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함 - PrarabdhA
조길제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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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함,  '운명'  "이라함" 

                  - 이 삶이 끝난 마지막을 준비한다

 

 

 

 

 

#운명이라함 #지식과감성

#판타지소설 #운명

#조길제 지음 #덕

 

육체를 통한 모든 행위는 육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이미 운명은 결정지어졌다.

그대가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상관없다.

그대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자유는

그대의 마음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고

그곳에서 행위자를 포기하는 것이다.

-라마나 마하리쉬

 

 

나서 죽기까지, 오직 삶에 순종하고 정해진 이치대로 순리 따라 덕을 지고 가는 길.

그 길 위에 운명처럼 불어오는 바람의 의미는 뭘까.

나의 가고자 하는 방향 틀기를 원하는 거처럼,

 때론 그 방향으로 재촉하기를 원하는 거처럼 그렇게 내 안에서 끊임없이 말을 건다.

똑바로 살라고.

운명은 뭘까.

여기 그런 운명을 거스를지 따를지, 집요한 그림자 운명, 이라함과 동행하는

한 사내가 있다.

사내는 하산, 이 소설을 이끄는 주인공이다.

시대 배경은 어느 중세기쯤, 인도의 어느 산맥 줄기를 타고 나라를 이루는 곳.

황제를 독살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태자 하잔은 숙부 쇼카의 왕위를 차지할 계략에

휘말려 도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자신의 화려했던 황태자의 신분을 내려놓고 생면부지를 위해 충신 라산의 도움으로 

 운명에 쫓기듯 도망치는 신세가 되어서야 자신의 운명, '이라함'과 조우한다.

 

 

 

하잔의 운명'이라함'

이라함은 운명의 길잡이다.

참회와 고뇌 속에서

흘리는 인간의 눈물은

빛나도록 아름답다.

운명의 손길 p.31

 

하잔의 내면세계인 이라함의 도움으로 얄팍했던 그의 정신과 육체에

단단한 내공이 쌓이고

덕을 이루는 왕다운 모습으로 차차 변모하게 된다.

하잔이 고난과 시련을 겪을 때마다 이라함이 그를 견고하게 단련시킨다.

 

 

지금껏 쌓아온 너의 지혜라고는

고작 작은 술잔에 담긴 한 모금의 양보다 부족하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네 목이 잘려 나가는

비참한 꼴을 보여 주고 싶으냐.

어떻게든 네가 사는 것만이 효도이고,

그들에게 꺼지지 않는 희망의 빛이 되는 거다. 어서 가자.

운명의 손길 p.30

 

 

인간은 자신의 타고난 운명을 지고 세상에 나온다.

운명은 피와 땀, 눈물 그리고 고귀한 희생으로 형상화되어 진정한 가치를 얻는다.

이런 운명을 받지 못하고 가리어지면 인간은 삶의 깨달음과 진리를 얻기까지 업을

등지고 싸워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숙명적 굴레고 '인생'이다.

 

‘운명의 선로에 들어서면 절대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잔은 2년의 노예생활, 만나야만 하는 새로운 사람들, 살이 찢기는 시련의 나날들, 

 죽음을 무릅쓴 기나긴 분노와 좌절의 울부짖음, 피와 고통의 채찍질.

하잔은 깨닫는다. 운명은 쉬이 엮이는 금덩어리가 아님을.

「운명」은 끊임없는 수련과 갈등과 고민 속에서 덕을 쌓는 고해의 수행을 마다하지 않는 것.

삶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대하는 것. 이라함의 표주박에 하잔의 깨달음의 가치가 쌓인다.

하잔은 드디어 이라함에게 바틀란족의 정신이 깃든 가죽신, 흰 외투를 선물할 수 있게 된다.

 

전쟁 속에 오른 피난길, 아비야사, 새로운 왕국을 세우고 평화가 찾아오는 듯 하나

그것도 잠시

티아기니의 유혹이 찾아온다.

운명은 또 다른 운명과 얽히고설키게 된다.

운명과 운명이 조우할 때, 치열하게 맞서 싸워

나의 운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스스로의 운명에 진정한 사랑과 견고한 진리,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를 단단히 쥐어야 한다. 

세상 유혹은 끝이 없고 시간을 정하여 찾아오는 법이 없다.

언제든 유연하게 맞설 나를 준비해 둬야 한다.

하잔은 이라함이 도움으로 티아기니의 유혹을 이겨낸다.

하잔은 성인이 된다. 운명을 치고 가치를 숭고히 드높인다.

그리고 모두의 희망이 된다.

하잔의 깊고 넓은 직관력과 통찰력은 그를 추종하는 백성들을

행복하게 하고 평화롭게 만든다. 운명의 여유. 그는 돌아볼 줄 아는 성군이 된다.

전쟁 중 맞은 화살로 최후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는 기적처럼 잠시 깨어나 우리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한다.

 

 

 

 

 

 

 

잠든 자들이여......!

그대들의 운명을 깨워라.

깨어나려는 자여......!

네 웅ㄴ명을 믿어라.

지금 이 순간 그대들의 운명보다 더 값진 선물은 없도다!

카르마의 산 p.222

 

 

죽음 앞에서도 하잔은 모든 것들에 깃든 그들의 운명과 기운이 잔잔히 흐르는 물과 같이,

아늑하고 영롱한 빛과 같이 느껴지는 초월함이 가득하다.

우리도 쉼 없이 운명을 달려 이루는 끝자락에서 하잔처럼 될 수 있을까......

 

판타지, 그리고 무협지 같은 소설 전개와 탄탄한 문장으로 행과 행 사이의 사유를 물고 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살을 더 붙여 좀 더 길었더라도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이야기가 재미있고 하잔과 이라함에게 몰입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집중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란 나의 정체성에 대한 첫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간다. 나는 똑바로 살고 있는 것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이라 함... 나도 믿게 되었다.

 

 

저자 : 조길제

1974년 慶北生

 

소설 「태양의 아들」, 「3일의 사랑」, 「빛과 바람」, 「겨울혼」

 

작가는 20대부터 인도철학과 종교에 뜻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여러 스승들이 던진 심오한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덕(德)이 빛바랜 시대에 [덕해산가] 블로그를 운영하여 인문철학과 관상학(觀相學)을 논하고 덕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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