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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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온몸이 토막 난 채 불에 탄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아르헨티나 대표 작가로 세계적 거장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생소한 작가인 크라우디아 피녜이로의 새로운 작품 <신을 죽인 여자들>은 범죄와 수수께끼의 아름다운 춤을 추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통해 여러 인물의 시선과 감정을 여과 없이 그려냄으로써 독자를 미스테리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피녜이로의 서술력은 뛰어나다. 소설은 여러 인물의 시점을 따라가면서 사건의 복잡성을 드러내고, 마치 퍼즐 맞추듯 각자의 시선과 감정을 조합해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꼬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피녜이로는 이를 섬세하게 조합해 내면서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작가는 범죄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의 어둠과 인간의 본성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종교, 권력, 사회적 가치관 등을 사건을 통해 드러내며, 여성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들려준다.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총평하자면, <신을 죽인 여자들>은 미스테리와 복선을 아름답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작가의 탁월한 서술과 캐릭터 묘사는 독자에게 지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스터리와 복잡한 인간 심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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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다가가기 - 우정과 상실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
후아 쉬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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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을 보면서 OTT가 주류인 요즘 있을 수 없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 중 한 단면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어쩌면 성장 소설과도 닮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소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후아 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쓴 <진실에 다가가기>에서 우정과 상실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 책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대만계 미국인 후아 쉬의 대학 시절 친구인 켄 이시다와의 이야기와 그들의 우정, 그리고 켄을 잃음으로써 겪은 상실을 다룬다. 후아 쉬는 가족 이민사와 함께 켄과의 우정을 기억하는 성장 이야기를 전한다. 이 가족사와 친구 이야기는 후아 쉬의 삶과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고 있다.


켄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후아 쉬가 겪은 감정의 혼란과 상실감, 이를 통해 그가 인생과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의 친구를 잃은 슬픔과 함께, 상실을 통해 삶과 인간관계,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전달한다. 그의 이야기는 우정과 상실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며, 독자들에게 공감과 사색 거리를 제공한다. <진실에 다가가기>는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진실과 우정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따라 너무나도 인간적인 느낌과 깊은 사색이 담겨져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안타깝지만 멋져 보이는 20대 초반의 청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 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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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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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의 탈시설화에 방아쇠를 당긴 로젠한 프로젝트,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조현병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 갈뻔 했지만, 다행히(?) 선을 넘지 않고 살아 남은 이야기로 시작하여, '가짜 환자로 정신병원에서 살아남기'라는 로젠한 프로젝트를 살펴보는 내용이다. 1973년,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은 8명의 정상인을 고용하여 정신병원에 잠입시켰다. 로젠한은 이들에게 정신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을 흉내내도록 지시했다. 놀랍게도, 로젠한의 가짜 환자들은 모두 정신병자로 진단을 받았다.


로젠한은 스탠포드 심리학과 교수로서, 그 당시 사회심리학 실험이 왕성했던 분위기였다. 마시멜로 실험이나 모의 교도소 실험같은 유명한 연구들은 현재까지도 잘 알려져있다. 이 책은 로젠한의 연구 결과와 함께 정신의학 발달사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는데, 저자의 팩트 체크 과정에서 로젠한의 실험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아니다를까,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자 황우석'(p395)을 언급하며 학문적 사기의 사례들을 열거하고 있다. 흥분하면서 책을 집어들었다가 많은 것을 버리게 되었다. '진실과 양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 정신의학의 상황은 어떨까? 신경정신과 의사 친구한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도 이런 실험하면 어떻게 될까? 환청이나 환각 증상을 호소하면 아직도 정확히 감별하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1973년이면 CT나 MRI, 뇌파 측정 기계도 없었던 시기를 참고해주었으면 하는 조언도 같이 들려준다. 그래도 힘들 것 같다는 솔직한 푸념도 같이. 이 책에서도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소리다.


이 책은 각 장마다 몰입감 있고 깊이 있는 이야기와 연구가 돋보이며, 독자를 정신의학 발달사와 함께 로젠한 실험의 날조에 대한 조사를 밝힌다. 지금까지 간과되었던 사회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파문을 여러 차례 던지고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이 책은 꽤나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내용으로, 정신의학계의 내면을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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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고려 갈등사 1 - 통합과 수성의 시대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고려 갈등사 1
역사돋보기 이영 지음 / 북스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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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역사 돋보기'의 이영 작가가 고려의 500년 역사를 갈등의 관점에서 살펴본 <고려 갈등사 1, 2>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고려의 건국부터 멸망까지를 두 가지 시대로 나누어, 각 시대의 갈등 양상을 자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1권에서는 통합과 수성의 시대(918-1253)로 구분하여 고려 후기와 선을 그었다. 고려의 건국은 918년 왕건의 후삼국 통일로 이루어졌다. 이후 고려는 12세기까지 내부 갈등을 잠재우고 거란과 여진의 침입을 막아내며 안정기를 맞이한다. 이 시기의 갈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왕권과 귀족의 갈등이다. 고려는 왕권을 강화하려 했지만, 귀족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왕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령을 제정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하였다. 둘째는 지방 세력과 중앙 정부의 갈등이다. 고려는 지방 세력을 제어하기 위해 중앙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했지만, 지방 세력의 반발은 계속되었다. 특히 고려 중기에는 지방 세력이 중앙 정부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며 갈등이 더욱 고조되었다. 셋째는 민중과 지배층의 갈등이다. 고려는 농민층을 착취하는 지배층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커지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특히 고려 후기에는 농민 봉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갈등은 극에 달한다.


2권은 폭발과 이행의 시대(1253-1392)를 다루며, 이 시기에 고려는 몽골의 침략과 내부 갈등으로 격동을 겪었다. 아홉 차례의 몽골 침략은 고려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큰 혼란을 가져왔고, 이는 결국 고려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의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몽골과 고려 간의 갈등이다. 몽골은 고려를 침략한 후 자신의 속국으로 만들었는데, 이에 따라 고려의 독립성을 침해되었고,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둘째는 고려 내부의 갈등이다. 몽골의 침략은 고려 내부의 갈등을 더 심화시켰다. 몽골의 지배에 협조하는 세력과 저항하는 세력 간의 갈등이 심화하였고, 결과적으로 고려가 분열되는 계기가 되었다.


<고려 갈등사>는 고려의 역사를 갈등의 관점에서 조명함으로써, 고려의 500년을 보다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고려의 내부 갈등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고려의 몰락과 조선의 탄생을 근본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은 고려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히 최근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시작으로 그 전후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참고로, '고려거란전쟁'은 993년 1차 때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1010년부터 1011년 현종 시기에 2차 침입은 양규 장군의 사투로 버텼고, 1018년 3차 침입 때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으로 고려거란전쟁이 종결된다. 그때 10만 대군의 거란군은 단 1,000명만 본국으로 돌아갔다. TV 대하드라마는 2차와 3차 전쟁 시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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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논어에서 길을 찾다
한인수 지음 / 좋은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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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은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이다. 다양한 철학자, 종교가,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탐구해 왔다. 그중에서도 논어는 인생의 의미와 삶의 목적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제시하는 고전이다.


독서연구가 한인수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논어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안내하는 지혜의 서적이다. 논어를 학문적인 연구 입장을 벗어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현대적으로 집필한 책으로, 7장에 걸쳐 어짊(仁), 정의(義), 예의(禮), 지혜(智), 믿음(信), 성찰(省), 배움(學)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논어는 총 20장 499개 문장으로 되어 있지만 중복되는 것을 제외하고 꼭 필요한 덕목들을 중심으로 86개 소제목과 함께 수필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 책은 논어의 가르침을 현대에 적용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저자는 각 장에서 예시와 이야기를 통해 철학적인 개념을 살아 있는 경험으로 연결하여 삶의 지혜를 쉽게 전달한다. 논어의 가르침을 통해 길을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도서로, 삶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생각과 영감을 안겨줄 것이다.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책으로 추천해 본다.


이번에 톱픽으로 꼽은 구절은 "내 탓이오(自厚薄人, 자후박인)"(p31)이다. 근래 일어나는 일이나 사건들이 모두가 '내 탓이오'로 반성해야 할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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