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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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첫 아이를 갖고 태교를 시작하면서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고,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싶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시작한 나의 좋은 엄마되기 프로젝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드던 초보 엄마의 육아행진에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준 것은 오로지 책, 매거진 혹은 미디어 매체를 통한 정보 등이었다. 지금도 내가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골라내는 일이 가장 힘들고, 다른 사람들의 전문인다운 의견이 곧 내 것인 것처럼 녹아들고 그 정보들을 나도 또한 어떻게든 전하고 있었다. 다들 소유하고 있다는 전집이나 혹은 유명 도서가 우리 집에만 없으면 세상 두 쪽이라도 나는 듯 그렇게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최윤정님의 <슬픈거인>이라는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처럼 그렇게 빠져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기억으로 다시 최윤정님의 책에 집중했고 감회가 새로웠다.

   

이번에 새로 읽어 내려간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를 읽어보면서 내가 무엇을 간과하고 있고 무엇에 집착을 부리고 있었는지 아뿔사...둘째 아이를 키우는 나의 교육관에 제동이 걸렸다. 세상은 변화하고 조금만 눈을 들어 보아도 다양한 수식어구의 문화가 증강현실처럼 공존하고 있는데 나의 기준은 어디쯤에서 푯대를 그리고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문학이 문학다운 면모를 어떻게 아이들의 세상에 녹여야 하는지 어른들에게 알려주는 것 같다. 또한 어른이 먼저 깨닫고 경험한 후 옳다, 그르다를 가르려 하는 기준을 알려 주는 일이 얼마나 아이들의 창의성을 누르는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인성동화나 성교육 동화를 선정할 때를 떠올려 보면서 어떤 책들이 양서였는지 한 번 더 되짚어볼 기회가 되었다.

       

책은 아이들이 세상을 배워나가는 문 속의 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로서 교육도 중요하고 공부도 중요해서 논술도 중요하고 독후활동도 중요하지만 정답을 미리 알고 문을 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소중한 재미를 지켜주고 싶다. 좋은 책을 대하고 그 안으로 여행을 떠날 때 아이만의 힘으로 가치와 좋은 정서를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다.

        

이 책은 최윤정님의 섬세한 감수성과 탁월한 정서로 아이들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를 연결해 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나처럼 책무덤의 꼭대기에서 늘 고민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책을 보는 안목이 부족한 나에겐 아주 훌륭한 안내서였기 때문에 강력추천하고 싶다. 최윤정님의 깊은 연륜에 수백 번 공감하며 계속해서 연습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 나와 내 아이들의 소소한 책 읽는 행복을 위해 어떤 책을 고민하고 배려하고 골라주어야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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