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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평점 :
고등학생때 처음 접했지만, 제대로 이 소설을 읽고 느낌이 온것은 10년쯤 지난 후였다. 어느정도 세상경험을 쌓고, 아마도 주인공하고 비슷한 나이대의 또는 경험을 겪게 되는 시기를 일순 거친후에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 내 안에 자리잡게 된거 같다. 솔직히 말해 중고생이 당장 이 소설을 읽고 뭔가 진짜 재미를 찾기란 힘들거 같다. 오히려 상당부분은 지루해하지 않을까? 난 정말 지루했다. 이것은 단순힌 연애이야기가 아니니깐 말이다. 오히려 연애는 참으로 밋밋하고, 단순히 주인공의 독백같은 완전 재미없는 이십대 초반의 이야기가 구구절절히 쏟아져나온다는 표현이 맞다. 정상적인 연애담도 아니고....두 명의 여자가 등장하는데, 둘 다 평범한 여자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어쩌면 이런게 평범한 걸지도 모르지만..주인공 또한 자신은 평범하다고 끝없이 얘기하지만, 어떤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평범하다는거지, 성격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진짜 아웃사이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죽음...사실 이 소설은 사랑보다는 죽음을 더 말하고 있고, 외로움에 대해 더 말하고 있다. 사랑이란 어디에도 없다. 미도리는 와타나베를 사랑했을까? 나오코는? 와타나베는 나오코를 사랑했지만, 앞서 밝히듯 점점 잊혀져만 간다. 사랑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남아있는건 반복되는 죽음과 사랑할때도 늘 그 자리에 있던 외로움과 공허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