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기억들은 무미건조해져서 지금은 더 이상 가슴 뛰지 않는다.
정말 미안한데, 그 시절은 그때뿐이고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왜 나이 듦은 내 마음 들여다보는 일을 어색하게 만드는 것일까.
추억은 그리움을 주고 기다림을 주는데 사람을 주지는 않나 보다.
내 것이 될 수 없었던 한때 행복했던 그 시간들은 미련이 없고,
초 미세 먼지처럼 주의하라고 발령 주의보를 내려버린다.
사랑은 그렇게 기억의 편린 속에 삐딱하게 남아 있지만,
작가는 그 삐딱하게 눌린 자국들을 실수로 쏟아버린 물들로 씻어버린다.
일도 사랑도 어설프기만 한 진행 속도에 사람과 섞이는 관계들에 상처받고
말들에 상처받고 타이밍에 상처받는다.
이런저런 모양새로 치이는 마음들.
필자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속앓이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미안해, 실수로 널 쏟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