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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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전쟁터, 회의는 전투다!

"진심으로, 네가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해?"

일곱 개의 회의

이케이도 준 장편소설 / 비채

한 중견기업에서 벌어진 추악한 사건......

은폐와 폭로의 기로에서 갈등과 반목이 거듭된다.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한, 회의는 끝나지 않는다!


얼마 전, 인터넷에 포스팅 된 카드 뉴스에 소개 된 일본문화 및 기업에 관한 책을 잠깐 훑어보게 되었다. 일본기업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이유는 좋은게 좋다고 묻어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튀지 말아야 하는 오랜 관습과 수직적으로 억압적인 조직 제도로 굳어진 기업 경영 방식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적쇄신을 갖기가 힘들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케이도 준 작가.

‘한자와 나오키’를 3부까지 읽었다.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보니 믿고 보는 작품이나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코로나 사태로 일하는 근로 인원이 감축되고 잔업이 많다보니 그동안 너무 힘든 기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무리도 있었지만 책을 거의 못읽고 뜬눈으로 밤샘하는 업무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게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 안에서 이런저런 균열이 일어났다. 이게 무슨 의미가 되냐면, 이케이도 준의 <일곱개의 회의> 스토리가 꼭 나에게도 적용될 일들이 일어나버렸다는 것이다.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난 후 <일곱개의 회의>를 거침없이 읽어내려갔다. 회사라는 조직생활 속, 나를 포함한 내 주변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들이 촘촘하게 엉겨 붙어가며 인간의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격하게 공감하며 작가가 고발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얻어버렸다.

소닉의 자회사 '도쿄겐덴'

소닉에 필요한 부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이곳의 영업 비리를 중심으로 영업 2팀 과장 하라시마가 비리의 실마리를 풀어가며 사내 조직의 여러 인물들의 관점으로 엄청난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런 건 속임수예요."

하라시마의 가슴속 깊은 곳에 던져진 작은 돌 같은 말이었다.

"회사에 필요한 인간 같은 건 없습니다.

그만두면 대신할 누군가가 나와요.

조직이란 그런 거 아닙니까."

p.41

 

 

 

이케이도 준 작가의 소설 쓰는 힘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아니냐는 쪽으로 우리들을 모으기 위한 것 같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가 살아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시스템은 결국 모두의 자멸을 야기시킨다.

 

 

 

 

"기대하면 배신당하지.

대신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일도 없어.

나는 그걸 깨달은 거야.

그랬더니 희한한 일이 일어나더군.

그때까지는 그저 힘들고 괴롭기만 했던 회사가

아주 편안한 곳으로 보이더라고.

출세하려 하고 회사나 상사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니까 괴로운 거지.

월급쟁이의 삶은 한 가지가 아니야.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좋지."

p.47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시간적으로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공간적으로 한 곳에 연을 둔 사람들이다. 선함도 악함도 결국은 한 점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을 통해 절절한 사연들을 만난다. 앞으론 나 스스로도 쉽게 넘기지 못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몇몇 와닿았다.

 

"일이란 말이지, 돈을 버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거야.

사람들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면 즐겁거든.

그렇게 하면 돈은 나중에 따라와.

손님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장사는 망해."

아버지의 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었던 만큼

이 말은 무라니시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다.

p.365

내가 돈을 버는 이유와 돈을 벌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의 관계와 지금의 나의 일을 선택한 이유와 선택을 통해 얻는 이익과 나의 신념을 비교 점검해 볼 때과 왔나보다. 너무 리얼한 조직 생활의 내부고발자들을 양지로 끌어올린 이케이도 준의 <일곱개의 회의>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케이도 준

엔터테인먼트 즉 ‘재미’라는 소설의 본령에 가장 충실한 일본 최고의 스토리텔러. 은행과 기업을 무대로 벌어지는 미스터리에서 시작해,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치열한 ‘인간’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쓰고 있는 소설가이다. 1963년 기후 현에서 태어나 게이오기주쿠 대학을 졸업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자 독립해 비즈니스 책을 집필·출간 했다. 글쓰기와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했던 그는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미스터리 소설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일본의 권위 있는 미스터리 신인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목표로 집필에 몰두했다.

 

1998년 ‘은행 미스터리의 탄생’이라 극찬받은 『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란포상 수상을 이루어내며 소설가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은행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은행 미스터리의 탄생”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0년 『철의 뼈』로 제31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2011년 『변두리 로켓』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전대미문의 시청률을 기록한 TV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를 비롯해 거의 전 작품이 영상화됐을 만큼, 회사라는 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통해 극상의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스터리 장르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던 작가는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를 원했다. 그 결과 확실한 카타르시스와 재미를 주고자 했던 『한자와 나오키 1: 당한 만큼 갚아준다』와 미스터리 장르 안에서 펄펄 살아 움직이는 인간을 그려낸 『샤일록의 아이들』이 탄생했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통해 소설가로서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었다.

 

『일곱 개의 회의』는 중견기업 ‘도쿄겐덴’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은폐와 폭로의 기로에 선 직원들의 갈등을 그린 옴니버스 군상극이다. 이전투구를 거듭하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고자 하는 등장인물의 면면이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일한다는 것’의 정의正義란 과연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출간 반년 만에 NHK 드라마가 제작될 만큼 선풍을 불러 일으켰고, 이케이도 준의 매력을 단 한 권으로 느낄 수 있는 걸작이라 평가받으며 누적 1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2019년에는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출연진이 대거 출격한 영화 [일곱 개의 회의](국내 개봉명: 내부고발자들 -월급쟁이의 전쟁)가 개봉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실업 야구팀을 소재로 한 『루즈벨트 게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일곱 개의 회의』, 『육왕』, 『아키라 대 아키라』 등 30여 편 이상의 작품을 썼다. 그 밖에 [하늘을 나는 타이어] 등 출간 작품마다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며,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소설가이다. 이케이도 준은 독자에게 소설 읽는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신념하에 새 작품 집필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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