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백선경 지음 / 든해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공 동 구 매

 

#백선경작가

#스릴러장편소설

#든해출판사

#북로그디자인

 

 

공동구매에 등장하는 일부분은

'나도 경험한 내용이다'라고

공감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

 

비가 몹시도 내리는 날 저녁,

마침표를 찍으며

무릎까지 오는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겨우

탈출한 듯 안도감과 허탈감이

동시에 엄습했습니다.

 

한동안은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 느꼈던

기분을 남겨 두려고 합니다.

작가의 말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거대하게 성장하였다.

커뮤니티가 자리 잡을 초기에는 소셜 네트워크의 조직망이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온라인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사사로운 분쟁과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난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최근에도 연예인이 악플에 시달리다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기도 했고, 모 쇼핑몰 업체는 제품의 불량에도 불구하고 고객 응대 방식이 바르지 못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는 결국 폐업 수순을 밟기도 했다.

온라인의 장점인 오픈 공간, 빠른 관계망 서비스, 대량 정보 전달이라는 것들은 오히려 부작용의 폐해를 낳는 단점으로 악용되었다. 소설 공동구매는 이러한 대형 온라인 몰들이 회원들을 등에 업고 조직적으로 벌이는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들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돈과 권력, 명예욕이 익명의 인간 무리 속에서 얼마나 쉽게 뿌리내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공동구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콤플렉스가 있거나 증오가 가득 찬 마음을 가진다.

자신들의 프로필을 과장하고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위장해 과시하고, 사람들은 그 허상을 쫓고 급기야는 믿게 된다. 허상이 진실이 되는 그 순간, 모든 욕망하는 자들은 사냥을 시작한다. 마녀사냥을 하듯 가짜 제보와 허위사실 유포로 바른 의심과 바른 사용을 요구해 타깃이 된 자들은 온라인에서 매장당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리고 사냥꾼들은 임무가 완수되면 또 다른 아이디로 재등판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이다. 죄책감은 없다. 그냥 그런 일들이 매일이다.

 

 

여자 ‘화영’

장마철 날씨.

갑작스러운 폭우로 계획이 뒤틀렸지만

속옷 차림에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남자를 사냥하는 바바리우먼.

그녀의 광기 어린 미스터리한 등장으로 소설 도입부를 빠른 템포로 끌어간다.

 

화영은 아픔이 있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에 못 이겨 어머니와 함께 도망친다.

어머니가 데려가 준 곳은 정신과 의사인 새아버지와 오빠가 된 기정이가 사는 곳.

하지만, 행복도 잠시……

 

 

“새아버지는 술을 마시지 않고 때리지 않는데도

엄마는 얼굴근육이 마비될 정도로 긴장한 날이 많았다.

그런 엄마가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살 때보다 더 불쌍해 보였는데,

엄마는 완전히 복종하는 자세로 살았다.”

 

악의 본능.

 

새아버지는 화영이를 재물로 삼듯 그렇게 삼켜버린다.

화영은 새아버지 말을 거역하는 것은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고,

질서가 망가지면 가족도 망가지고 엄마와 자신은 불행해진다고 믿었다.

 

 

“말 잘 들을게요.”

 

 

엄마의 자살.

 

그 후 화영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수없이 견디다 도망친다.

13살 연상의 일용직 노동자와 살림을 차린 후 또 다른 학대.

분노의 폭식, 168cm, 128kg의 거구의 괴물로 변한 그녀 앞에 기정이 나타난다......

화영을 지켜 줄 또 다른 탈출구가 보이는 걸까......

 

 

여자 '콜린'

비대한 몸집으로 별 볼일 없는 그늘에 빛이 없다가,

비대한 몸집으로 봉제공장 잡부로 취직을 하게 된다.

힘깨나 쓸 일에 쓸모 있는 인간이어서 행복하게 일하던 콜린은

상사의 성희롱 덫에 걸려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직장도 잃고 상사는 이혼을 당하고 그 분노의 탓을 콜린에게

돌리며 갖은 모욕과 치욕을 안겨준다. 음식 솜씨가 좋은 콜린은

지인의 조언으로 김치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온라인 판매의 성행과 맞물려 결과가 나쁘지 않다.

새롭게 ‘주부 세상 만세’를 오픈하고 본격적 판매를 시작한다.

콜린은 새로운 세상을 본다.

온라인의 새로운 유토피아 ‘주만세’의 판이 벌여지고

콜린은 공동구매를 통해 자신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세상을 움직인다.

거침없는 부도덕적 행위는 도를 넘어서고 그러는 만큼 가리어진 정의와 선행이란

이름으로 기부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상처받은 여자들의 복수란 이름으로

급기야 인간 공동구매가 진행된다…..

콜린, 화영……

페미니즘을 사고 싶은 나의 욕구를 건드리면서

이들의 후반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온라인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우리의 모든 활동을 추적하다가 인공지능의 딥러닝처럼 우리를 감시하고

학습하고는 태생을 물을 수 없는 슈퍼 변종 바이러스처럼

우리의 삶 속에 잠식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극과 극의 대립이 혐오로 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몰아가는지,

공동구매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둘의 모습이 교차된다.

그녀들의 복수심과 상처를 내가 구매하고 있다.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를 시작한다.

얼마의 값을 지불하던 상관없이

나도 변종 바이러스에 잠식된 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 두 여자 콜린과 화영을 응원하면서 남자들을 응징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에게 최선을 다하면 공허함이 채워질 거라는 기대와

죽어 마땅한 죄를 저지르고도 살겠다고 보호받는 그의 이기적인 선택이

합쳐지면 어떤 결론이 내려질까?

최적과 최악의 결과는......

기정의 말 p.252

 

작가소개

백선경 白 仙 璟

『농사짓는 여인』으로『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시작.

 

발표한 작품

『반란』『까만고무신』『길에서』『고독의 집』

『동거인으로부터의 탈출』『 조릿대』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1~2』

『내 삶의 전부를 눈물로 채워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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