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주는 친밀감을 신뢰하지 않는 에마의 신념이 상통해 이룩한 플라스티네이션의 고결한 가치는 이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인간의 숭고한 정신에 대한 의미 상실과 육신에 대한 욕망과 갈망함이 넘치게 도드라져 결국 영생을 꿈구는 인간의 귀결에 비극이던 희극이던 어느 방향으로든 상상하고 철학하게 만들었다.
선조들의 지혜를 모토삼아 그 위에 공존하는 현실과 미래, 그리고 초미래 인간들의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특히 싱큘래리티 3부작으로 이야기를 엮은 <카르타고의 장미>, <뒤에 남은 사람들>,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의 매력은 작가의 가장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듯 하다.
역시 고대인들과 미래의 뉴지구인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력을 끼치며 경계를 삼는가에 대한 반증으로 염두에 두며 읽었다.
작가는 동서양의 철학과 정치, 과학, 그리고 환경, 지구와 우주에 대한 방대한 서사를 인간의 이야기, 곧 나의 이야기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끊임없이 말하는 것 같다.
'혼'과 그것을 담는 '말'의 진실함을 더없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어느 시공간을 초월하던 간에 인간은 인간이므로 어떤 변이가 나를 찾아와도 존재자로서 지조를 잃지 말아야함을 나에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