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사람이면 정체를 드러내고 괴, 괴물이면 썩 물러가라.”
보름이의 목소리는 벌벌 떨리고 있었다.
괴물들은 자기들끼리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괴물이면 물러가라고?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해?”
“우린 도깨비니께 그냥 이대로 있으면 되겠구먼. 껄껄껄껄.”
보름이의 귓가에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라고? 도깨비? 꿈에 나온 괴물들이 도깨비였어?’
깜짝 놀란 보름이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커다란 달걀처럼 얼굴과 몸이 둥그런 괴물과 눈이 딱 마주쳤다.
“으악! 살려 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보름이는 다시 고개를 처박으며 사정했다.
“얘는 왜 우리한테 살려 달라는 거야? 이봐, 문지기!
상속자 제대로 데려온 거 맞아?
이번 상속자는 상태가 좀 안 좋은 것 같아.”
“상속자인 것도 맞고, 상태가 안 좋은 것도 맞아.
야아옹. 보름 아가씨, 이건 꿈이 아니니 어서 고개를 들어 보세요.”
보름이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던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말투가 이상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섞여 나왔던 것이다.
“내가 드디어 미쳤나 봐. 말하는 고양이에, 도깨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