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무얼 부르지> 안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 문장이다.
무얼 부른다는게
남을 위할 때도 남을 해할 때도 있지만,
나를 위할 때도 나를 해할 때도 있는거다.
그런데 그 부름이 그냥 중얼중얼 옹알이 일수도 있겠고,
샤우팅일수도 있겠고,
노래일 수도 있겠다 싶어 정말 지칠것 같다.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들의 다양한 서사는 그렇게 다들 혼잣말을 지껄인다. 그런데 그게 잘 들어봐야 알 수 있는데 열심히 뭔가를 끊임없이 하긴 하는데 특별하지 않고 깃털처럼 가벼워서 그냥 구멍이고 통과하고 벽이 사라지는 그런 것들이다. 너무 관념적인 느낌인가......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니 이나현 사진 작가의 Noise라는 작품으로 '미래 작가상'을 수상한 2018 작품이라는 거다. 소설의 제목은 <그럼 무얼 부르지>고 커버 사진은 <Noise, 잡음>이다. 무얼 불러도 그게 그거고 감흥이 별로고, 그럼 무얼 부르지......다시 골라 불러도 결국 잡음인거다. 두꺼운 유리 벽을 미끄러져 뚫고 들어가 이쪽 공간과 저쪽 공간에 걸쳐 굳어진 물은 모양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의 만남 같은 것.
첫 소설 시작인 <차가운 혀>에서는 오렌지와 사과와 나의 삼각관계가 나오는데 각각의 꼭짓점이 선으로 만나 면을 세우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그 삼각틀 안에서 모양없이 이유없이 살다가 밖으로 걸쳐져 빠져 나오는 계기가 있는데 사장의 런던 여행기가 새로운 노래처럼 불려지고 있었기 대문일까.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여전히 걸쳐진 현재와 미래의 끼인 틈일뿐, 무얼 열성적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며, 목표하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