력을 받아 더 깊게 사색할 줄 아는 방법을 익혀야하지 않을까.
대중번역에 힘썼다는 이소노미아 책의 번역에 대하여와 편집여담을 보면서 출판사의 색깔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사조의 책들이 나올 수 있는지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