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하우스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중 내가 유독 마음 쓰인 부부의 이야기다. 그러고보니 나는 여행을 왜 하나...... 묻고 싶어진다. 사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탐색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도와 두서너권의 가이드북을 챙겨서 테마별로 열심히 체크해 가며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 많이 담아오려고 애쓴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많은 행선지와 기념품과 사진, 그리고 영상물 안에는 내가 공들인 흔적은 있지만 정작 그곳 사람들의 향기는 없었다. 그들이 어떠했는지 아예 기억에도 없다.
도대체 나는 여행을 왜 하는 걸까......
시간이 지나고 인생이 달라지는 만큼 여행의 이유도, 목적도, 방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담북스 서포터즈 1기로 지난 몇개월 동안 행복한 여정을 지나왔다.
코로나19를 모두가 힘겹게 견뎌내며 가장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이, 점점 에너지를 잃어가는 자신을 더이상 부추길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을 때 이담북스에서 보내주신 정성스런 책들이 정말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가까이 있는 친구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를 소담스럽게 담은 작가들이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깨닫게 해 주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책을 읽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
한옥집 마당 안뜰에도 들어가 보고, 몽골에서 사막 모래 바람도 맞아보고, 브라질을 사랑해 보고 싶은 상큼한 유혹을 느껴보기도 한다.
나보다 앞선 사람들도 뒤선 사람들도 결국은 다 같이 동행하는 거다.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바로 그 곳, 혜화동 유진 하우스에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일상은 이어지겠지. 그렇지만, 김치는 늘 새로운 김치일 것이고, 성북동 길도 그럴 것이며, 한국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