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에 키르케는 아이아이에 섬으로 유배를 가고, 그곳에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는 외롭고 고독한 마녀가 된다. 작가가 주는 유배지의 지도가 퍽 인상적이다.
철저히 고립된 듯 보이면서도 늘 감시를 당하고 있고, 낯선 이들의 방문은 자유로워도 맞이하는 키르케의 입장에선 방어막이 없는 당하는 여신이다. 그 낯선 대상이 신들이건, 절대적 권위이건, 애정을 갖던 인간들이건 아무도 혼자 남겨질 키르케가 강간과도 같은 치욕스러운 고통을 어떻게 밀어내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즐기고 있을 뿐.
그래서, 키르케가 마녀로 지목된 본연의 힘을 직접 키우기 시작하는 거다.
이 부분이 너무 매력적이다.
키르케는 혼자다. 아이아이에 섬에서 보내는 거의 평생의 시간 동안 자신의 자유로움을 누리며 마녀로서 갖추어야 할 것들을 익혀나간다. 경험과 지식, 삶의 방식을 걸맞게 익혀 나가고 배우며 어떤 선택을 내리던지 익숙하게 몸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