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유럽 대륙이 놓친 두번째 문제는 인간의 종교사상 응집력을 안일하게 여겼다는 점이다. 유럽은 시민혁명과 종교 개혁, 그리고 르네상스을 통해 신정정치를 종결하고 인본주의 사상을 키워나가던 시대이다. 하지만 대거 유입되어 온 이민자들은 무슬림을 중심으로 유일신을 믿는 종교단합이 굳건했다. 무슬림 인구의 대이동으로 불려도 무방할 만큼 이들의 유럽 정착은 신속했고, 그에 따른 인구 변화, 주거지 계획의 불균형, 교육, 언어, 인권, 복지, 종교 등 모든 시민과 국가 사이의 사회적 정책들이 갈등을 일으키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테러, 범죄, 극단적 민족주의와 같은 형태로 표출되는 문제들은 더 깊은 와해를 일으키는 골을 만들뿐이었다. 난민이 아닌 난민 사태가 속출하고, 다문화 유토피아 건설은 실패한 듯 보인다. 세계를 한 배 안에 태우고 인도주의적이면서도 강한 이상적인 나라를 다시 재건하고자 했던 유럽의 포부는 방향을 잃은 듯 보인다.
우리도 남일 같지 않다. 난민 개념보다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주자들의 정착이 다양해 지고 다채로워진 한국에서의 다문화 사회가 이제는 어느덧 자연스럽다. 다만 아직도 우리 시민사회의 의식이 그들의 유입 숫자만큼 거대하고 다양해 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들에 대한 차별, 혐오, 수용하는 모든 움직임들이 유럽과 중남미 대륙의 역사와 현실을 거울 삼아 유연하고 덜 갈등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길 기대해 보기도 한다. 가까운 미래에, 다문화 사회로 어우러지는 것이란 시간 문제일뿐 어차피 도래할 일이라면 덜 갈등하고, 덜 불균형적이며, 더 이상적인 정체성을 정립하고, 더 평화로운 체제로 공존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