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너는 구원받을 준비가 됐니?

너는 구원받고 싶은 거니?

너는 정말로 깨어날 생각이 있는 거야?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는

때때로 본인 스스로가 구원받길 거부하기 때문이야."

"너...... 모나를 부를 수 있니?"

상실의 슬픔을 이겨내고

애도와 용서를 찾아가는 서로의 성장 이야기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의 작가 미사는 대만의 인기 로맨스 소설가이다.

이 책에 앞서 '마음의 병'을 주제로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는

자신을 내려놓는 순간 타인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한 소녀의 자기성장 소설이었다면

이번 두번째 작품은 뜻하지 않은 상실의 상처가 남겨진 자들의 마음 속에서

어떻게 치유되어 가는지 섬세하게 따라붙어 서사를 풀어가는

로맨스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외모는 같지만 성격은 달라도 너무도 다른 쌍둥이 자매 모디와 모나.

그들에게 일어난, 3년 전 ‘그 일’은 금기어가 되어 가족 중 그 누구도 먼저 발설하는 일이 없다.

두 주인공 모디와 모나의 시선으로 이끌어 가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씩 있을 법한

가슴 속 치유되지 못한 비밀의 그림자를 톡톡 깨울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오랫동안 마음에 묻어 두었던

한 친구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고,

그 친구의 부재가 가져 왔던 내 가치관의 변화는

마치 순식간에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_ 모디

 

모디 눈에 보이는 세상은 항상 파동이 수면을 일렁이게 하는 불안한 세상이다.

고요할 수 없는 긴장감. 온 몸의 촉수가 곤두서 있는 살엄음같은 하루하루.

겁도 많고 매사에 조심스럽지만 너무 소심해 보일정도여서

혼자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디가 최고의 명문사립고등학교인 뤼인에 입학을 했다.

최고위급 정ㆍ재계 인사의 자녀들만 들어오는 이곳에서

모디 혼자 고군분투할 생각을 하니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

마음이 불안불안하다.

 

잠시 뤼인 고등학교를 설명하자면,

아무래도 대만의 학교 교육 제도를 어느 정도 모사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우리와는 어떻게 다른지 살짝 기대가 되기도 했다.

뤼인은 신비주의 귀족학교.

뤼인에 입학한 학생들은 정,재계 인사의 자녀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특출났다. 게다가 뤼인은 사립 고등학교였지만 등록금은 일반 공립 고등학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대로, 성적이 그저 그렇거나 심지어 나쁘더라도 집안이 좋고 뒷배가 탄탄하면 뤼인에 입학할 수 있었다. 원래 인생이란 불공평해서 특별히 좋은 것은 특정한 사람만 누리게 되어 있다.

p.12 모디

모디가 등교한 첫날부터 부딪히는 사건사고들은 예상대로 순탄하지 않았다.

지웨이칭.

모디의 새학기 파트너. 조폭집안이라는 루머가 도는 카리스마 넘치는 야생마같은 거친 분위기.

훗날엔 모디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소년.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등원 첫날부터 아무도 옆 자리에 앉지 않자 아웃사이더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모디.

 

국어와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담임선생님 란관웨이.

지웨이칭과 날을 세우는 선생님의 냉랭함.

톈무펀. 딩옌링.

서로 남친을 빼았았다 아니다로 육탄전을 벌이는 사이.

어느쪽이 진실일지는...벌써 오픈하기에 이르다.

저우잉웨이. 모디와 첫날부터 단짝이 된 사이.

그러나 그녀의 상대방을 옭아매는 과도한 관계맺기 방법엔 문제가 있었다.

이런저런 등교 첫날에 벌어진 일들 때문에 최악의 날을 보낸 모디는집으로 돌아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모나에게 전부 고자질한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_ 모나

 

p.73

모나는 항상 빛나는 소녀다.

모디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오히려 정면으로 그녀를 돌파할 수 없을 정도로 당찬 모습이다.

엄마와 아빠는 3년 전 '그 일'

로 인해 이혼을 했고, 지금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의 소식은 알 수 없다.

이자카야.

이곳은 모나와 지웨이칭이 운명같은 만남을 갖는 특별한 장소다.

지웨이칭이 모나의 매력에 꼼짝없이 걸려들었으니까.

모디를 대신해 뤼인 고등학교에 등교한 후 모나는 역시 그녀의 방식대로

모디의 친구들을 대한다. 모디의 성격을 흉내내는 척이라도 하면서

학교에서의 갈등을 풀어나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모나는 오로지 그녀만의 방식으로 당돌하게 학교 생활을 고집한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_ 애도

 

모디와 모나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다.

쌍둥이 자매가 한 남자 친구를 두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모디는 모나에게 첫사랑을 양보한다.

 

p.107

사실 모디가 많이 아프다.

깊은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 둔 죽음이라는 멍에가 모디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모나는 3년 전, 이미 익사 사고로 모디의 아픈 푸른 바다가 되어 있었다.

모나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던 모디는 결국 모나를 가슴에 묻은채 둘의 인격으로 살아간다.

늘 곁에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런 부재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상실의 아픔이다.

존재의 상실과 함께 감정의 상실, 일상의 상실, 시간의 상실.

겪지 않을 미래 시간의 상실은 더 크나큰 상실이다.

이미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 나를 두고 있을 것이므로 미래 시간은 부재다.

떠나간 사람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우리는 모디와 함께 모나를 고민한다.

놓아버리는 순간 아무것도 아니려나...... 모나를 이제는 놓아주어야 하는데.

진실한 감정은 무엇일까.

우리는 떠나는 사람을 향해 어떤 마음으로 애도를 보내야 하는 걸까.

모디는 생채기로 남았던 모나를 향한 무거운 죄책감을

거두어내며 아름다운 작별을 할 때가 왔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_ 용기

 

모나를 사랑했던 지웨이칭.

모나와 오랜동안 온라인 친구였던 란관웨이 선생님.

그리고 모디와 엄마.

모두가 모나를 사랑했으므로 그녀를 애도하려 한다.

용기를 내어본다.

p.112

이별과 마주할 용기는 깊은 단단함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단단함이고 견고함이다.

격을 지켜주어야만 맞잡던 손을 깔끔하게 털어낼 수 있는 마지막 악수다.

미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할 사랑과 용서의 용기다.

 

 

모디를 보며 모나를 보고 모나를 보며 모디를 보았다.

그리고 나를 본다.

나는 상실의 아픔을 잘 애도하고 있는지,

용기내어 나를 구원하고 있는지 말이다.

미사 작가의 메시지처럼 '마음의 병'을 치유하지 못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같은 기억 앞에서 같은 실수를 하거나,

같은 일을 반복할 뿐 극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나의 애도와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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