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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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메리셰리 글 . 데이비드 폴런커드 그림 . 강수정 옮김

 

 

                         

 

 

메리셸리가 열여덟에 출간한 프랑켄슈타인의 배경이 된 때는 유럽에서 가장 핫했던 과학 이론, 갈바니즘이 한창 생명에 대한 불멸의 힘을 증명해 줄 구원으로 사상중심이 번지던 때였다. 고대 철학 사상과 신은 죽은 세상이었던 거다.

                

거의 번민에 가까울 정도의 불안감 속에서 내 발치에 놓인 생명 없는 물체에 존재의 불꽃을 일으킬 생명의 장치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어느덧 새벽 한 시였습니다. 빗줄기가 음울하게 창문을 두드리고 초가 거의 타들어 갔을 때, 반쯤 꺼진 그 흐릿한 빛을 통해 피조물이 탁한 노란색 눈을 뜨는 게 보였습니다. 그것은 힘겹게 숨을 쉬더니 발작하듯이 팔다리를 꿈틀거리더군요.

65.

 

 

빅터가 말하는 저 불꽃이 바로 갈바니즘 이론에 나오는 전기화학 실험 장치에서 나오는 스파크일 것이다. 메리셸리는 아버지와 남친에게 받은 과학이론이 밑거름이 된 현실확장형 사고방법과 창의성이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즐거워한 듯 보인다.

그녀가 프랑켄슈타인을 쓰고 발표한 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을 말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고전 중 고전이 되었다. 특히 과학 문명이 발전하면서 신에서 인간 중심으로 인문학 사상이 옮겨 왔으니 문명의 이기를 논하지 않고는 이야기를 지을 수 없을 정도였겠다.

결국 빅터의 모습은 메리셸리 자신을 포함한 당대의 과학자들이나 연금술사, 정치인, 법조인 등을 그리고, 또한 그들을 추종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나는 납골당에서 뼈를 구하다가 불경한 손가락으로 인체가 간직한 엄청난 비밀들을 파고들었습니다. (......) 재료들은 대부분 해부실과 도살장에서 가져왔죠. 인간으로서의 본성 때문에 역겨움을 참지 못하고 돌아설 때도 많았지만, 끝없이 커져 가는 열정의 다그침 속에 작업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57.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주관하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의 무한한 열정과 배움의 발견은 우리도 생명을 주관할 수 있겠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고, 빅터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 희망을 실현가능하게 만들어 준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런 희망의 성공도 잠시 빅터의 <프랑켄슈타인>을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 소설이라 말하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의 이기문명이 인류의 고귀한 정신 세계를 파괴하고 어둡고 이기적인 욕망을 부추기는 도구로 추락해 버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눈여겨 보면서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인 <괴물>의 엉켜버린 운명을 반성해 보면 어떨까.

                          

정의를 조롱하는 이 참담한 시간 내내 나는 그야말로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내 호기심과 흉악한 장치들의 결과가 두 사람의 죽음을 초래할 것인지 결정되는 순간이었조,

그리고 내가 그 원인이었어요!

99쪽

 

 

저스틴의 사형 선고를 보면서 그 당시 여자로서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에 겨운 일인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억울하게 조카 살인 누명을 쓴 저스틴을 위해 끝까지 항변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빅터의 비겁하고 무책임한 태도. 이것이 인간을 창조한 신과 인간의 몸을 재활용한 인간의 섞일 수 없는 영역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

                           

저주받을 창조자!

당신조차 역겨워서 고개를 돌릴 만큼 흉측한 괴물을 왜 만들었는가? 신은 인간을 가엽게 여겨 자신의 모습을 본떠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만들었는데, 내 모습은 추잡하고, 동시에 인간과 너무 닮아서 더 소름이 끼치니. 사탄에게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동료가 있거늘, 나는 혼자 미움을 받는구나.

171.

무정하고 냉혈한 창조자여!

당신은 내게 지각과 열정을 주고는 내팽개쳐서 인간의 멸시와 공포의 대상이 되게 했다. 하지만 내가 동정과 보상을 요구할 곳은 당신뿐이었고, 인간의 형상을 한 다른 자들에게서 얻으려 했으나 허사였던 정의를 당신에게서 찾기로 결심했다.

185,

 

 

괴물이 창조주로부터 버림받고 혐오와 고독 속에서 처절하게 혼자가 되었을 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지 느껴진다. 괴물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피조물은 인정받고 함께 어우러지는 삶이 그립다. 인간답게 살고자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은 괴물이 자신에게만 금지된 것을 소망하는 꿈이자 전부다. 괴물은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에게 자신과 동등게 흉측하고 끔찍한 결함을 지닌 여자를 만들어 줄 당위를 부여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방황과 고민 끝에 끝내 괴물의 당위를

거.절.한.다.

왜? 왜? 왜?

                     

괴물이 분노의 복수로 빅터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죽였다. 빅터가 자연철학자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과 엘리자베스가 문학도로서 그린 세상이 달라서 괴물이 엘리자베스를 죽였을 때, 그녀와 함께 그녀가 그리던 세상이 함께 사라져 버린 것 같아 너무 충격이었고 절망적이었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이 디스토피아 세상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또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양심의 가책만이 양쪽 모두에게 남았다.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어 쓰러질 때까지'

댓가는 죽음이었으나 과연 죽음으로 끝날 일일까. 우리 모두는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을 동시에 품고 있을 것이다. 다만,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살고 있는가에 따라 도드라진 가책이 다를 뿐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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