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병원의 탈시설화에 방아쇠를 당긴 로젠한 프로젝트,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조현병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 갈뻔 했지만, 다행히(?) 선을 넘지 않고 살아 남은 이야기로 시작하여, '가짜 환자로 정신병원에서 살아남기'라는 로젠한 프로젝트를 살펴보는 내용이다. 1973년,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은 8명의 정상인을 고용하여 정신병원에 잠입시켰다. 로젠한은 이들에게 정신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을 흉내내도록 지시했다. 놀랍게도, 로젠한의 가짜 환자들은 모두 정신병자로 진단을 받았다.


로젠한은 스탠포드 심리학과 교수로서, 그 당시 사회심리학 실험이 왕성했던 분위기였다. 마시멜로 실험이나 모의 교도소 실험같은 유명한 연구들은 현재까지도 잘 알려져있다. 이 책은 로젠한의 연구 결과와 함께 정신의학 발달사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는데, 저자의 팩트 체크 과정에서 로젠한의 실험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아니다를까,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자 황우석'(p395)을 언급하며 학문적 사기의 사례들을 열거하고 있다. 흥분하면서 책을 집어들었다가 많은 것을 버리게 되었다. '진실과 양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 정신의학의 상황은 어떨까? 신경정신과 의사 친구한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도 이런 실험하면 어떻게 될까? 환청이나 환각 증상을 호소하면 아직도 정확히 감별하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1973년이면 CT나 MRI, 뇌파 측정 기계도 없었던 시기를 참고해주었으면 하는 조언도 같이 들려준다. 그래도 힘들 것 같다는 솔직한 푸념도 같이. 이 책에서도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소리다.


이 책은 각 장마다 몰입감 있고 깊이 있는 이야기와 연구가 돋보이며, 독자를 정신의학 발달사와 함께 로젠한 실험의 날조에 대한 조사를 밝힌다. 지금까지 간과되었던 사회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파문을 여러 차례 던지고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이 책은 꽤나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내용으로, 정신의학계의 내면을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가짜환자 #로젠한실험미스터리 #수재니캐헐런 #장호연 #북하우스 #로젠한 #정신의학 #신경정신과 #심리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