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과 신호 - 당신은 어느 흔적에 머물러 사라지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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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과 신호

 
 

당신은 어느 흔적에 머물러 사라지고 있는가

무지를 아는 자는 ‘나는 누구인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비극의 아름다움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다

 

시인이자 정신분석상담가인 윤정 작가의 책이다.

철학을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의 접근이 굉장히 신선했다.

허구와 현실의 세계를 매개하는 중간 개체가 신호로 온다는 것이다.

그 신호라는 것은

우리가 열망하는 것,

바라는 것,

때로는 지워버리고 싶은 것까지

모든 것을 잡아낸다.

이런 신호는 인간을 해석하게 만든다.

인간이 신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이 재탄생한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이 신호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원래 가지고 있던 태생적 의미는 해석 과정을 통해

다른 정보들을 생산해 내고 그것들을

개개인이 소화해 내는 머무는 시선이 있게 된다.

굉장히 많은 철학자들과 수학자, 과학자들의 이념 체계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의 생각과 현상들이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떻게 보편화되어 가는지,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로 바뀌기까지 섬세하게 성찰하던 그들의 정보력은

어떤 갈등을 통해 신호를 정보로 교환하고 남겨놓는지 작가의

깊은 성찰을 통해 알아갈 수 있었다.

굉장히 즐거운 인문학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

태고부터 현상의 세계까지,

탄생과 죽음을 아우르는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고 숙연해진다.

미래를 향한 우리의 생존은 결과를 알 수 없이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과 현상 속에서 현란한 과정을 겪고 있다.

이 현상들을 통해 당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보장하리란 법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흔적과 신호 체계를 돌아보면서

각 시대를 변화시킬 새로운 해석을 통해 새 희망을 품고 나아갈 수 있다.


 

제 1부 상상의 질서

1. 허구의 주체

2. 나는 누구인가

3. 늘, 그 자리

4. 비극의 탄생

5. 비극의 모호성

6. 독재의 신

7. 폭력과 성스러움

8. 성전(聖戰)의 성전(聖戰)

9. 사유와 존재의 완전한 자

10. 신, 예술에 빠지다

"상상은 나를 위로해 줄 유일한 대상의 세계다.

그 시계는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욕망한다.

상상의 세계가 없다면 모든 삶은 비극이다"

4, 비극의 탄생

 

-흔적

비극 속에서 태어난 이성은 도덕과 정의로 심판하고, 자기 은폐적인 행위를 평등이라는 환상으로 이어놓기에, 소외와 결여의 함성은 끊어질 날이 없다.

이성을 향한 본성의 그리움은 비극의 탄생을 알리는 흔적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신호

모든 사물에는 수학적 원리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이데아가 가지는 원리다.

그 원리 때문에 인간의 논리적 이성은 진리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보이지 않는 진리를 향한 존재에 불과하다.

 

-정보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영원불멸의 이상을 갈구한다.

보이지 않는 진리에 다가서는 삶을 통해 죽음의 공포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보이지 않는 이데아는 상상의 질서가 만들어낸 관념의 주인이니 동시에, 모든 존재적 사물이 지향해야 하는 목적의 주체가 된다.

 

-시선

상상은 나를 위로해 줄 유일한 대상의 세계다.

그 세계는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욕망한다.

상상의 세계가 없다면 모든 삶은 비극이다.

 

제 2부 상징의 질서

1. 종교 개혁

2. 자아는 무엇인가?

3. 시간은 공간과 물질 사이를 측정하는 도구다

4. 하늘과 땅 사이 숨겨진 천국을 그리다

5. 모든 인과성(因果性)은 자신을 향해 나아간다

6. 자아는 균형과 조화의 질서다

7. 자아의 주체는 감정인가? 이성인가?

8. 자아는 선(善)을 안고 자유로 나아간다

9.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 자아는 평등의 구조 속에서 지상 천국을 외치다

2. 자아는 무엇인가?

 

- 흔적

눈이 내리는 숲속의 나무들은 떨어진 낙엽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숲은 멸종의 운명 앞에 떨지 않고 그 자체로 빛나는 설국의 나라다.

숲은 세상의 빛, 바람, 습기를 걸러내고 있다. 빛과 그늘, 마름과 젖음, 소음과 적막, 공감과 차단의 완벽한 조화 속에서 인간의 마을을 안아서 키운다. 그 숲에서 인간의 시선은 분열된 흔적을 본다.

-신호

모든 생명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고받은 흔적을 남기고, 흔적 속에 머문 신호의 체계를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 중세의 끝무렵에는 그 신호가 자아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현된다. 그로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동서양에 걸쳐 의미심장한 화두로 떠오른다.

-정보

확실한 존재는 데카르트의 사고에서 절대성을 지닌다. 절대성을 지닌 인식의 주체를 자아의 중심에 두려는 것이 근대 사상의 시작점이다. 이런 시각은 과학에도 반영되어 모든 것은 진리를 향해 나아가려는 목적 지향이 있다는 관점을 갖게 된다.

공간 속에 머문 모든 점을 물질을 매개로 공간 속에서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다.

-시선

인간은 자아에 대해 생각하는 존재다.

자아는 생각하는 마음에 다름 아니다.

자아는 신체와 무관한 순수지성이다.

마음의 존재인 자아는 외부의 대상세계를 알기 전에

독립적으로 존재한 주체다.

생각하는 자아는

물질적 대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완전한 실체다.

 

 

 

제 3부 현상의 무질서

1. 우리는 빛과 그림자다

2. 우리는 알 수 없는 신대륙에 머물다

3. 우주의 공간에서 춤추는 우리를 보았는가?

4. 우리는 불완전하기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

5. 우리는 비극의 아름다움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다.

6. 모른다는 것은 첫사랑이 머문 공간의 전부다

7. 우리는 상실의 아름다움 속에 머문 공간의 주체다

3부는 특히 지금과는 다른 다양성과 존재의 평등, 상상을 뛰어넘는 창의와 독창성이 요구되는 이 시대의 흐름에 성찰이 필요한 주제들을 묶어둔 것같다.

우리는 새로운 신호를 잘 받아 고민하고 이해하고 의미있는 기호로 이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같다.

 

꽃에

나비가

앉아 있다

어둠 속에

별이 빛난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한 번도

헤어지지 않았다

그대로다

--- 「서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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