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한송이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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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달팽이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 저자 : 한송이

* 출판사 : 지식과 감성#

* 함께한 날 : 2019.7.15.~7.16.

**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느낌이다. 베스트셀러 유명 작가가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라며 자신의 인기와 권위에 기대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친한 옆집 언니가 ‘난 이럴 때 이랬어.’라며 위로하고 조언해주는 느낌의 책. 편안히 그녀의 삶을 함께하며 힘을 얻게 된다. 삶, 자유와 행복, 마음, 선택, 사람, 교육 등에 관한 생각을 모아놓은 책인데, 내 생각과 비교해보는 시간이 나름 의미 있었다. 생각이 통하는 부분도, 조금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책의 내용처럼 생각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이타적인 삶의 태도를 바탕으로 배려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저자의 가치관이 잘 드러나 나까지 따뜻해졌다. 나의 삶의 태도, 목적, 가치관은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보는 순간도 있었다. 교직에 있는 나에게는 저자의 교육관도 인상 깊었는데, 외국에 살면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교육 환경에 대한 관점이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나의 가치관이 중요한 만큼, 나라의 철학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교육현장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괜히 심각해져 본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책을 쓸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쓰고 모아 책으로 정리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선택과 행동하는 힘이 부럽기도 하다. 조금 더 깊이 있는 주제로 저자와 만나보기를 기대한다.

+ 중간중간 나오는 저자의 사진이 건강한 에너지를 전해준다. 청량한 경치를 배경으로 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여 글과 함께 편안함을 충분히 느꼈다.

+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오탈자가 몇 군데 있다. ㅠㅠ

2019. 7. 16.

*** 나에게 온 문장

- 산 정상에 오르든 못 오르든, 산 정상을 향하여 가든, 그렇지 않든, 무엇이 더 나에게 좋은지는 내가 가장 잘 안다. 산 정상에 오르는 일은 분명히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노력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일이기에 많은 이들의 목표가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선택도 아니다. 우리는 산 정상을 향해 가고 있는가? 아니면 산 정상에 오르는 길에 있는 나무와 꽃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는가?

- 파랑새를 찾아 평생을 돌고 돌았으나 결국 파랑새는 없었다는 이야기처럼, 내가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삶의 의미 역시 결국엔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나는 파랑새가 천국과 같은 어떤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 결국 이 세상에 천국이 없다면 그냥 현실 속에서 나의 삶의 의미를 찾아보자. 근데 삶에 원래 의미란 없는 것인가? 우린 미물이니까. 대자연 속에서. 영겁의 세월 속에서. 티끌보다 작은 존재니까. 그래도 난 포기할 수가 없다. 한 세기를 다 살고 나서도 인생은 무의미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지라도 난 의미를 찾는 일을 멈출 순 없다. 다만, 행복에 집착하는 행위가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는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의미에 대한 집착을 조금은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 인간의 실존 양식이 소유하는 양식을 넘어 존재하는 양식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했던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여행은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 존재가 아닌 존재 자체를 즐거워할 수 있는 존재로 전환시켜 주는 계기가 됨으로써, 우리가 인생의 참 자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 그러나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파랑새는 있다. 그건 바로 내 옆에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 내가 꾸는 꿈속에, 내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나의 일상에…. 그곳에 파랑새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삶의 의미 또한 있다.

- 행복이라는 것은 애써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늘 감사하고, 그냥 지금 여기에 우리의 행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만이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다. 행복은 조건이 아닌 선택!

- 나에게 맞는 그릇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자들은 세상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잘 감당해 낸다.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배움과 노력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모양의 그릇을 잘 찾아가는 이들은 만족스럽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자기 모습대로의 삶이 더 나아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야말로 멋지고 아름다운 삶이 된다. 이기적으로 나만을 위한 삶을 살면 안 되겠지만, 억지로 타인을 위한 삶을 살 필요도 없다. 내 모습대로 각자에게 어울리는 그릇대로 살되, 그것이 조금이나마 세상에 필요한 것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 오늘 하루 행복하기를 선택하자.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택하자. 나의 꿈을 이루기로 선택하자. 나 자신을 믿기로 선택하자. 의미 있는 삶을 살기로 선택하자.

- 내가 하는 말이 그렇게 완벽한 것인가? 무조건 들어야 할 만큼 결함이 없는 완벽한 철학인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절대 진리인가? 아이들이 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이, 내가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내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는가?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점점 없어질수록 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더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기로 했다. 건강, 사람을 대하는 진실한 마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지성, 살면서 느끼는 사소한 감정들을 이해하기.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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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타라 납치사건
데이비드 I. 커처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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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모르타라 납치사건

* 저자 : 데이비드 I. 커처

* 출판사 : 문학동네

* 함께한 날 : 2019.7.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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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장악했던 한 시대가 저물고 혁명과 자유와 계몽의 신세계가 도래할 때 이탈리아의 역사를 바꾼 ‘유대인 소년의 납치사건’이 일어났다. 1858년 6월 볼로냐. 유대인 상인 모몰로 모르타라의 집에 교황청 헌병대가 들이닥친다. 그들이 받은 명령은 여섯 살 난 아들 에드가르도를 연행하는 것. 아이는 가족이 모르는 사이 세례를 받아 기독교도가 되었고 교회법에 근거해 유대인 가정에서 자랄 수 없다는 이유다. 아이를 되찾으려는 아버지와 그를 조력하는 유대인 공동체의 사투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바티칸의 권위는 치명타를 입는다. 교황과 대립하던 자유주의자들은 이를 기회 삼아 통일 운동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이탈리아 역사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이렇게 엄청난 이야기를 왜 이제 알게 되었을까. 세계사 수업을 하며 또 이탈리아 역사를 공부하며 종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다뤘지만 ‘모르타라 납치사건’은 처음이었다. 한 가족의 이야기 같지만 근대 유럽 사회의 역사와 그 축을 같이 하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이다.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를 되찾으려는 가족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반면 이탈리아의 역사와 결합된 이야기의 전개는 감탄에 감탄을 더하게 만든다. 방대한 자료조사 덕분에 내가 그 시대,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사건들을 파악해 나갈 수 있다. 정말 매력적인 작품!!

 

종교와 세속의 대립은 우리 역사 안에서 늘 있었다. 문제는 그로 인한 희생. ‘종교’가 권위와 힘을 갖게 되면서 개인에게 희생과 복종, 계율을 강조하고 관용보다는 형식을 앞세운 모습으로 타락하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르게 되었다. (작품 안에도 형식을 내세우는 종교의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과연 종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또,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는 ‘소수의 특정 인물인가, 다수의 민중인가’를 생각해보며 역사의 원동력을 파악해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얼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시선으로 풀어낸 모르타라 납치사건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개인이 감내하고 있는 아픔들에 공감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2019.7.15.

 

*** 나에게 온 문장

-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수 세기를 지배해온 정권들이 빗자루에 쓸리듯 날아가기 직전이었다. 이탈리아반도에서는 교황권과 종래의 권력이 장악해온 구세계가 계몽주의와 프랑스혁명, 근대 산업과 과학, 상업의 추종자들이 낳은 이종異種의 후손을 불편한 심정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옛것과 새것을 지키려는 자존심 센 투사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상대를 경계했다. 양 진영은 각자의 깃발을 흔들면서 자기들만의 진리를 읊조렸고, 각자의 우상을 숭배하고 각자의 영웅을 찬양했고, 각자의 적에게 경멸을 퍼부었다. 혁명가들은 억압받는 현재와 사뭇 다른 유토피아적 미래를 꿈꿨다. 자유주의자들은 입헌 통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치 질서를 그렸다. 심지어 보수주의자들마저 구질서가 더 버틸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신들이 태어나고 있었고, 그들은 새로운 찬사의 대상이 되었다.

- 압제에서 벗어난 유대인들이 한껏 실리를 취한 것은 새로이 얻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통해서만이 아니었다. 평범한 시민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계몽주의 사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점점 거세진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한몫했다. 유럽의 유대인은 그들이 한 민족이라는 일체감을 오래전부터 품고 살아왔지만, 자신들을 지배하는 세속 군주들의 행보에 영향을 줄 만큼 힘을 결집시키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고 타 지역 동포를 돕기 위해 개입하는 건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유대민족의 결집력에 정치적 영향력이 더해진 것이다.

- 문맹인 하녀와 상점 주인, 그리고 볼로냐의 한 유대인 꼬마에 얽힌 이야기가 이탈리아와 가톨릭교회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 황당한 질문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오늘날 이탈리아 마을 광장들을 장식한 조각상이 된 리소르지멘토 영웅들보다 안나 모리시─성적으로 문란하고, 찢어지게 가난하며, 자기 이름도 쓸 줄 모르는─가 이탈리아 통일에 훨씬 많이 기여했다고.

- 역사가의 관점에서 모르타라 사건은 여러모로 새 시대를 여는 발전상과 연계되어 있어서, 이탈리아 역사상 하나의 중대한 전환기에 활동했던 중심 세력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교황청의 세속 지배권 집착 배경이 된 세계관이나, 교황청이 19세기 유럽에 퍼진 자유주의적, 세속적 이데올로기와 충돌한 과정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건은 없다. 뿐만 아니라 통일을 목표로 한 투쟁에 함께한 수많은 주요 인물이 모르타라 사건에 어떻게든 얽혀 있어서, 교황 피우스 9세와 국무원장 자코모 안토넬리, 카밀로 카보우르 백작,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 같은 결정적 인물의 당시 심리적 태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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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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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청소부 매뉴얼

* 저자 : 루시아 벌린

* 출판사 : 웅진 지식하우스

* 함께한 날 : 2019. 7. 11. ~7. 13.

 

 

 

** ‘글은 곧 삶’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소설들이다. ‘루시아 벌린’의 글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다채로운 글로 풀어 우리에게 전한다. 그 다채로움이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먹먹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다가와 삶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마주하게 한다.

서부의 탄광촌, 칠레에서 보낸 10대의 일부, 실패한 3번의 결혼, 알코올 중독, 버클리 · 뉴멕시코 · 멕시코시티에서의 생활, 싱글맘으로 네 아들을 부양하기 위한 경험.... 작가의 이력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교사, 전화 교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직업을 가졌던 작가의 삶은 짧은 소설들에 그대로 담긴다. 그래서 비현실적이라 생각되는 소외계층들의 이야기가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너무 과장된 거 아닌가?’로 시작한 이야기는 ‘그럴 수도 있겠다.’로 끝난다. 참 매력적인 소설들... 거기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묘사할 수 없는 디테일이 글의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특히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작품은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위트와 아픔과 삶의 무게가 더해진 글이자 누군가의 인생..^-^;;;;)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어서 생소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빠져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삶의 이면을 들춰보고,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게 되는 이야기. 그렇다고 연민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밝고 개성이 넘치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싶은 분들은 무조건 읽어봐야 할 책!!!!

 

 

2019. 7. 14.

 

*** 나에게 온 문장

- 다른 사람의 심정이 어떤지 안다는 사람은 다 바보다.

- 이 세상에서 당신이 붙들고 있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아마도 나 말고는.

- 버스가 늦는다. 차들이 휙휙 지나간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부자들은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절대로 보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차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본다 ……. 사실 그들은 그냥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보는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은 많이 기다린다. 사회보장연금 수령, 실직수당 신청, 빨래방, 공중전화, 응급실, 감옥, 기타 등등.

- 결혼이란 대체 뭘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제 알 수 없는 게 하나 더 늘었다. 죽음.

- 고작 세 계단 올라와서는 헉헉거리고 캑캑거리기까지 했다. 그는 키가 크고 굉장히 뚱뚱한 거구에다 나이가 상당히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밖에서 숨을 고르고 있을 때부터 냄새가 났다. 담배 냄새, 더러운 모직물 냄새, 알코올이 함유된 고약한 땀내. 충혈되었지만 웃음을 머금은 연한 푸른색 눈. 나는 한눈에 그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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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팀은 괜찮습니까 - 최고 성과를 창출하는 팀의 리더십 원칙
조영탁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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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당신의 팀은 괜찮습니까

* 저자 : 조영탁

* 출판사 : 행복한 북클럽

* 함께한 날 : 2019. 7. 5. ~ 7. 10.

**

오랜만에 경영/경제 분야의 책을 읽었다.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이라 나의 상황과 모든 내용이 다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도 리더, 교사들의 조직 · 조직문화가 있고, 또 담임으로서의 리더십 함양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리더십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 것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제시된 실제 기업의 사례들도 흥미롭다.)

 

책에는 최고 성과를 창출하는 팀의 리더십 원칙이 12 챕터에 걸쳐 제시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업뿐만 아니라 직장, 학교, 가정, 친구 등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이 되는 내용이다.

 

특히 관심이 갔던 부분은 ‘3년에 한 번씩은 모든 관행을 재검토하고,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모든 것은 전략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한번 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이나 재검토 없이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니까’ 의심 없이 이어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하고, 불필요한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효율적인 것에 에너지를 집중한다면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내가 속해 있는 조직, 팀은 괜찮은지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이 가득하다. 교장·교감 선생님, 각 부장 선생님들을 대입해보며 기업이 아닌 학교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기업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창출할 수도 없고, 또 그것을 추구하지도 않지만, 그렇기에 또 다른 형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우리 교육계와 학교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을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상도 바뀌고 있다. 나는 담임으로서 어떤 리더일지 성찰해보았다. 21세기, 4차 아니 앞으로 다가올 5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던 건 아닌지 부끄러워졌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책의 내용에 용기를 내게 된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공부, 인격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고 나를 부단히 가꾸어 내 자리에서 나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래서 학생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하는 책이다.

2019. 7. 10.

*** 나에게 온 문장

-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임무, 목적 또는 프로젝트를 수행해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다.

- 당신은 리더입니다. 만약 당신의 행동이 타인들로 하여금 더 크게 꿈꾸고, 더 많이 배우고, 좋은 일 더 많이 하고, 더 큰 인제가 되게끔 영감을 불어넣는다면. <존 퀸시 애덤스(미국 제2대 대통령)>

- 보이지 않는 미래를 뚜렷하게 보게 하고, 미래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해서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고, 그 비전이 달성된 미래를 상상하면서 즐겁게 일하게 하며, 조직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서 나가게 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 이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세상이 끊임없이 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 ... 더욱 큰 문제는 과거의 성공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자만심이 우리의 눈을 가린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과거의 성공 공식은 미래의 실패 공식이 되고, 과거에 우리를 살린 성공적인 처방은 미래에 우리를 죽이는 독약이 되기 십상입니다.

- 코칭은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개인이나 그룹이 가진 잠재 능력을 그들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주도적인 인재로 성장시키며 현재 지점에서 그들이 바라보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적인 행동을 통해 결과를 성취할 수 있게 인도해주는 기술이자 행위’이다.

- 피드포워드 : 사람들이 어떤 일에 착수하기 전에 성공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것.

- 리더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우리로부터 무언가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 신뢰는 리더의 인품에서 비롯됩니다. 리더가 고결한 인격, 정직성, 도덕성, 겸손, 솔선수범, 책임감을 보이면 구성원들은 신뢰로 답합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 특히 약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보이는 리더라면 더욱 믿고 따르게 됩니다.

- ‘하늘의 도는 자만하는 자를 멸하고 겸허한 자를 이롭게 하며, 땅의 도는 자만한 자를 어지럽히고 겸허한 자에게 순응한다. 귀신은 자만한 자를 해치고 겸허한 자에게 복을 내리며, 사람은 자만한 자를 싫어하고 겸허한 자를 좋아한다.’<주역>

- ‘태산은 흙과 돌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높음을 이루었고, 양쯔강이나 넓은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저토록 넉넉해진 것이다. <한비자>

- 진정한 성실이란 남이 보지 않을 때도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

-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여 궁핍하게 만들어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고 어지럽게 하나니, 그것은 타고난 작고 못난 성품을 인내로써 담금질하여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게끔 그 기국과 역량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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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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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 이별의 푸가

* 저자 : 김진영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함께한 날 : 2019.7.2~7.4

 

**

김진영 선생님에게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두 번째 책. 작년 겨울 <아침의 피아노>를 읽고 그 여운에 빠져 김진영 선생님과 그 책을 얼마나 ‘예찬’하고 다녔는지 모른다. 짧지만 힘 있는 문장들과 함께 울고 미소 지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했다. <아침의 피아노>와 함께 시작한 해의 한가운데에서 이번엔 이별 일기 <이별의 푸가>를 만났다. 선생님의 사유는 이별에 다다라서도 아름답구나. 선생님의 글을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을 수 있어 감사하다.

 

나는 ‘사랑’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고민하면서도 ‘이별’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고민하지 않았다. 아니 아파하느라, 힘들어하느라 도대체 ‘이별이 뭔지’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새로운 사랑을 하고 또 이별을 한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사랑과 이별이 별개가 아니었다.

 

이별의 이야기는 결국 사랑의 이야기였다. 내가 사랑을 대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어떤 부분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유치했던 추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고, 그 사람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눈물이 맺힐 때도 있었다. 그리고 사랑의 부재 즉, 이별에 관한 사유는 나를 한없이 슬프게 만들었다. 내가 이별의 과정에 놓여 있는 것처럼 몸도, 마음도 아려왔다. 사랑이 부재할 때 우리는 당황, 슬픔, 아픔, 분노, 초연 등 다양한 감정으로 버텨낸다. 하지만 버텨낸다고 끝이 나던가? 다른 감정으로 변모하여 우리 옆에서 계속, 함께 하지는 않았던가? 책 속의 문장처럼 사랑과는 이별을 해도 이별과는 이별할 수 없는 걸까? 나도 모르던 내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는 ‘사랑의 부재’의 순간에 우리는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또한 우리와 이별했지만, 그 부재의 공간을 아름다운 글로 채워 주셨다. <아침의 피아노>와 함께 한 글자도 빼지 않고 내 마음속에, 머릿속에 넣어두고 싶은 문장과 사유.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사랑과 이별의 순간에 위로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문장과 함께 고요하게 침잠하며 읽어야 하는 책.

지금, 여기에서 사랑하고 이별하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 책 표지 디자인, 폰트마저도 글의 감성을 완성시키는 요소이다. 어느 하나 놓치지 말고 충분히 만끽하자.

 

+ 함께 읽고 싶은 책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 푸가 : 하나의 주제(때로는 2개 혹은 3개의 주제. 이 경우에는 2중 푸가 혹은 3중 푸가라고 한다)가 각 성부 혹은 각 악기에 장기적이며 규율적인 모방 반복을 행하면서 특정된 조적(調的) 법칙을 지켜서 이루어지는 악곡이다.

 

 

** 나에게 온 문장

 

- 책에 담긴 모든 문장......

 (그래도 옮겨보자면..)

 - 우리도 그랬던 거야, 당신이 떠내려올 때 마침 나는 거기에 있었고, 내가 떠내려올 때 마침 거기에 당신이 있었던 거야. 당신은 나를 건지고 나는 당신을 건지고,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마침 그때 거기에’라는 오래된 우연의 신화로 시작된 거야,라고 나는 말한다.

 - “사랑의 기쁨은 그 사람의 발견만이 아니다. 그건 내 안에 들어 있던 나도 몰랐던 나들의 발견이다. 세상에, 내 안에 이런 비밀스러운 부드러움이 있었다니, 이런 다정함, 이런 친절함, 이런 예민함, 이런 애착과 기쁨이 있었다니 …… 그러나 사랑의 기쁨은 역시 그 사람의 발견이다. 그 사람이 없었다면, 나 혼자였다면, 나는 내 안의 놀라운 비밀들을 영원히 알지 못했을 테니까.” - 마르셀 프루스트, <기쁨의 나날들>

 - 나는 네가 내 얼굴에 문장들을 쓴다고 생각했었다. 내 얼굴은 이제 네가 시선으로 쓴 문장들로 가득한 텍스트다. 그 텍스트 위에 나는 또 무엇을 쓸까.

- 사랑이란 뭘까? 그건 자기도 모르게 내가 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고, 그 사람이 나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일이다. 서로가 서로의 몸속에서 하나의 장기가 되는 일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떠나도 내 몸의 장기가 된 사람은 여전히 배 속에 남는다. 그 사람은 사랑이 끝났어도 나의 타인이 아니다.

 

- ... 그러나 나를 다시 찾아도 나의 슬픔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석고상처럼, 화석처럼, 그 자리에 있다. 시간은 나의 슬픔을 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슬픔 곁을 지나쳐간다. 마치 파도들이 암초를 지나가도 암초는 남듯이. 그리하여 시간이 증명하는 건 시간이 아니다. 그건 슬픔이다.

 - 우리 만나요,라고 나는 그 사람과 약속한다. 그리고 그 시간 그 장소로 간다. 그러면 그 사람이 그때 거기에 있다. 이건 기적이다. 기적이란 뭔가? 그건 약속과 실현의 동시성이다. 기적 안에서 약속과 실현은 동어반복이다. 약속은 곧 실현이니까. …… 사랑의 황홀함은 약속의 황홀함이다. 약속하고 가면 그 시간 그 장소에 그 약속이 실현되어 있다. 그 사람의 눈이, 손이, 목소리가 기적처럼 정말 거기에 있다. 나는 그저 말로 약속을 했을뿐이건만……

 - 사랑과는 이별을 해도 이별과는 이별할 수 없는 걸까?

 - 산다는 건 시간 속을 지나간다는 것이다. 시간 속을 지나간다는 건, 매 순간 우리가 우리를 떠난다는 것, 우리 자신을 지나간다는 것이다. 매 순간 존재하는 단 한 번의 우리와 매 순간 이별하면서 매 순간 다음 순간의 우리로 달라진다는 것. 그것이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 그것은 매 순간 우리 자신과 이별한다는 것이다.

 - 당신의 부재 앞에서 당신을 생각한다는 것, 그건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멀리 있다는 것이다. 그건 어떤 상태일까. 나는 당신에게 매달려 있지만, 당신은 나에게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가장 뜨거우면서 가장 차가운 사람이다. 나의 머리는 온통 당신으로 가득해서 터질 것 같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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