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들은 날것인 원문을 처음 접하면 어떤 마음이 들까.
그중에서도 이미 오랜동안 읽혀오며 사랑 받는 책이어서 그만큼 많은 여러 번역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문학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
이솝 우화는 이미 너무 대중적이고 친근한 일화들이 많아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앞에서 잠깐 생각해 봤지만, 현대지성의 <이솝 우화 전집>은 현대지성 클래식 32 순서를 달고 출간되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 영어 판본을 옮긴 것이 아닌 그리스 원전에서 고전 그대로의 맛을 살려 우리 정서에 공감할 수 있도록 완역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우화 중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글들도 수록되어 있지만, 그 나름의 고유한 옛 것이란 특색은 살아 있다. 현대판 이솝 우화는 독자 대상이 어린이와 청소년 위주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원래 이솝 우화의 목적은 어리석은 어른들을 동물과 신들의 이야기에 빗대어 일깨워 주는 것이었다.
이솝도 델포이에서 죽임을 당했지만, 이솝과 친분이 두터웠던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사형 집행을 앞둔시간 동안 줄곧 읽었던 책도 이솝 우화였다라는 말이 있다. 살아 생전엔 대중을 향한 연설이나 학생 가르침의 일화로도 이솝 우화를 종종 활용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솝 우화는 귀족 문학이 아니라 서민을 위한, 서민이 나오는, 서민의 일상 생활에 일침을 가하는 만담 혹은 민담처럼 쓰여졌다. 억울할 만큼 잔인하거나 치정을 보이거나, 멸시와 모욕, 온갖 나쁜 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모든 일들은 이야기가 되었다.
'좋은 것들은 힘이 없어서 나닑쁜 것들에게 쫓겨 다녔다.'
-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
당대의 이솝과 소크라테스의 삶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 혼자 웃음을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