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위기, 선택, 변화)_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대변동(위기, 선택, 변화)_ 재레드 다이아몬드

‘일반적 대처법과 문제 해결법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위기’를 위와 같이 정의한다. 위기의 상황에서 개인은 새로운 대처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정체성과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내, 외부의 압력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려면 ‘선택적’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떨까. 국가의 위기 또한 개인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형태를 띠며 유사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까.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등 여러 저서를 통해 인류 문명의 추이를 분석했던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과거와 현실을 지나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여정을 출발한다.

우선 위기 치료사의 사례를 통해 ‘개인적 위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12가지 요인’을 도출해낸 뒤 비슷한 수준에서 이를 국가에 적용한다. 저자는 이 핵심 요인들을 사용해서 7개 국가를 분석한다. 외부에서의 위기(주로 군사적)로 변화를 강제당한 핀란드와 일본. 내부에서의 위기(정치적 타협의 결렬)가 혼란으로 이어진 칠레와 인도네시아. 누적된 비폭발적 위기로 인해 변화를 자처한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마지막으로 한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에 현재진행형의 위기를 선사하고 있는 일본(다시 등장)과 미국까지 두꺼운 분량에 걸맞게 다양한 국가들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다.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국가적 책임의 수용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국가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다른 국가의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지원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국가 정체성

국가의 위치에 대한 정직한 자기평가

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 위기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국가의 핵심 가치

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대부분 내용은 스토리텔링으로 진행되고 위 요인들은 각 장 마지막 부분에서 일종의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하나씩 확인할 수 있다.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아무튼, 저자가 예상한 대로 각 국가가 맞닥뜨리는 위기의 종류는 모두 상이했지만 그 위기에 대처하고 나아가는 과정은 대부분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진행된 논의를 바탕으로 일본과 미국의 현재진행 중인 위기(일본: 인구와 이민 문제, 주변국과의 갈등 등. 미국: 정치의 양극화, 사회적 자본의 붕괴 등)와 해결 과제를 다루고 장래에 세계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핵무기, 기후변화, 대체자원, 불평등’을 언급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맨 마지막에 언급된 4가지 과제는 분량 문제인지 다소 힘이 빠진 느낌이 들어 일본과 미국의 위기로 책을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기는 했다. 하지만 ‘역시’ 재레드 다이아몬드였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핀란드, 칠레, 인도네시아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역사를 짧게나마 배울 수 있음에 만족스러웠고(특히 핀란드) 이를 통해 작금의 여러 위기와 ‘선택적 변화’에 대해 돌아본 시간은 분명 가치가 있었다.

이 책이 저자의 마지막 저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긴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은 그의 글이다.