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 심사가 있어 교실을 깨끗하게 꾸밀 방법에
대하여 회의를 합니다.
예상되듯이 모두들 승진이의 회의 진행이 맘에 들 리가
없지요.
진행이며, 안건마다 트집을 잡거나 승진이의 발언을
무시합니다.
사실 우리가 매일 뉴스에서 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는...
하지만 승진이는 말이 느리고 어눌할 뿐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상대의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은 바르고
당당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한나 아렌트의 생각 한 줄,
모두가 적극적 참여를 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있어 편견과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정치는 서로 자기 것만 주장하는 데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도 경청하고 이해하고 더불어 더 나은 해결 방법을 제안하고자 뜻을 모으는 데 있는 것입니다. 무조건 옳고 무조건 그른
생각은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엔 대화와 토론은 정치의 기본적 바탕입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끼리의 정치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권위적이거나,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나이가 많아 세대
차이 난다고 외면하거나 하지는 않는지... 혹 자신만의 생각을 주장하기 위해서 억지 이유를 대는 건 아닐지... 다시 한번 반성해보게
됩니다.
호곤이는 승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사과해고
싶어집니다. 유대인을 600만 명이나 죽게 만든 장본인 아이히만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는 유죄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의 지시를 따르거나 그 일을 시키는 대로 따르기 전에 그 일의 의미를 알려고 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고, 그
일이 주는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는 행동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지 ㅇ낳으면 나도 모르게 무리에 휩쓸려 혹은 무지해서 나도 모르는
악한 행위들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곤이는 승진이와 오해를 풉니다. 승진이 엄마는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굽어진 중증 장애를 갖고 늘 침대생활을 합니다. 승진이는 매일 엄마를 간호하면서 대소변을 가려드리느라 몸에서 쾌쾌한 냄새가
났던 것이고, 어릴 때부터 엄마와 대화를 하다 보니 승진이도 언어발달이 늦어 말이 어눌했던 것입니다. 승진이의 사정을 알고 난 후 호곤이는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고 미안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