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 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 위대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어린이 인문교양 3
김선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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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아이로 키우는 철학 동화

★ 위대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어린이 인문 교양

 

 

 

달라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

 

 

 

 

 

요즘 사회 뉴스를 들여다보면 청소년 집단행동이 원인이 되어 벌어진

잔혹한 폭행 범죄나 소동들이 끊임없이 보도되는 걸 봅니다.

비단 청소년만이 아니라 지성인이라고 하는 성인들의 단체 집회나 시위 행동 안에서도 극단적으로 치닫는 감정 대립, 혹은 혐오를 분출하는 과격한 언행들도 접합니다. 그리고 해외 보도 소식 중 가까운 곳, 홍콩 사태와 관련된 뉴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마음들이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한 상황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에 대한 이해와 우리 안에 잠식해 있는 악의 성질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를 느끼는 것 같아요.

 

 

 

전체주의를 탐구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

독일 태생의 유대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는 제1차,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거칩니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반나치 활동을 하는 친구를 도와주다 끌려가

8일 동안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수용소에 잡혀가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풀려나

무국적 난민의 지위로 세계 여러 나라를 떠돌다 미국으로 망명하게 됩니다.

국가 없이 떠도는 유대인으로 살아가며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치 독일에서

나타난 전체주의를 연구하여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을 출간합니다.

또한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말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저서를 씁니다.

"악행"이란 악마 같은 괴이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인간도 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인간이 아무런 '생각 없이' 명령대로 행동했을 때 6백만 유대인 학살과 같은 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악행을 멈추는 방법은 인간과 의미를 고민하는 생각'이라 말합니다.

 

<달라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등장인물
 
김호곤 - 공부, 발표, 운동 뭐든지 잘하고 인기도 많은 아이.  아이들이 뽑아주면 당연히 반장이 될 거란 자부심이 있지만 3,4월엔 1표 차이로 밀림. 이번엔 자신했지만 선생님이 강제적으로 선출해버린 왕따 김승진에게 밀림.

 

김승진 - 왕따이자 새로 선출된 반장. 후줄근한 옷차림과 이상한 냄새, 어눌한 말투, 점심시간밥 먹는 일만 일등인 아이. 스승의 날 특별수업을 하러 오신 호곤의 아버지와 악수를 하며 반장을 인정받는 것 같은데...... 반장으로서 학급회의를 잘 진행해 반 친구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김호곤 아버지 - 정치철학 교수로 한나 아렌트에 대한 논문을 씀. 수업 시간, 아이들에게 어려운 철학 이야기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어 한 번 더 수업할 기회가 생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셨을지......

 

슬범, 용수, 성훈, 태섭 - 재수 없는 왕따 자식 승진이를 어떻게 해서든 혼내주려 함. 반장을 놓친 친구 호곤이를 도와 괴롭혀 주려고 별난 아카시아로 불러내는데...... 

 

  

<달라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이야기 속으로

 

담임 선생님의 반장 지정 선출로 아이들의 의견이 분분해집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가까이하지 않는 왕따 친구가 반장이 되었으니 더욱 그렇겠지요.

아웃사이더의 왕따 문제는 비단 학교만이 아니라 성인 그라운드인 우리 사회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외국인 이민자, 노동자 증가, 페미니즘 운동 어찌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낯선,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대한 배타적 생각들에 의해 복합적 문제로 발생되는 것 같아요.

'다름'과 '차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우리 반 왕따가 반장이 됐다’라는 소재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결여와 생각 없음이

악의 충동들과 결합해 많은 재난과 불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나 아렌트

 

 

 

우리 반 왕따 승진이가 어쨌든 반장이 되었으니 호곤이와 친구들은 불만이 한가득입니다. 호곤이는 더욱 그런 것이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커진 것이겠지요?

 

호곤이는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시청 중이던 TV 속 유대인 학살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깁니다. 60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더 깊은 얘기는 아빠와 나누기로 하지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많은 유대인들이 전쟁 중 나치에 의해 학살되었어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유대인들은 나치를 상대로 저항하지 않고 고스란히 그 고통과 몰살의 공포를 끌어안게 된 거였어요. 유대인의 역사를 살펴보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가면서 우리를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나 아렌트는 인간이 모여 생각을 나누고 자신들의 보호와 권리를 위해 의견을 내세우고 주장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런 정치활동을 통해서만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다는 거예요. 이런 활동이 결여되면 유대인의 역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공동의 행위를 이끌어 내는

바로 그곳에서

진정한 권력이 형성된다.

한나 아렌트

 

스승의 날 특별 수업이 있는 날,

호곤이 아버지가 일일 선생님으로 오셔서 한나 아렌트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정치의 필요성을 일상생활과 연관 지어 쉽게 설명해 주어서 아이들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되지요. 특히 호곤이와 그 친구들의 상진이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미움을 받을 이유도,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는 거라는 마음속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노을이 그냥 노을이 아님을 발견한 호곤이는 노랑, 빨강,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있어야 노을이 됨을 깨달아갑니다. 정치라는 것은 동일함이 아닌 다름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다양성 안에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더욱 성숙해져 가는 것이니까요.

 

엄청난 악이 생각 없음이라는

단순한 원인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

 

 

 

 

학급회의가 있는 날,

환경미화 심사가 있어 교실을 깨끗하게 꾸밀 방법에 대하여 회의를 합니다.

예상되듯이 모두들 승진이의 회의 진행이 맘에 들 리가 없지요.

진행이며, 안건마다 트집을 잡거나 승진이의 발언을 무시합니다.

사실 우리가 매일 뉴스에서 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는...

하지만 승진이는 말이 느리고 어눌할 뿐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상대의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은 바르고 당당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한나 아렌트의 생각 한 줄, 모두가 적극적 참여를 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있어 편견과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정치는 서로 자기 것만 주장하는 데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도 경청하고 이해하고 더불어 더 나은 해결 방법을 제안하고자 뜻을 모으는 데 있는 것입니다. 무조건 옳고 무조건 그른 생각은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엔 대화와 토론은 정치의 기본적 바탕입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끼리의 정치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권위적이거나,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나이가 많아 세대 차이 난다고 외면하거나 하지는 않는지... 혹 자신만의 생각을 주장하기 위해서 억지 이유를 대는 건 아닐지... 다시 한번 반성해보게 됩니다.

 

호곤이는 승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사과해고 싶어집니다. 유대인을 600만 명이나 죽게 만든 장본인 아이히만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는 유죄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의 지시를 따르거나 그 일을 시키는 대로 따르기 전에 그 일의 의미를 알려고 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고, 그 일이 주는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는 행동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지 ㅇ낳으면 나도 모르게 무리에 휩쓸려 혹은 무지해서 나도 모르는 악한 행위들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곤이는 승진이와 오해를 풉니다. 승진이 엄마는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굽어진 중증 장애를 갖고 늘 침대생활을 합니다. 승진이는 매일 엄마를 간호하면서 대소변을 가려드리느라 몸에서 쾌쾌한 냄새가 났던 것이고, 어릴 때부터 엄마와 대화를 하다 보니 승진이도 언어발달이 늦어 말이 어눌했던 것입니다. 승진이의 사정을 알고 난 후 호곤이는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고 미안해졌어요.

 

 

정치적 전체주의가 생각 없는 모든 사람들의 산물이었듯이

우리 시대의 기술적 전체주의도 현대인들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한나 아렌트

 

 

 

 

승진이네 집 형편

승진이네 아버지는 회사를 그만두고 승진이 엄마를 돌보는 일에 전념합니다.

병원비 용도 감당하기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승진이 엄마를 그냥 방치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승진이 아버지는 그러나 행복합니다. 가족이 아파보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척박한지 깨달았어요. 세상엔 장애인을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는 일에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장애인 권익을 보호하는 시민 단체에서 활동합니다. 사회적 명성과 부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가치의 기준이 다 다르고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도 시사해 줍니다. 돈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승진이 아버님과 같은 생각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소수의 의견이 존중받는 정치적, 기술적 존재 가치를 함께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달라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구성

 

자음과 모음 출판사가 출간하는 어린이 철학동화 인문 교양서들이 너무 좋아서 적극 추천합니다. 생활 철학 입문서처럼 성인들이 읽어봐도 손색이 없어 저는 늘 추천합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나누거나, 독서논술이나 인문 프로그램의 지도책으로 함께 읽고 생각해도 너무 좋아요.

그리고 각 장의 중간중간 '네 생각은 어때?', 마지막에는 '철학자의 생각', '즐거운 독서 퀴즈' 코너가 있어서 독전 셀프 체크로 활용하거나 독후 마무리 요약정리 활동 등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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