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상회 노란상상 그림책 86
한라경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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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빛으로 저물어 가는 하늘과 나무가 울창한 숲에 불이 켜진 집이 보입니다. 이 곳이 오늘 상회인가봅니다. 오늘 상회 앞에서는 짐을 실은 트럭 한대가 있습니다. <작은 병에 담긴 '오늘'을 마시면, 하루가 시작됩니다>라고 적힌 책 뒷 표지를 보니 마음이 잠깐 흔들립니다. 한라경 작가는 이 책을 아침마다 자신을 오늘로 이끄는 작은 존재들을 생각하며 썼다고 합니다. 잠시 나에게는 오늘로 이끄는 작은 존재들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그림책은 우선 그림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수채화로 그린 듯한 그림에 흠뻑 빠져듭니다. 몇몇 장면들을 사진으로 남겨두었습니다.(요즘 예전에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늘 병을 실은 트럭이 들어오면 오늘 상회가 문을 엽니다. 어제는 있었지만 오늘은 없는 이름도 있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름도 있다고 합니다. 이 대목은 처음 읽었을 때는 별 생각이 업었는데 다 읽고 다시 보니 다르게 다가옵니다. 모두가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닙니다. 밤새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다들 무사히 아침을 맞이했을까요?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오늘을 맞이했겠지요? 그러나 누군가는 쓸쓸하게 홀로 오늘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각자의 삶을 묵묵히 살아갑니다. 햇살과 바람에 따라 바뀌는 계절도 느끼고 서로의 일상에서 혹은 각자의 일상에서 행복과 즐거움도 느낍니다.


바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보면 오늘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오늘은 누군가는 간절히 원했던 하루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항상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내일도 행복한 마음으로 눈 떠야겠습니다.


*제이포럼 서평에 선정되어 노란상상에서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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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거 내 공이야! - 개정판, 영한 이중언어
조 갬블 지음, 남빛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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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액자형식의 표지. 분홍색 네모에 들어가 있는 한 여자 아이.

파란색 운동복을 입고 파란 공을 차고 있네요. 행복한 모습이에요.

이 그림책은 한글과 영어. 이중언어로 쓰여져 있어요.

영어가 처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여러번 읽으니 영어도 함께 읽혀지네요.


주인공의 이름은 앨리스에요. 

공차기를 좋아하죠. 마당에서 공을 차다가 그만 공이 담장을 넘어가 버려요.

앨리스는 공을 찾으러 갑니다.

여기 저기 가보지만 자신의 파란 공은 찾을 수가 없네요.


그러다 한 남자 아이가 앨리스의 공이 있는 공을 알려주고 그 곳을 가요.

아주 큰 경기장에서 자신의 공을 발견하고는 앨리스는 힘차게 그라운드로 뛰어갑니다.


야, 그거 내공이야! 하면서 말이죠.


다양한 공들도 가득 채워진 마지막 쪽은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 같아요.


우린 모두 달라요. 각자의 개성과 성격과 환경에 맞게 살아가고 있죠,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끔 누가 정해놓은건지 모르는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길 원해요.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서로 혐오하고 욕을 하고 무시하죠.

그러면서 점점 나다움은 사라져요.


자신의 모습을 잘 찾아간 앨리스처럼 모두 저마다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어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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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야옹이와 바다 끝 괴물 큰곰자리 57
구도 노리코 지음,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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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었지만 마지막 작가의 말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아서 그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 한다. 구도 노리코는 어떤 어린이책이든 어린이가 모르는 말을 조금 넣어야 한다고 한다. 어휘를 늘리고 새로운 표현을 배우는 것은 그저 말을 배우는 것을 넘어 생각의 영역을 넓히고 이를 바탕으로 분명한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와. 그림책이나 동화를 읽으며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했다. 아이들이 모르는 말이 담겨진 책이야말로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상력을 길러주고 어휘를 익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작가의 글을 읽고 다시 이야기를 읽어보았다. 새롭게 다가왔다. 


무엇이든지 잡아먹으며 살아가던 고양이가 공주를 구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을 배려하면서 나중에는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 살아남게 되는 과정이 인과응보를 말해주면서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으니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당탕탕 야옹이들이 보따리에 보물을 가득 가지고 떠나는 마지막 장면을 보니 그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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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을 산 총각 -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 2023 올해 최고의 아동책, 커커스 리뷰 2023 올해의 그림책 비룡소 전래동화 37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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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24절기 중 열번째에 해당하는 하지가 지났습니다. 하지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죠. 낮의 길이가 긴 만큼 그림자도 길게 드리누운 날이였을 겁니다. 이번에 읽은 책 <그늘을 산 총각>에서는 보라색 그림자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네요. 보라색 그림자를 만들어 준 풍성한 초록 나무는 한번쯤 만나고 싶은 마음까지 생깁니다. 사람들은 검정색으로 최소한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그림책의 매력이 더해집니다.


그늘을 산 총각 옛이야기는 교과서에도 실린 유명한 옛이야기입니다. 일반 그림책이 아니라 책을 쫙 펼치면 굽이굽이 이어지며 재미난 풍경들이 보입니다. 이수지 작가님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이번 그림책은 누구나 알고 있는 옛이야기에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나무를 중심으로 그늘이 이어지는 구성이 참 독창적이였습니다. 초록과 보라의 보색대비가 그림책의 맛을 살립니다. 주인공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촘촘히 살펴보면 더욱 좋겠습니다.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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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그림책 Dear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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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는 두 신발이 서로 함께 있다. 줄로 연결된 듯 아닌 듯 해 보인다. 운동화와 빨간 구두.

이 신발들은 왜 표지를 장식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그림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 그림책은 <100세 인생 그림책>을 쓴 하이케 팔러와 발레리오 비달리의 신작이다. 지난번 주제는 나이, 이번엔 우정이다. <100세 인생 그림책>에서는 나이에 따라 인생의 순간 순간을 의미있게 담아 두었다면 이번 우정 그림책은 우정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정은 친구 사이에 나누는 정신적 유대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정은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볼만한 감정이지만 그 모습과 형태는 다르다. 그러나 이 그림책에서는 우정이라는 글자아래 모두 느낌이 통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멀어지면서 서운함과 짜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사랑, 행복, 우정 등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중 우정 속에는 행복, 사랑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며 우정을 느끼고 그 우정을 돈독히 하며 살아가는 세상.


처음에는 우정이라는 말과 그림책의 문장들이 마음에 잘 와닿지 않아 여러번 읽었다. 섬세하게 우정을 그리고 나타내고 있는 이 책은 그 안에서 느껴지는 세심한 감정까지 찾아가며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림책을 덮으며 나의 주변을 돌아보았다. 난 이제껏 살면서 어떤 우정이라는 감정을 느꼈고, 그런 감정을 느낀 사람은 누가 있었는가? 지금 나에겐 우정이라고 말할 누군가가 있는가? 이렇게 떠올려보니 주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귀하게 느껴졌다. 남들과는 다른 관계의 모습이라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살피며 살아야겠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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