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떠날 때 후회하는 24가지 - 회사는 언젠가 당신을 배신한다
조관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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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가 책을 구입할 때 되도록이면 피하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자기개발서인데, 처음 볼 때는 어느정도 동감하면서 보다가도, 전부 다 보고나면 세상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자기 자신때문에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더군요. 제가 삐딱해서 그런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못난 나에 대한 비판을 듣는 거 같아서 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정말로 세상 돌아가는 것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회사를 떠날 때 후회하는 24가지'에서 처음 기대했던 것은, '부자들의 음모'에서 나왔었던, 평범한 직장 노동자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서거나, '버킷리스트'에서 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이 책의 내용은, '나이 든 어르신의 덕담 + 자기개발서'였습니다. 전자는 젊은이들에게 별 다른 호응을 주지 못하고, 후자는 제 취향이 아닌 책이라는 거죠. 쩝

물론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내용들도 상당히 많구요. 개인적으로 두번째 챕터인 '지독하게 일해보기'의 경우, 읽다보니 상당히 찔리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왜,  이적+유재석의 '말하는대로'의 가사에도 나오지 않던가요.

'사실은 한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단순히 직장생활 뿐 아니라 학교 다니던 시절 등을 생각해 봐도, 정말 미친 듯 달려본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의 생명선 마냥 평평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제가 지금껏 살아온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었죠.

하지만, 같은 챕터에서 이런 종류의 책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까지 같이 나왔다는게 좀 아이러니 합니다. 이 챕터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아니, 그 정도로 일했으면 됐지, 뭘 얼마나 더 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깁니다.
~~ 그러나 착각해선 안 됩니다. 근로시간이 길다고 노동의 강도가 꼭 높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노동생산성을 비교해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OECD 회원국 30여 나라 중 23위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책이 기업 등이 아니라 개인에게 쓴 글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설렁설렁 일하는 직장인들이 문제가 있어서 그랬다는 투의 이야기는, 저로서는 좀 동의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모든 일을 끝마쳤음에도 직장상사가 퇴근을 안하기에 짱 박혀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정말 피 토할 정도로 일을 해도 야근 할 수 밖에 없는 기업 구조 등의 문제를 먼저 지적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저로서는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직장을 후회하지 않고 떠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뭔가 고리타분하고 모든 것을 포괄한다기 보다는 개인의 생활을 기초로 하여 적은 글이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만약 이 책을 통하여 뭔가를 얻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저로서는 그냥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같은 자기개발서를 보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네요. 사실 그쪽이 더 재미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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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에어 3
박민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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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권과 2권, 그리고 3권 초반부는 세계관과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초반 준비 작업 중이었다고 한다면, 3권  후반부는 본격적으로 큰 일을 낼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키고 지내던 멜로즈도 당당하게 전면으로 등장함으로서 마법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서 스토리에 큰 변화를 주네요. 이제 좋든 싫든 '다크 에어'는 급박한 스토리 진행 물결을 타게 될 듯 싶습니다.

이번 3권에서도 멜로즈가 정체를 숨키고 이것저것 캐나가는 식이었다면, 아무리 박민서님 특유의 개그를 넣는다고 하더라도 지루해 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차라리 이런 방식으로 치고 나온게 스토리 상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번 리뷰에서도 한 이야기지만, 지나치게 모든 캐릭터를 자세히 그림으로서 만화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는 점이 이번 3권에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빠른 스토리와 겹쳐지면서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보여주더군요. 캐릭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스토리까지 급박하다보니, 그리 복잡한 스토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 넘쳐 흐른다는 느낌이 확 들어요. 그냥 자코 캐릭터들은 적당히, 그리고 치고 빠지듯 정리하면 더 괜찮을 텐데 말이에요.(전작인 웨스턴 샷건의 경우에도 초반에는 한정된 캐릭터들만 집중되어 있었는데, 후반에 캐릭터가 많아지면서 어수선한 느낌이었죠. 이 단점이 그래도 다크에어에도 이어지네요.)

현재의 전개로 봤을 때, 4권은 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할 듯 합니다. 빠른 스토리도 좋지만, 어느 정도 캐릭터의 교통정리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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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 -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
조원선 지음 / 황금부엉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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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 사람들 중에서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부자인 사람은 부자인 사람대로 전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돈일 것이다. 하지만 돈을 좋아한다는사람들 중에서 돈 버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재미도 느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그런 일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블로그는 그 목적 자체는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돈이 아닌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일상사 등을 인터넷에 올림으로서 누군가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싶어하기에 블로그에 글을 적고, 사진을 올리는 일련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좋아서 하는 일이 돈까지 벌어다 준다면 재미도 느끼고 돈도 버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의 저자 역시 블로그를 통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블로거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사람들이 7자리 숫자, 즉 백만단위의 돈을 벌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하여 책을 적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돈 문제나 직장 문제 등으로 골머리 썩고 있는 사람들(그 중 나도 포함된다.)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단순히 7자리 숫자에서 벗어나 8, 심지어 9자리 숫자까지 버는 사람도 존재한다. 설혹 백만단위여도 앞단위가 1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위의 숫자로 올라가는 법 역시 적어놓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직장 생활 때려치고 블로그에만 매진해도 된다는 말이지 않은가? 실제로도 책에서는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블로거로 전향한 사람도 나오니, 세상살이에 찌든 직장인들에게 실로 단물과 같은 책이 아닐 수 없다.

2. 책의 구성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첫번째 부분은 왜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는가 하는 점으로, 블로그가 무엇인지,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의 비교를 통하여 블로그의 수익성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두번째 부분에서는 블로그 수익을 낸 네사람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하면 7자리 숫자의 돈을 벌 수 있는가 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세번째 부분은 그렇다면 블로그를 어떻게 꾸며야 돈을 벌 수 있는지 블로그 사용설명서와 그에 대한 팁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블로그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놓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소개, 방법, 활용의 세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좀 더 세세하게 파고들기 위하여 두개에서 세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3. 이 책을 다 읽고서 머리 속에 남은 것은, 과연 블로그를 통하여 돈을 벌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예를 들어 블로그로 수익을 낸 사람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뚱아저씨는 다이어트, 신용불량 아저씨는 뭔지 모를 기술자, 조대리(저자)는 금융 전문가였으며, 마지막으로 비전문가로 나온 올댓서울의 블로거 역시, 저자는 비전문가라고 소개하지만 아무리 봐도 저 정성이면 전문가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블로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곳에서도 대개의 경우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떤 글을 계속 쓰다보면 결국 전문가로 인정받아 의뢰 등이 들어오게 되고, 결국 이런 것들이 싸여 돈이 된다는 이야기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라 라는 진리이기는 하지만 좀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저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세상에 돈 버는 것이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않은가? 블로거들 역시 늘어나고, 그럼 경쟁이 생기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보다 어떤 형식으로든 우위를 차지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진리 중의 진리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 책을 구입할 때 뭔가 독특한 매력(돈 쉽게 버는 방법이라든지... 퍽!)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던 내 생각은, 한편의 직업소개 책자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4. 그렇다고는 해도, 이 책의 한 부분만큼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블로거들의 직업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못해도 이틀에 한번은 글을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하고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불편함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자신의 취미를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 자체는 상당한 매력이라는 점을 알 수가 있었다. 솔직히 돈도 돈이지만 자신의 생활에 만족을 느끼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 아닐까? (물론 돈이 안벌린다면 그것도 문제지만...)

뭐, 말은 이렇게 해도, 과연 정말로 돈을 벌 수는 있는 걸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세상에서, 어떤 전문가가 되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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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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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층 높이에 인구 50만을 수용할 수 있는 타워, 빈스토크. 지상 최대의 건출물임과 동시에 최초의 설립자들을 파산으로 몰고가기 까지 한 광기의 산물. 역사상 최초로 타워 도시국가라는 주권을 인정받은 건물.


1. 이것이 바로 소설 <타워>의 배경이 되는 건물이다. 674층이라는 어마어마한 높이에 50만명이 거주 가능할 정도로 넓기까지한 빈스토크. 높기만 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그 넓이도 상당하여 여러 나라에 중첩되어서 지어진 이 건물은,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삶, 그리고 그리 우리가 사는 사회와 그리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이 책은 이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옴니부스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제일 첫번째 이야기인 '동원박사 세사람-개를 포함한 경우' 에서는 빈스토크에서 권력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빈스토크에서의 전반적인 권력 구조가 평범한 사회와 큰 차이가 없음을 말함과 동시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현실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에피소드이다.

두번째 이야기 '자연예찬'에서는 첫번째 이야기의 권력장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운 형태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과거에는 정치권력 등에 쓴소리를 내뱉었지만 현재는 자연에 대한 글만을 쓰는 유명 소설가 k씨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권력의 힘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방향에 대해서, 그리고 자진삭제의 위험성에 대해서 비판한다. 

그 외에도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 '엘리베이터 기동연습', '광장의 아미타불', '샤리아에 부합하는' 등등, 각 에피소드 마다 현재 우리 시대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빈스토크 타워에 적절히 적용시킴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 '타워'라는 배경 자체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결과물이다. 아래층에서부터 제일 윗층의 관계는 현실의 하위계층, 혹은 빈민층에서부터 상류층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통하여 다른 층에 갈때도 이용 요금을 내야만 이용할 수 있고, 이런 엘리베이터가 얼마나 직항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권력의 관계가 보여주고 있다는 점, 일정 층은 아예 군인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재의 국토 개념이나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단순히 권력의 구조만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평주의자들과 수직주의자, 현실 속 노조와 기업인의 관계 등등을 보여줌으로서 부의 양분화 사태와 심해지고 있는 갈등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보니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현재 대한민국의 삶이 과연 어떠한지 알 수 있고, 바로 이런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3. 하지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내가 기대했던 이야기는 타워라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곳에서의 환상적인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보일 듯 말 듯 희미하게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만약 SF소설이 지나치게 현실만을 이야기 한다면 그건 순수소설에 연장선에 불과하고, 반대로 환상적인 이야기에만 집착할 경우에는 망상소설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타워>는 빈스토크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타워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야기에 집착하다 보니 공상적인 부분이 빈약한 것은 아니었을까? '타워'는 현실의 권력 구조를 비유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고, 그 안의 삶들 역시 현재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점, 그로 인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 등은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다.  


4. '타워'라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인간군상들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타워>라는 책이다. 비록 지나치게 현실의 이야기에 집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만, 상당히 재미있고, 또 나의 시야를 좀 더 넓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 등, 이 책을 위하여 바친 시간이 후회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비판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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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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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등장하는 <한국의 책쟁이들>다양한 장르의 책쟁이들이 등장하여 특정 장르를 가진 사람만이 진짜 책을 본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중에서 특히 인상깊게 본 인물을 꼽으라면 역시 맨 처음 소개되는 '만화 마니아 박지수'를 들고싶다. 예전 MBC간판 코너였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만화책을 본다고 비웃음을 샀던 적이 있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물론 코너의 특성 상 만화책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만화책이 가지고 있는 위상이 어느정도인지를 알려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그때 박지수씨가 인터뷰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나는 아마도 너무 진지한 그의 모습에 편집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비)웃음도 줄 수 없고 그렇다고 프로그램의 성격이랑 맞지도 않는 그의 만화책 사람에 어쩔 수 없이 편집했을 것이다.
책 속에 비친 그의 서가는 일반책들과 함께 만화책 역시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그 스스로도 만화책을 사랑하여 출판사업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정도라면 결코 다른 책쟁이들과 비교하여 부족하지 않는 책쟁이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부분은 이런 사람들도 현실의 풍랑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제일 인상깊었던 박지수씨는, 출판업이 망하고 백수로 지내다가 현재는 공무원 준비를 위하여 잠시 책에서 멀어지겠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어떤 이는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서 기존에 보던 책 대신 경제 서적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고 글쓴이에게 변명 어린 말을 하는 장면 역시 등장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재의 내 모습과도 너무나 가깝다고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책쟁이이면서도 현실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이라니...
또한 개인적으로 책의 구성에도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의 독서량이 줄어서일까? 아니면 글쓴이의 연배가 높아서일까? 이곳에 등장하는 책쟁이들의 평균 나이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나와 공감대가 맞는 분들은 약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있었다.  

아마 이 책에 등장하지 않았더라도 책쟁이들은 더 많을 것이다. 어쩌면 그 중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의 책쟁이도 존재하겠지. 이런 책쟁이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곳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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